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나의 깨달음 중 하나는, 나이가 들수록 삶은 좀 심심해진다는 것이다. 물론 뉴욕까지 날아와서 날마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이니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 여기서 '심심함'이란 '설렘'이나 '기대감'같은 요소들이 줄어든 심리 상태를 말한다. 점차 경험은 예측가능한 것이 되어가고, 이미 내가 지나온 것들에 대한 어린 아이들의 호들갑도 별로 놀랍지 않다. 행복이나 즐거움,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점점 돌덩이처럼 묵직하게 굳어져서 무언가에 대해 즉흥적인 반응이 튀어나오는 상황이 점점 줄어든다. 삶을 음미하는 법을배우고 있는 중인 걸까? 좋은 말로 하면 성숙일 수도 있으나, 어쨌거나 생기를 잃어간다. 봄날은 갔다. 여름날도 아마도. 한국명 인 우디 앨런의 2010년 작품 는 이런 '나이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