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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의 근황

+ 서울극장 시사회 전 시간이 남아 길 건너 종로 4가 쪽으로 걸어갔다. '예예예스' 신보가 나오는 날이어서 세일음향 가서 오랜만에 CD를 사볼까 했다. 엉성한 발명품을 파는 할아버지들의 가판을 지나 오른쪽을 보니, 어라, 세일음향이 보이지 않았다. 재작년 DVD 사러온 게 마지막. 아직까지 남아있는 게 이상한 건가. 남친따라 1996년에 처음 가봤던 세일음향은 메탈 마니아들의 성지같은 곳이었다. 남친이 블랙과 데스 메탈 출시작 정보를 주인과 주고 받는 동안, 나는 옆에서 새로 나온 모던록 앨범을 구경했다. 이후 모던록의 성지가 되는 '메트로 미도파 지하'(메트로 스테이션?)가 문 열기 전이었던가. 세일음향은 학교 가는 길이나 돌아오는 길에 종종 들르곤 했다. 세일음향은 사라졌지만 오랜만에 종로4가를 배..

생존기 2009.04.15

방통심위의 답변

귀하께서 제기하신 민원사항에 대한 처리결과를 다음과 같이 알려드리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다 음 - ○ 명예훼손 정보는 신고자(피해당사자)의 신청이 있을 경우에 심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공공기사에 대한 심의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심의영역입니다. 우리 위원회는 타기관의 심의영역이 아닌 개인홈페이지, 블로그, 카폐, 클럽 등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된 정보에 대하여 심의를 하고 있습니다. ○ 심의번호 904716 정보는 해당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식약청의 공식적인 발표(2009. 2. 26)가 있었는데, 멜라민을 함유하고 있어 유해하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신고자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로 보여 지므로 다수의 의견에 따라 ‘시정요구 (해당정보의 삭제)..

생존기 2009.04.13

오마이갓, 펜타포트

2009년 여름 록페스티발 대란 펜타포트를 같이 진행했던 아이예스컴과 옐로우나인이 갈라서버림. 펜타는 아이예스컴이 계속 맡고, 옐로우나인은 이천 쪽에서 비슷한 시기에 페스티벌을 열겠다고 한다. 관계자는 다음주에 공식 발표가 있을 거라 말했다. 그래서 위저와 킬러스는 어디로 온다는 겁니까? 후지록에 기대어 있는 아슬아슬하게 빈약한 라인업 한군데로 몰아줘도 모자른데 두 개로 쪼개지면 어쩌겠다는 것인지. 들리는 소문엔 ETP가 썸머소닉과 뭔가를 해보려고 한다는데. 플레이밍 립스 오면 무조건 갑니다.

생존기 2009.04.08

Really I Forgot

4월의 첫날. 새벽에 메신저로 만우절 농담을 날리고 난 뒤 '추모일 다가오네'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더이상 4월에 마음이 안 설레는 걸 보니 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하루 이것저것 여러가지에 몰두하느라 바빠서인지 결국 잊고 말았다. 책상 위에서 힐끔 보이던 dvd가 그래서 계속 거슬렸던 건가. 커트 코베인이 죽은지 15년. 나는 더 이상 펑크에 기대어 감정을 폭발하는 청춘이 아니다. 이제는 극단적인 절망도, 극단적인 희망도 의미가 없다는 걸 알고 있다. '휘어지느니 죽어버리겠다'라는 태도로 꼿꼿이 견뎌왔던 허리는 10년차 마감노동을 경험하며 삐긋삐긋. 얼마전에 펄잼의 이 재발매됐다.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과 당시 프로듀서의 버전에 몇 곡이 추가된 CD로 구성되어 있었다. 'Even ..

물으나 마나 궁금증

- 노무현은 노무현이라 부르고 방사장은 '해당언론사 모대표'라고 부르는 언론은 대체? (모두 알겠지만 국회의원이 장자연 리스트 관련해 실명과 조직을 밝히고 난 뒤, 해당언론사는 여러 언론사에 '조선을 조선이라 부르지 못하는' 보도자료를 뿌렸다) - 두 개의 리스트가 있는데 한 리스트만 열렬히 조사하는 것은 검찰인력이 멀티수사질이 안 되서? - 나름 깨끗하다고 했던 이전 대통령도 털면 먼지가 나오는데 현 대통령은 털지 않아도 벌써부터 황사바람이? - 이건 좀 다른 이야긴데, 권리침해 관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문의했으나 답이 없다. 심의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은 통보 받은지 15일간 할 수 있는데, 위원회 사이트를 다 뒤져봐도 이의신청란이 없어 결국 '위원회에 바란다'에 글을 남겼다. 문서번호: 185 심의번..

생존기 2009.04.07

Something in New York - 081113 뉴욕인지 뭔지

나리타에서 디트로이트까지 비행기는 완전 후진 747 비행기. 앞에 아저씨는 좌석 내리고 뒤에서는 애기 우는 즐거운 상황. 비행기 타온 이래 이렇게 좁은 공간 처음이나, 그나마 맨 뒷 좌석이라 눈치 안 보고 의자 각도 조절 가능. 의 도시, 모타운의 고장 '디트로이트'의 공항에 도착. 미국은 첫 입국지에서 입국수속을 한다. 그리하여 드디어 미국에 첫 발을 딛는 두근두근의 순간. 내 영혼의 팔할을 만들어주신 미국 문화의 근원지에 도착했습니다. 조낸 '애증'의 나라여....라는 감상에 잠길 틈도 없이 입국심사관의 질문. "뭐 하러 왔삼?" 입국 카드에 '호텔' 이름을 명기하지 않은 관계로, 또 갑자기 '영주권'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 관계로 즉석에서 스토리를 만들어서 대답하기 시작. "관광하러 왔습니다만." "..

Something in New York - beginning

+ 드디어 뉴욕 여행기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재수없는 대한항공 광고(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자랑질) 마인드는 아니고, 빈민으로 뉴욕에서 버티는 법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네요. 한동안 통장이 '음수(-)' 영역이여서 미국 비자 신청을 포기하고 있었다. 자금압박의 현실을 숨긴 채 미국 비자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부시가 집권하는 동안 미국땅 밟고 싶지 않다'는 정치적인(!) 반미 핑계로 연명해왔다. 때는 바야흐로 2008년 여름. 남친이 미국 영구귀국을 하면서 나도 함께 미국 방문을 잠깐 해야하는 급작스러운 상황이 생겨버렸고, 때마침 오바마도 대통령으로 당선(ㅋㅋ), 통장의 잔액은 '제로'지만 음수는 아니렸다! 그러나 리만 브러더스 덕분에 환율 올라 비자 수수료는 예전에 비해 배로 뛰었으니...온갖 서류 열심..

명예훼손 신고를 당했다

저번에 쓴 '고담한국' 포스팅을 두고 다음이 다음과 같은 메일을 보내왔다. 너무 내용이 풋풋해서 녹색으로 꾸며봤다. 녹색한국으로 가상의 현실까지 환경미(狂)화에 힘쓰는 정부의 정책인 거 같기도 하고. 안녕하세요, Daum 권리침해신고센터 입니다. 고객님께서 작성하신 게시물에 대해 권리침해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접수된 내용은 Daum서비스약관 제12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 2 규정에 의하여 블라인드 조치 됩니다. 해당 게시물은 서비스 이용 약관 및 현행법을 위배하였기에 아래와 같은 사유로 경고 조치 하며,지속적으로 누적되면 ID가 사용중지 되어 Daum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됩니다. 게시자께서는 아래 내용을 확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주소 : http://sixt..

생존기 2009.03.19

UT

UT는 유니클로가 지네들이 만든 티셔츠를 일컫는 명칭. 가끔 유니클로에 들러 만화 그려있는 오타쿠스러운 티셔츠를 몇 장 사긴 했는데, 그외에는 나와 유니클로와 별로 친분이 없다. 너무 베이직한 아이템에 그다지 좋아하는 색감도 아니라서. 라고 무시하고 있었는데 봄/여름 티셔츠를 보는 순간 마음을 바꿔 친해지기로. 기자거나 글쟁이거나 아무튼 마감 좀 해본 사람이라면 혹할 수밖에 없는 문구의 이 티셔츠를 보는 즉시 사버리고 말았다.(그리고 지금 난 마감 중) 평범한 티셔츠 디자인 아니라서 다행. 블랙 포비아인지라 문구가 블랙인 게 살짝 마음에 걸린다만. 흰색의 남성용도 있다. 마감 없는 금요일날 당당하게 입고 나서겠다! 이 티셔츠는 해외 매거진 콜라보 컬렉션. 이외에 지난 해부터 선보였던 바스키아 시리즈가 디..

생존기 2009.03.17

레슬러 by 대런 아로노프스키

80년대 레슬링 스타는 녹록치 않은 몸을 이끌고 오늘도 무대에 선다. 관중도 적은 무대에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지만 노가다 백날 뛰던 사람이 안 뛰면 더 병나듯, 레슬러는 그렇게 습관적으로 링으로 향한다. 올라간 링 위에서는 프로페셔널 마인드를 잃으면 안된다. 백전노장은 적절한 타이밍에 손수 상처를 내서 피범벅이 되고, 적절한 타이밍에 반전의 재미를 선사한다. 링 밖에 그들을 향해 환호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그는 외롭지 않다. 그러나 램 짐의 쫄쫄이를 벗고 체육관 밖을 벗어나면 그는 '루저' 로빈 램코스키일 뿐이다. 레슬링의 '레'자도 모르는 아이들과 한판 놀아주거나, 자신이 주인공인 80년대 닌텐도 게임이나 부스럭거리고 있다. 돈도 없고 약으로 버텨야 하는 삶. 유일한 가족인 딸에..

극장/by released 2009.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