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서울에 있으면 크리스마스고 뭐고 여느 휴일과 똑같이 술먹으며 쉬는 날이었을 듯해요. 근데 뉴욕은 온동네가 크리스마스에 미쳐 있어서 대단한 히키코모리가 아닌 이상 그 기분을 안 느낄 수가 없어요. 철없는 데이트 시절, 크리스마스 이브에 명동 나가서 밟혀 죽을 뻔하다 카페로 피신해 8천원 바가지 커피를 마신 뒤 크리스마스를 증오했던 적이 있었더랬죠. 그와 비슷하게 이번에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5번가 구경을 나갔다가 사람들에게 치이고 들어왔어요. 그래도 땅이 넓어서인지, 그때 명동만큼의 살인적인 커플인구밀도는 아니었다는. 조국이 연말을 맞이해 흉흉하게 유종의 '추'를 거두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잘 살아남아 봅시다. 우익좀비가 되지 않은 생존자들 만만세! 그리고 사진감상.(스압스압) 샌디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