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

우연한 생각

marsgirrrl 2009. 12. 19. 15:35

전화통화를 하다가,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먹고 살 길이 막막하여 "도대체 인간은 왜 이렇게 힘들게 살게 되었을까?"라며 괴로움을 토로했다. 죽을 때까지 힘들게 살아야 하는 걸까? 평생 일을 하면서 권태롭게? 난 정말 궁금했다. 오랜 시간 인간은 어쩌다가 이렇게 인간을 옭아매는 사회 구조를 만들게 된 것일까?

이것저것 서핑하다 발견한 서동진의 인터뷰에서 우연히 수긍할 만한 답을 얻게 됐다. 우연한 의문과 우연한 대답. 

"새삼 구조의 힘을 강조하고 싶다. 1990년대 이후부터 한국 사회를 분석할 때,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가공할 만한 힘을 간과해왔다. 후기 자본주의가 유지되려면 그에 적합한 인간형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자기 계발하는 주체이다. 책에서 자기 계발하는 주체를 강요하는 자본주의의 힘을 염두에 두자, 이런 메시지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자기 계발하는 주체가 아닌 다른 주체가 탄생할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인데…. 사실 별로 진척이 없다. 나뿐만이 아니라 국내외 수많은 지식인이 이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지만, 누구도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이 왜 지배받는 사람으로 만들어지는지는 알겠어. 그런데 어떻게 투쟁하는 사람으로 바뀔까.' 두 질문 사이의 심연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