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 좋은 어른들은 유행 최전선에서 소비되는 상품과 태도를 빠르게 흡수해 나라 안에 풀어놓는다. 반짝반짝 윤기 나게 닦인 공간과 사람들. 쿨하고 힙한 실존들. 선진국 만큼이나 세련된 허위의 자부심. 그 빛 좋은 개살구같은, 뉴욕풍, 도쿄풍, 런던풍, 파리풍, 베를린풍, 북유럽풍 가상 현실이 현실을 대체하며 마음의 위안을 주는 현재.20대 성장을 거쳐 30대로 살아가는 동안 내가 한 일은 이 빛 좋은 자위 세계 창조에 동참한 것이다. 적어도 어떤 이들은 생각만큼 구린 세상에 살고 있지 않다는 환상을 만들어 내기 위해. 현실은 메타 현실 속에 꼭꼭 숨어버린 지 오래다.구린 현실 따위야 누군가는 열심히 뜯어 고치고 있을 터라 생각했지만 그것이야말로 거대한 착각이었다.세상에 던져진 내가 했어야만 하는 일은 비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