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가수들이나 여자 보컬 밴드가 쏟아지며 인기를 차지하는 요즘. 어떤 이들은 90년대 초중반 피제이 하비, 리즈 페어, 토리 에이모스, 커트니 러브, 비욕 등등이 개성 발산하며 새로운 세상 열었던 때와 지금을 비교하기도 한다.
언니들 정말 많다. 중견 삼촌 및 할배들이 지루한 음악만 들려주는 가운데 언니들이 희망인가.
(여기선 유튜브 링크가 잘 보이는데 코리아에선 플레이가 되는지 안 되는지 모르겠다. 안 된다면 정말 안타까움 ㅜㅜ)
지나가다 M83 사운드 같다며 발견한 Chvrches의 Recover. 가운데 v는 u를 멋부려 쓴 거라고 미국인이 그랬음. 그래서 발음은 '처ㄹ치스', 한역하면 교회 밴드. FIFA 14에 We Sink가 수록되는 바람에 남자들 급관심. 브룩클린에서 작은 공연할 때 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몇 달새 엄청 떠버려서 놀라고 있다. 남편님은 "음악보다는 보컬 외모가 인기의 비결인 것같다"는 망언을 함.
목소리에 걸맞는 귀요미 외모를 가진 보컬. 수염맨들은 들러리.
그리고 빌보드 싱글 차트는 물론이고 록 차트 정상에 선 뉴질랜드의 10대 소녀 Lorde. 굳이 일렉트로닉을 장르로 공부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몸에 밴 세대인 듯한 느낌. 이게 10대들의 팝(록? 응?). 가사도 요새 애들 마음을 제대로 건드렸나 본데 나이든 나는 가사까진 그냥저냥.
또다른 차트 정복녀들. Haim 자매. 뭐야 이 언니들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 윌슨 필립스 열매라도 먹은 게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아이 러브 80s 사운드입니다.
앨범이 나오기 전 취재차 Lana Del Ray 쇼케이스 비슷한 공연을 보러 갔었는데 정말 대부분이 남자들. 나름 뜨는 인디 밴드들이 공연하고 관중들은 맥주 한 잔 걸치면서 진지하게 음미하는 장소였고 여느 때와 비슷한 행색의 남자들이 몰려왔으나 금세 이들은 '아이 러브 라나' '메리 미' 뭐 이딴 말들을 끊임없이 외쳐댐. 라이브 공연은 그다지 훌륭한 수준은 아니었고. 무대매너는 썰렁했지만 아이돌 팬들 저리 가라는 관중 반응이 재미있었던. 그다지 큰 관심 두지 않고 있었는데 요번 싱글 Young & Beautiful은 몹시 좋다.
간지러운 언니들을 뒤로 하고, 이젠 센 언니들. 무엇보다도 Savages. 처음 들었을 때부터 반해 서칭하면서 내 마음의 펑크 정신 재확인. 제니 베스 언니의 구성진 보컬 어쩔. 가쉽의 베스 디토 언니 이후 오랜만에 록오르가즘.
또 하나의 파워풀 언니 보컬 밴드 Joanna Gruesome. 이게 웬 청량한 소닉유스냐 싶어 또 서칭 시작. 길가다 헤드뱅잉 욕구를 느껴보긴 오랜만. 얼마전까지 브룩클린에서 열렸던 인디음악 쇼케이스 CMJ에서 뭔가 우승을 했다고 한다.
요근래 갑자기 여기저기서 많이 들리고 있는 Polica. 공식 장르명은 일렉트로 알앤비. 목소리는 여자 스팅같기도 하고 플랫한 샤데이같기도 하고. 본 이베어의 저스틴 버논이 몇 곡에 게스트로 참여.
미국에선 마일리 사일러스가 연예뉴스를 장악하고 앨범 판매 쪽은 케이티 페리가 활황. 레이디 가가가 거의 반값에 앨범을 내놨는데 어찌 될지 모르겠다. 이외 떠오르는 신인으로는 스카이 페레이라가 있다.
CMJ로 드러난 언니 보컬계의 경향은 노이즈와 펑크. 90년대 패션과 사운드가 돌아오고 90년대 언니들이 새삼 패션 아이콘으로 추앙받으면서 벌어지는 일종의 유행인지 아니면 99퍼센트에 머물 수밖에 없는 자신들 처지에 정말 분노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어쨋거나 사방에선 아비씨의 Wake me up만 들리고.
언니들의 노래로 정화를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