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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의 <Taking Woodstock>

칸영화제에서 가 첫공개되던 시간, 경쟁부문작 이안의 상영도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나에게 화제의 중심은 어차피 수작 영화가 될 가 아니라 무려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스크린으로 옮긴 이안의 신작 되겠다. 당시 근처 모텔집 아들로 페스티벌 관계자와 농장주를 엮어줬던 엘리엇 티버의 논픽션 [Taking Woodstock:A True Story of a Riot, A Concert, and A Life]를 각색했단다. 티버는 책을 소개하기 위해 토크쇼에 나갔고, 대기실에서 홍보하러 온 이안 감독을 만났다고. 그게 인연이 되어 이제 이안 감독은 서브컬처의 전설이자 로망 '우드스탁'까지 그 드라마틱 마이다스 손을 빌려주게 된 것이다. 이후 오랜만의 코미디. 시대의 다른 버전.(은 나의 올타임 훼이보릿) 이 영화..

극장 2009.05.18

Return of 80s' Sound

80년대에 10대 초반을 보냈던 나는 80년대의 한껏 과장된 문화가 마냥 촌스럽다고 생각했다. 그 허세와 겉치레에 질린 당시 예술가들은 절제되고(젠의 열풍은 당연한 결과) 자연스러운 멋을 추구하는 90년대를 열었다. 지금까지 나는 이 두 세대가 완벽하게 단절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역사란 교과서의 챕터처럼 딱딱 나눠지는 것이 아니었다. 영국에 갑자기 불어닥친 신스팝의 향연을 듣다보니, 20~30년 동안 발전을 거쳐 뼈대만 있었던 80년대 문화를 완성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성이 폭발했던 80년대와 90년대가 '원초적'인 매력을 갖고 있다면, 이후 2000년대, 나아가 2010년대는 그 '원초적'인 밑그림을 채워서 작품으로 만들어나가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유행은 돌고 도는 거야' 같은 단순한 반복..

어른으로서

우연히 를 보게 됐다. 청소년 범죄에 대한 것이었고, 어차피 흥미 위주로 보도할 거라고 생각했다. 10대 아이들이 10대 아이들을 폭행하고, 살인까지 하는 등 진정 '막장'의 행각이 이어졌다. 근데 이런, 생각보다 마음이 아프다. 인간의 형상을 했지만 이건 동물이나 다름이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잘못했습니다'라고 인정하지 않는 어른들의 모습이다. 요즘 정치판부터 나의 일상까지 '내 잘못이 아니다'라고 하는 말을 빈번하게 듣는다. 남의 잘못, 혹은 사회의 잘못, 시스템의 잘못이라고들 말한다. 어린 아이들의 부모는 자식들 감싸기에 바빠서 지들이 잘못 키웠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학교도 가관이었다. 자기네들 학교 학생이 절대 그런 일을 벌일 수 없다고 한다.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고 누구도 책임이 없다..

잡동사니 2009.05.14

아, 대한민국

관련 뉴스 한창 닥본사 중인 5시즌의 무대는 77년인가 그렇다. 달마 이니셔티브가 몽땅 떼죽음 당하기 전의 시간이다. 나는 비행기도 안 탔고 찰스 위드모어랑 관계도 없는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두둥 1980년대로 와 있다. 설마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서 뭔가를 건드린 게 아닐까? 현실이 논리적으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아 SF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다. 남의 나라에서는 음모론으로 소설 쓰는데 대한민국은 그게 리얼리티가 되는 상황. 이것 또한 평행 우주인 것일까. 한나라당의 이 엄청난 법률 개정안의 요지는, "서민들아, 입 닥치고 허리띠나 졸라 매삼" 정도? 언론 플레이 열라 해서(오늘 영진위는 유장관 대동하시고 별것도 아닌 일에 프라자 호텔로 기자들 불러 모았다. 영진..

생존기 2009.05.06

colorstrology

www.colorstrology.com 태어난 날로 알아보는 컬러 별점 같은 것? 사실 나는 이런 테스트를 아주 좋아한다. + 훌륭한 취향과 감각적인 태도. 매력적인 거 이런 거 다 좋은데, 왜 하필 색이 'stonewash'냐고. 요즘 경악을 금치 못하는 돌아온 80년대 패션 '돌청'의 세계에 나도 발 담가야 하는 거냐고. 80년대에도 전혀 좋아하지 않았던 아아아, 돌청바지. 아아 정말 트렌디한 인생. + 동네 맛집을 찾아내는 게 나의 재능이었으니, 역시 맛집 블로그를 운영해야할 운명.

생존기 2009.05.04

뮤직 페스티벌

+ 리스트의 맥락을 따지는 것은 포기. 마감 빨리 끝내고 '위저'를 보러가야겠는데 대체 지산 리조트는 어디인가. + 소문으로 돌았던 카이저 칩스와 피터 비요른 앤 욘은 이 시기에 다른 데 가신다. 소문이었을 뿐. + 펜타포트의 소문으로 돌았던 메탈리카도 이 시기에 다른 데 가신다. + 프란츠와 킬러스는 아직 후지 전후 투어 스케줄이 없긴 한데, 유럽과 미국 투어가 바짝 붙어있어 섭외가 불가능할 거 같기도 하다. + M83과 로익솝은 두 군데 어디서도 안 데려 오겠지? ㅠ_ㅠ (추가소식: 펜타에서 베이스먼트작스와 로익솝을 데려온다는 소문이, 오 마이 갓, 이러면 곤란해!) + 참고로 홀해 ROCK WERCTHER 라인업. 세상은 불공평한 것. 토달지 마세요.ㅠ_ㅠ 그래도 작년에 비해 라인업이 약해서 별로 ..

음악다방/live 2009.05.04

억울한 나날들

5월 1일 명동 from 몽구넷 4월 29일 서울역 롯데마트를 가려고 서울역 뒷편을 지나던 길. 버스정류장 앞에 줄줄이 서있는 경찰버스들을 보았다. 버스정류장을 막아 놓은 그들이 너무 뻔뻔해서 한 차의 앞문을 두드리고 운전기사에게 물었다. "여기 이렇게 차를 세우면 어떻게 합니까? 버스 타려는 시민들 저 위험한 차도로 나가 버스 막아서서 버스 타라는 건가요? 다치면 책임질 건가요?" 신문을 읽으며 쉬고 있던 기사는(경찰인지 뭔지) 급당황해서 "앞에서 시위가 있어 여기에 차를 세울 수밖에 없어요"라고 말했다. 당연하다는 듯 잘못을 '시위'에 돌리는 태도 짜증나는데 대꾸할 말이 마땅치 않아서 "그러면 앞에다 세우든가요!!!"라고 흥분했더니 '이건 뭥미'의 시선. "이거 누구한테 말해야 되는 거예요?!!" "..

생존기 2009.05.02

<박쥐> by 박찬욱

(스포일러 완전 많음) 상현은 나무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하얀 문을 열고 나온다. 한 낮의 눈부심으로 가득한 이 곳은 수도원의 병실이다. 생을 힘겹게 이어가는 남자가 자신이 행했던 '카스테라 선행'에 대해 신부에게 들려준다. 한 가지 선행이라도 신이 기억한다면 천국에 가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소망이다. 상현이 할 수 있는 일은 리코더로 라이브 음악을 들려주거나 허술한 마술을 통해 아픔의 순간을 '심리적으로' 잊게 만드는 것. 그러나 그는 의사가 아니다. 기도만으로 인간을 구할 수 있을런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그는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릴 수 있는 전염병 백신 개발에 자원한다. 자살과 순교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놓여 있는 행위이지만, 결과적으로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는 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

극장/by released 2009.05.02

단상들

1. 과 을 보고난 뒤 솔직한 감상은 '열심히 만들었다'는 것. 문학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들이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은 80년대(혹은 90년대초) 홍콩영화같은 촌스러움이 매력.(이 될 수 있다니 '복고'는 진정 트렌드로구나) 은 같은 편집을 써서 똑똑한 듯 보이지만 실상 그다지 똑똑한 스릴러는 아니다.(를 많이 보면 그 편집 이면의 추리에 얼마나 허점이 많은지 알 것임) 게다가 가 중반부에 억지 반전으로 한번씩 시리즈를 들었다 놓는 방식까지 따라하고 있어서, 이건 뭐, 진짜 미드 마니아인 건가. 어쨌든 둘 다 '역작' 그러나 촌스러워. 김용화와 최동훈이 역시 선배로구나. 2. 이 블로그가 어디 소속의 누구의 블로그인지 다 안다는 말을 일주일 사이 두 세번 들었다. 모..

생존기 2009.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