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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 몇 년간 따로 놀았던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청년들이 모처럼 멕시코에서 만나 새앨범 애기를 나누었다. 돌아와 같이 음악 만들면서 '완전 소중' 관계임을 깨달아 새앨범 제목이 으로 낙점. 그 중 첫번째 싱글인 'boat behind' 또한 베프로서의 자기네 관계를 은유하는 곡이긴 한데, 어쨌거나 너무 아름다워서 요새 계속 듣고 있다. '노르웨이산 사이먼 앤 가펑클'같은 느낌이 더 진해졌는데, 인터뷰를 보니 언제나 '팝의 원형'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사이먼 앤 가펑클처럼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겠다는 인도적 포부는 없고, 딱 요즘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개인주의적 시선이 가사에 담겨있다는 생각. 문득 '록'과 '팝' 스피릿 내지 애티튜드 차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팝 스피릿에 관해서는..

생존기 2009.10.20

부산에서 보고 싶었던 영화들

+ 부산영화제 시간표를 보고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는 말을 했지만, 결국 출발 전날에 다시 둘러보고 보고 싶은 영화들을 체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금토일 3일간 빼곡하게 업무와 술자리가 있어서 어차피 영화 보는 건 불가능했다. 영화기자가 정작 영화제 가서 영화를 볼 수 없는 상황이 아이러니해서 슬퍼요. 사실 영화제 취재 맡으면 극장 구경 제대로 못 하고 dvd 룸에서 살아야한다는 슬픈 현실.(그래도 조시를 만났다고 각종 부러운 눈총을 받고 돌아옮) + 가장 보고 싶었던 영화는 알랭 기로디의 신작 . 예전에 전주에서 특별전을 보고 반한 감독인데 간만에 신작을 만들었다. 퀴어영화계의 홍상수 같기도 하고 남기웅 같기도 한데(아 너무 간극이 큰 비유) 아무튼 '퀴어'를 떠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무심한 듯 도..

극장/by released 2009.10.13

메모

('다음'에 아직도 원래 제목으로 남아있는데 '1년 전에 어떤 메모'는 삭제했음) 블로그를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사람들을 잠시나마 즐겁게 해주는 것이다. '즐겁게'라는 말을 '상쾌하게' 혹은 '시원하게'라고 바꿔도 좋다. 빈한한 삶이지만 늘 낭만과 유머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스스로의 좌표가 흔들리다보니, 견고한 동아줄인줄 알고 매달렸던 분들이 이 곳도 신통치 않은 것 같아 손을 놓아버린 것 같다. 모두를 즐겁게 만들려면 내가 즐거울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 나는 계속 비현실 속에서 낄낄대야 하는 것일까? 같이 길을 걷던 친구들은 가끔 곁길로 사라져버린다. 어딘가에서 기다리기도 하고 다시 만나기도 하는 바람에 아직도 사람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우리 모두는 어디서 만나게 될까? 나는 ..

생존기 2009.10.03

즐 추석

+ 남들은 전 부치러 가야한다는데 나는 상경하시는 시어머니 잠깐 인사만 드릴 예정. 이건 뭐 결혼을 한 건지 뭔지. + 영화제에 이사에 여러가지로 바쁠 10월을 앞두고 짜증 게이지 폭주하는 가운데 잠깐의 웃음을 준 사진들. 혼자 보기 아까워 이거 나눠 보려고 블로깅 스타트. 저작권 문제될지도 모르겠네. 암튼 비틀즈 음반 출시 기념인지 이번호 일본 에 츠마부키 사토시, 영태(에이타), 오구리 슌 외 이름모를 1인이 런던에 가서 비틀즈 코스프레를 했다. 아, 웃다 쓰러져. 영태 어쩔. 마지막 사진엔 무려 츠마부키 뒷모습만. +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내가 영화제 시간표만 나오면 스케줄 버닝하는 영화제광. 그런데 올해는 부산영화제 홈피에 들어가도 심신이 무반응. 금토일 알알이 취재 스케줄이 있어서 영화 보는 ..

생활의 발견 2009.09.30

멜랑꼴리 새벽

2000년이었다. 나와 친구는 회사원이 됐고 음악이 고프면 신촌에서 만났다. 우연히 발견한 바에서 주인장과 친구가 됐고, 아티스틱한 아지트가 로망이었던 우리들은 그 곳에서 몇년을 보냈다. 냅스터를 비롯해 P2P 프로그램이 마치 게릴라 바이러스처럼 퍼지던 시절에, 우리는 그동안 안 좋은 음질로 들어야했던 90년대 및 20세기 명곡들을 mp3 플레이로 밤새도록 감상했다. 언젠가 친구는 급부상하고 있는 무보컬 일렉트로닉 음악을 들으며 말했다. "일렉트로닉은 정말 적응이 안돼." 홍대의 록카페들이 테크노바로 변해가던 와중에 호기심에 MI를 갔다가 아이들이 디제잉을 바라보며 '불신지옥'하는 듯 춤추는 분위기가 낯설어 도망쳤던 기억이 있다. 우리를 구원했던 건 명월관의 어떤 DJ. 회사에서 막 퇴근한 아저씨가 양복..

stress gathering

한국에서 음악 페스티벌은 '최고의 일탈장소'로 이미지 메이킹이 된 건가? 타인 무시해도 되고, 자기 봐달라고 G마켓 신상 코스프레하고 오고, 쓰레기 아무데나 버려도 되고, 고성방가 상관없고, 은근슬쩍 성희롱도 너그럽게 넘어갈 것 같고. 쌀쌀해지는 저녁 웬만한 물 좋은 나이트보다 물 좋을 것 같아 '한강 나이트'라고 생각하고 온 건가? 무리지어 오면 개인의 영역은 마음껏 넘나들어도 되니? 너네는 '사회적 거리'도 모르니? 뭐, 그 정도로 똑똑했으면 이 창의적인 페스티벌에 나타난 표절 회사 아이돌 스타를 보고 그렇게 열광하지도 않았겠지.(그분의 오늘 히트 멘트는 "제가 좋아하는 외국곡 부르겠습니다. 디스 러브." 하면서 번안한 자기 노래 부른 것. 내 알기론 처음에는 작곡가명에 마룬5 안 썼다죠? 난 정말 ..

음악다방/live 2009.09.20

prodigy was god

me "90년대부터 지금까지 변한 건 무엇이고 변하지 않은 건 무엇인가요?" them " Nothing." 10년 넘게 기다렸던 프로디지의 공연을 드디어 경험. 첫곡 'Breathe'로 시작해 마지막곡 'Smack my bitch up'으로 끝나기까지 심령부흥회처럼 무의식적으로 '믿습니다' 작렬하며 달렸다. Smack my bitch up 때 맥심 제안 따라 살짝 앉았다가 다함께 점프하며 튀어오르는 거 멋졌고. 앵콜 때는 다리가 너무 무거워서 헥헥. 잠깐의 인터뷰는 둘째치고(헤헤 그래도 재미있었다능) 1997년 노래를 라이브로 들을 생각에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아아, 백문이 불여일견. 올해 모든 공연 제치고 프로디지 압승. 너무 행복해서 입이 그냥 헤벌쭉 상태인 게 스스로도 느껴졌다. 두 번의 공연을..

음악다방/live 2009.09.19

어떤 해프닝

한 아이돌이 4년전 마이스페이스에 썼다는 한국 관련 투정이 인터넷 도마 위에 올라 한 사람의 인생을 뒤바꾸는 결과를 낳았다. 일종의 '호들갑'이라며 해프닝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이 사건은 마치 은유 풍부한 영화처럼 까도 또 까도 곱씹을 게 남는 상태가 되고 있다. 내 보기엔 말이다. 인터넷 프라이버시에 대한 배려가 없는 인신공격, 인터넷 뒤져 기사 쓰는 언론의 매너리즘, MB 정부들어 피해의식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젊은이들이 합세해 만들어낸 아름다운(ㅋ) 해프닝으로 보인다. 'I hate Koreans'를 당사자가 얼만큼의 경중을 갖고 썼건, 그걸 한국어로 옮기는 과정(한국인을 증오해!)이 지금의 대중심리를 읽을 수 있는 알레고리가 되어 버렸다. 게다가 어느 정도의 부조리도 포함되어 있어 학자들의 떡밥..

잡동사니 2009.09.16

bye bye mr. DJ

민주주의의 적은 공산 좌익독재뿐 아니라 우익독재도 똑같다.(1969년 7월 19일 '3선 개헌 반대 시국 대강연회) 민주주의는 목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단과 방법에 있다.(1990년 2월 27일 국회 평화민주당 대표 연설) 훌륭한 대통령을 했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혼신의 노력을 다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것을 확신한다.(2001년 10월 29일 민주평통 해외자문위원 초청 다과회) 우리가 균등하게 평화롭게 정의롭게 사는 나라를 만들려면 행동하는 양심이 돼야 한다. (행동) 안 하고 방관하는 것도 악의 편이다. 독재자에게 고개를 숙이고 아부하고, 이런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2009년 6월 6.15 남북정상회담 9주년 기념식) + 진짜 정치를 했던 사람이 서거했다. DJ같은 정치가가 다섯 명..

생존기 2009.08.19

after birthday

통계적으로 보면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더 많다고들 하는데, 내 삶은 산봉우리를 오르기 위한 여정이 아니기 때문에 내리막길도 없을 예정이야. 그냥 소심한 우주정복 같은 거랄까. 스스로를 팽창하는 행위랄까. 뭐, 한뼘의 우주라도. 삼십대 중반이 되서야 수업시간에 집중 안되서 시선을 허공에 박고 있었던 애들의 심정이 이해되네. 요즘은 업무시간에 시가 쓰고 싶네. 철들지 않아도 밸런스 밸런스 바운스 바운스. 한 살 더 먹었다.

생존기 2009.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