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다방/hot shot

[결산시즌] 2010 favorite music part 1

marsgirrrl 2010. 12. 28. 03:17

이 곳은 뉴욕인가 강원도인가


+ 어젯밤의 폭설로 집밖으로 나가기 힘들어졌다. 싸돌아다닐 계획 세워놓고 있다가 집에 있게 된 관계로 맘 속에 품고 있던 연말결산을 시작. 2011년이 오기 전에 다 끝낼 수 있을 지는 장담 못함.

+ 뉴욕에 오니 음악이야말로 메

커버 땜에 월마트 판매 금지

이저 중의 메이저 문화. 영화 개봉보다 스타들의 콘서트가 더 엄청난 행사다. 테일러 스위프트, 저스틴 비버, 레이디 가가, 케이티 페리, 리아나가 대중적 권좌에 앉아 있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인디밴드 발굴을 두고 과도하게 경쟁하는 뮤직 스놉(music snob)들의 판이 벌어지고 있다. 카니예 웨스트의 앨범이 대미를 장식하면서 메이저와 마이너를 뒤흔드는 사태 발생. 피치포크가 10점을 주면서 '스놉'들의 대논쟁 유발(메이저인데도 음악적으로 너무 훌륭할 때 항상 발생하는 그런 논쟁). 그러나 카니에 웨스트는 작년 VMA  테일러 스위프트 수상 소감 테러 사태로 대국민적인 '시건방 아티스트' 위치에 올라 있다. 농담으로 넘어갈 수 있을 법도 한데, 여기 분들이 의외로 명예를 엄청나게 중시하기 때문에 수상 순간에 그런 모욕(여성 아티스트 상은 비욘세가 타야해!)을 줬다는 건 심각한 괘씸죄인 듯.
카니예 웨스트를 둘러싼 백인 비평계의 반응은 '어쨌든 훌륭한 앨범인 건 인정한다'는 것. 그런데 앨범 자체에 '일등 야심'이 너무 보이니까 오히려 거부감이 생기는 게 있다. 트위터로도 쉴새 없이 뻘소리를 많이하니까 비웃음도 많이 사는 편이고. 사실 카니예 웨스트가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 늘 호평을 듣지만 앨범을 많이 팔았던 건 아니다. 지금까지 앨범 판매량이 레이디 가가 앨범 두 장에 훨씬 못 미친다. 그말인 즉슨, 돈을 얼마를 벌었냐를 떠나서, 대중적 장악력이 그만큼 약하다는 의미다.(카니예 웨스트 노래 중에 갑자기 떠올려서 따라부를 수 있는 곡은?)
나 또한 카니예 웨스트의 재능을 인정하고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지난 가을 문전박대 사건(런어웨이 뮤직비디오 시사회에 기자 명단으로 입장 못함)에 대한 사적 앙심이 어우러져 약간 꼴사나와 하는 편. 재능 많은 애가 돈도 많아서 그야말로 휘황찬란한 퍼포먼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거지. 왜 나는 인디 뮤지션도 아닌데 카니예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임? ㅠ_ㅠ

+ 아우, 카니예 이야기만 나오면 말이 길어져. 일단 올해의 신인은 저넬 모네 Janelle Monae. 처음 듣는 순간 사랑에 빠짐. 여자 버전 아웃캐스트 혹은 잭슨 파이브의 모던한 환생. 더 놀라운 점은 10대 소녀라는 것.


(이하는 음악만 먼저 들을 걸 권장)
+ 백인계 눈부신 신인 밴드인 멈포드 앤 선즈 Mumford & Sons. 놀라운 반전은 중서부 어디쯤 출신 미국 밴드인 줄 알았는데 런던 유수 대학에서 공부하신 잉그리시 청년들이라는 것. 여기서도 밴조나 만돌린같은 빈티지 현악기 섞는 게 트렌드인데, 이거 혹시 전세계 유행이었음?


+ 올해 엄청난 캐치송(귀에 잘 달라붙는 곡)을 만든 밴드 오브 홀시즈 Band of Horses.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곡이 짧다는 것? 연말에도 잘 어울리는 훈훈한 노래.


+ 올해 뉴욕 인디계의 최대 자랑 거리인 디어 헌터.(이외 슬레이 벨즈 Sleigh bells와 LCD 사운드시스템이 있었다) 1집에서 들려준 노이즈 사운드에서 좀 비껴나 비교적 멜로딕하고 페이소스(혹은 패배주의) 넘치는 음악으로 컴백. 나는 이 곡이 제일 좋다. 옛날옛적 틴에이지 팬클럽이 생각나기도 하고.


+ the shins 의 리더 제임스 머서와 재주꾼 프로듀서 댄저 마우스가 만나 만든 프로젝트 밴드 브로큰 벨즈 Broken bells. 날스 버클리를 만든 댄저 마우스는 올해 엄청 하드 워킹. 댄저 마우스 앤드 스파클링 홀스 컴필레이션에, 고릴라즈와 블랙 키즈, 그리고 브로큰 벨까지. 난 솔직히 프로듀싱에 있어  카니예 웨스트에 비해 댄저 마우스가 저평가 되는 거 같아 슬픈 1인이다. 아무든 올해 중반을 강타한 이곡은 왠지 익숙하면서도 풍부한 사운드로 귀를 즐겁게 만들었던 트랙.


+ 마지막. '남자는 역시 목소리'라는 진리를 다시 일깨워준 내셔널 the national.(그래서 난 욘시 Jonsi를 이 리스트에 포함시킬 수 없는 건가!) 뮤직비디오를 처음 보는데, 보컬이 목소리만 좋았군. 처음에 이 노래를 듣고 조이 디비전을 커버한 줄 알았다. 아무도 조이 디비전을 언급하지 않아서 좀 이상. 뮤비는 좀 닭살이구나.


노래들을 죽 연결해서 라디오처럼 들려주고 싶었는데 방법을 모르겠다. 아직 훼보릿 리스트는 남아 있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