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으로 두서 없는 인생 타령입니다. 한 달 전, 독립문에서 한창 이삿짐을 쌀 때였다. 2006년 이사한 이래 한 번도 꺼내보지 않았던 짐들이 튀어나왔다. 근 30년 동안 안고 살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가득했다. 친구들의 편지를 읽다 보면 금새 날이 저물었다. 사소한 개인 기록들의 보관 유무를 선택하는 건 예상보다 쉽지 않았다. 누군가가 댓글로 남겨준 '추억은 잊을 것'이란 조언에 힘입어, 중딩 때 유치찬란한 영화감상 노트 따위는 과감하게 버리기로 결심했다. 초등학교 졸업 때즈음에 친구의 생일 선물용으로 썼던 '팬픽'은, 귀여니 소설 못지 않게 손발이 오글거렸지만, 나름 첫 소설이었으므로 남겨두기로 했다.(그러나 절대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이라이트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중반에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