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new york 2008

something in new york 081114

marsgirrrl 2009. 12. 20. 02:14

봄에 쓰겠다고 시작해서 연말에 <무한도전> 재방송 보다가 문득 생각난 작년 뉴욕 방문기. 이건 뭐 연재도 아니고.

뉴욕에 도착한 다음날, 첫 방문지는 한국타운. 영어로 korea way.촌스러운 간판 타이포들의 압박으로 마치 80년대 세트에 놀러온 분위기. 한국말로 핸폰 상담. 영어는 언제쯤?

당선되자마자 거리의 스타가 된 오바마 대통령. 각종 기념품을 파는 노점이 즐비. dvd계에서는 간디, 체게바라와 동급이 됨.

성지순례 첫번째. 사랑해요, 프로젝트 런웨이. 저기 가면 팀건 아저씨 만날 수 있나요?



타임스퀘어에서 만난 CSI 뉴욕의 맥 반장님. 너무 반가워서 소리질렀어요.





타임스퀘어에서 돈 받고 사진찍어주는 카우보이 아저씨. 든든한(!) 흰팬티가 인상적.



디스 이즈 타임스퀘어. 광고물들이 빙 둘러싸고 있는 형태.



뉴욕 사진 중 예뻐하는 빨간 사진. 타임스퀘어의 테이블과 미화원들.



그날의 가장 큰 뉴스는 록펠러 센터 앞 크리스마스 트리 설치. 매년 하는 이 행사가 가장 큰 뉴스라니, 정말 소박한 마인드인 거 같기도 하고.






장난감 백화점 F.A.O. Schwarz는 장난감 오타쿠의 천국. 스타워즈 실물 크기 레고부터 보드 게임까지 다양. 가장 놀랐던 장난감은 각국의 아기 인형들. 아이들은 언캐니 밸리가 없는 것인가. 뭐야, 이 정확한 고증은, 무서워. 점원들이 간호복을 입고 인형을 판다.-_-



사랑스러운 계산대. 사실은 점원 청년이 귀여워서 찍었음.



사케를 먹기 위해 이스트빌리지를 뒤져 찾아낸 술집 사츠코. 그러나 너무 홍대 분위기.



이 곳의 자랑은 사케 밤 sake bomb. 알고 보니 맥주에 사케 한 잔 섞은 폭탄주.






사케밤을 즐기는 옆테이블. 굉장히 요란해서 뉴욕커들은 시크하지 않고 시끄럽다는 첫인상을 심어줌.



시크하게 베이글과 커피로 아침도 먹고 타임 스퀘어까지 돌았는데 여전히 뉴욕인지 어딘지 실감나지 않았다. 그러나 <30 rock>의 배경인 록펠러 센터와 NBC 캐릭터샵에 가서 <오피스> 메모지를 보고서야 '아싸, 미국이구나'라며 감격했다능. 나는 진정 미국 문화의 노예였구나.-_-  이후에 말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뉴욕에서의 나의 성지는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의 족적이 아니라 <해롤드와 쿠마>의 화이트 캐슬 햄버거집 같은 마이너 오타쿠 스팟이었던 것이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사케 주점 SATSKO[202 E. Seventh St. New York, NY 10009 Phone (212) 614-0933] 미국 대학생들 모여서 노는 이스트 빌리지에선 일본 문화가 엄청난 인기. 이자카야 네 곳을 들렀으나 모두 자리가 없어 이스트 빌리지를 점령할 기세로 돌고 돌았다. 구석에서 저 사케집을 발견했지만 저곳도 만땅이라 30분을 기다렸다. '사케 밤'이 도대체 뭔가 했더니 500 맥주잔 위에 젓가락 올려놓고 거기에 사케 한잔 올려 놓고 테이블을 마구 두드려서 사케잔 떨어뜨려 원샷 하는 것. 폭탄주 원조국에서 온 사람들이 보기엔 저 정도 폭탄은 거의 애교 수준. 사케 잔이 소주 잔의 반 정도 용량이던가? 시끄럽게 술 마시는 분위기 속에서 나는 또 여긴 홍대인가, 대학로인가. 저분들은 송년회를 하는 영어강사들인가, 이런 착각에 빠졌다가 비싸고 절라 맛없는 교자 만두를 먹고 나서야 이 곳이 아시아가 아님을 인지. 신나게 폭탄주 파티를 한 저 뉴욕커들은 나중에 계산을 할 때 깜놀하며 외쳤다. "와와, 600달러 나왔어!"  그러자 우리 테이블은 작은 목소리로 "그럼 팁이 10만원인 거냐"라며(15%) 빈민의 신분을 드러냈다. 외부 소리를 아낌 없이 전해주는 이스트 빌리지 아파트에서 자려고 누웠더니 새벽 4시까지 고성방가가 들려왔다. 서울과 다른 점은 그 고성방가가 팝송이었다는 점? 외국 애들 일찍 귀가한다고 누가 그랬어? 한국만 새벽까지 멍멍이 되도록 술 처먹는다고 누가 그랬어? 그리고 도대체 시크한 뉴욕커는 어디에 몰려 있는 거야! 처음 온 뉴욕땅인데 왜 이다지 친숙한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