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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레이스> 이번 시즌에 또 한국이 나왔는데

* 스포일러 있음 가을에 시작한 17 시즌이 종영을 앞두고 있다. 미국에 오기전 마지막 거점이 바로, 사우스 코리아. 가는 곳의 특색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 게임 선택에 있어 그 나라에 대한 (미국인의) 스테레오타입이 작용하기 마련이다. 예전 시즌에도 한국이 한 번 나왔는데 그때 미션이 '비무장 지대 한탄강에서 얼음 목욕' '태권도 하기' '산낙지 먹기'였다고 한다. 태그로 정리하자면 - 한국의 스테레오타입은 DMZ, 태권도, (혹은 오징어 종류를 '생'으로 먹는 나라)였던 셈. 한국인의 시각으로 보면 그다지 흥미로운 코스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엔 좀 다른 미션을 할까 기대했더니. 역시나 인천공항 도착하자마자 DMZ로 이동. 장마비 맞으며 한탄강에서 래프팅하고.(안전요원들이 있어서 ..

뉴욕 모험 2010.12.07

[성지순례] Midtown Comics

말이 나온 김에 맨하탄의 좋아하는 장소이자 뉴욕 오타쿠들의 밀회 장소인 '미드타운 코믹스'를 소개하고 싶어졌다. 예전 다니던 학원을 가기 위해선 42번가에서 내려 7번 애비뉴를 따라 37번가까지 내려가곤 했다. 그때마다 호기심을 갖고 지켜봤던 건물 하나. 파슨스 스쿨 바로 건너 40번가에 위치. 계속 발길을 미루고 있다가 어느 여름날 용기를 내어 2층으로 올라갔다. 가장 큰 동력은 역시나 . 레너드와 셀던 패거리들이 열광하는 코믹 스토어 장면을 볼 때마다 미국의 만화책방을 꼭 가보겠다고 다짐하던 중이었다. 때는 마침 목요일. 매주 목요일은 신간 만화책이 나오는 날. 퇴근한 회사원들이 마음 두근거리며 이 곳을 방문하는 날.(나가다가 좁은 계단에서 딱 마주침) 한 쪽 벽에는 각종 수퍼히어로들의 위클리 코믹스..

뉴욕 모험 2010.12.03

스파이더맨 뮤지컬

(하루 하나 블로깅 실천하려고 열심히 썼더니 티스토리 점검중, 티스토리가 내 길을 막는구나) 봄에 타임스 스퀘어 근처 뮤지컬 극장가를 걷다가 '스파이더맨 뮤지컬' 광고를 보고 놀란 적이 있다. 감독은 의 줄리 테이머(영화는 )이고 음악은 U2의 보노와 에지라니! 아무리 그래도 '스파이더맨'을 왜 뮤지컬로 만들어? 노래하는 스파이더맨이 보고 싶어요, 진정? 그 당시엔 '2월 오픈'으로 표기되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제작상 여러가지 문제로 미루고 미뤄져 11월 28일 첫 선을 보이게 됐다. 사실 이것도 11월 14일 오픈에서 두 주 미뤄진 것. 첫 선을 보이기 전에도 예정되어 있던 스케줄이 계속 취소되서 무슨 문제가 있나 했다. 송고를 예약한 기사가 있어서 어찌됐든 마우스를 움켜쥐고 잽싸게 뒷좌석을 예약. ..

뉴욕 모험 2010.12.02

11월의 마지막 날

11월의 마지막 날이라고 제목을 써놓고 시계를 확인하니 12시가 넘었다. 앞선 포스팅에서 '펄프 재결성'과 '마이클 잭슨 댄스 게임'에 친구들이 무심하다는 걸 확인. 뉴욕에 와서 진기명기 전시하는 블로그가 되고 싶었으나 먹고사니즘과 귀차니즘에 치여 웹기록이 부실하기 짝이 없네. 그래서 앞선 6시간 전에, 12월부터는 소소하게나마 매일 포스팅을 하겠다고 충동적으로 다짐했다. 이건 뭐, 시험 보기 전에 벼락치기 같은 원리라고 할까. 한해를 돌아보니 도무지 뭘 했는지 알 수 없어 다이어리만 뒤적뒤적. (매년 이러다가 연말에 보람차게 음주 마라톤하며 마무리) 파나소닉 카메라가 한달 전 사망한 가운데, 그 이전에 가지고 다녔던 빈티지 디카도 추락사. 그동안 덜렁대는 주인 만나 고생했던 카메라를 기리면서 1년의 이..

뉴욕 모험 2010.12.01

music retrospect, reunion, repack

+ retrospect Sonic Youth의 킴 고든과 써스턴 무어가 브룩클린의 작은 갤러리에서 'No wave' 시절을 회고하는 이벤트에 패널로 참여한다고 해서 모처럼 브룩클린을 방문했다. 'No wave'란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뉴욕 인디 신을 휩쓸었던 노이즈 사운드다. 주요 지역은 '로어 이스트 사이드'와 '이스트 빌리지'. 회고담은 두 부분으로 나눠서 진행됐다. 킴 고든은 당시 행위예술가들과 함께 기억을 되짚었고, 써스턴 무어는 한때 같이 놀았던 오랜 친구들과 만담(?)을 나눴다. 대충의 요점은, 뉴욕 예술 대학들과 함께 열정이 넘치는 전세계의 청춘들이 뉴욕으로 모여 들었고, 일종의 예술적 매체로 음악을 택했다는 것이다. 킴 고든 또한 예술대학생이었고 음악을 할 생각은 전혀 ..

<소셜 네트워크> 때문에 떠오른 벤처 시대의 단상

2000년과 2010년 사이. 21세기의 첫 10년. '세기'의 단위로 보면 미미한 시간이지만 개인의 인생사에선 엄청난 '벤처' 시기였다. 나에 대해 말하자면, 1998년을 힘겹게 넘기고 1999년 동안 대충 4학년을 다닌 다음, 드디어 대망의 2000년에 대학을 졸업하며 사회로 나왔다. 한편에선 Y2K를 기대했지만 2000년 새벽에도 어떤 오류 없이 시간은 똑같이 흘러갔다. IMF의 절망은 어느새 벤처 시대의 장미빛으로 덮어 씌워지고 있었다. 나는 '평등하고 광범위한' 리뷰 사이트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진 벤처 회사에 입사했다. 영화잡지계의 몇 베테랑들이 창립멤버여서 사업 중 하나는 자연스레 '21세기를 선도할 문화잡지'가 되었다. 투자자는 사교육으로 돈을 긁어모으던 학원 쪽이었다. 창립자들은 변혁적인..

sense and the city 2010.11.23

<소셜 네트워크> 기자회견 @NYFF

* 타이밍 놓쳐 애매하던 차에 한국 개봉에 묻어감. 데이비드 핀처의 는 지난 10월에 개최된 뉴욕 영화제의 개막작이었다.('뉴욕 영화제'라고 하면 뭔가 거창해 보이지만 실상은 경쟁부문 없이 20평 남짓한 새영화들이 공개되는 '컬렉션'에 가깝다. 그해 칸이나 베니스 혹은 여타 중요 영화제에서 이미 수차례 호평을 얻은 작품들이, 프로그래머들의 '엄선' 하에 공개되는 것이다. 티켓 가격은 무려 20달러. 가난한 영화 전공 학생들의 눈에는 그저 '어퍼 웨스트'의 고매한 어르신들이나 가는 '귀족 영화제' 쯤으로 비춰질 듯 하다) 그 다음 주 개봉을 앞두고 영화제에서 첫 공개되는 터라 자연스레 관심이 쏟아졌다. 시사회가 열렸던 극장 안에는 페이스북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할배, 할매 평론가들이 대다수였지만, 테크놀로..

극장/by released 2010.11.22

요즘 미국 음악

나 혼자 기억하고 있는 거겠지만 일전에 브릿 사운드 언급을 하다가 나중에 미국 사운드도 들려주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누구와 약속을 한 거든, 암튼 말 한 건 지켜야하니까. 빌보드 차트 순위로도 엿볼 수 있는 거지만 대중가요를 장악하고 있는 장르는 대개 힙합이나 알앤비다. 리아나, 드레이크, 제이지, 카니예 웨스트, 넬리 등등. 물론 미국의 '백인' 국민 여동생 테일러 스위프트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최근 신보가 곧바로 차트 1위. 내시빌에서 컨트리 뮤직을 사랑했던 이 소녀는 엄마 취향 때문에 데프 레파드의 영향을 받았다는데 그 흔적은 잘 모르겠다.-_- 신보 공개 쇼케이스에도 다녀왔는데(의도가 아니라 취재 때문에) 가사가 너무 달달하여 손발이 오글오글. 그래도 노래는 잘 하더만. 최근에는 코리언, 저패니..

롱아일랜드 굴축제(사진수정)

* 한참 전에 야금야금 써놓은 거 이제야 업로드! 10월 중순에 롱아일랜드에서 일명 'Oyster Festival'이 열리는데, 동부 최대 규모의 씨푸드 페스티벌이란 소문을 듣고 씨푸드 꿈을 꾸며 달려갔다. 가는 동안 차 안에서는 '서산'과 '통영'의 굴 에피소드가 훈훈하게 펼쳐졌다. "굴밥 먹고 싶다" "굴찜을 집에서 해먹을 수 있을까" 등등의 대화를 나누며 오늘 하루 기필코 굴로 배채우고 말리라는 각오가 불끈! 소고기는 싼 데 씨푸드는 싸지 않아서 대구탕이 먹고 싶어도 못 먹는 이내 신세, 오늘 씨푸드로 포식 한 번 해보자꾸나. 그러나 이것은 허망한 꿈이었을 뿐. 굴굴굴굴굴. 'Oyster festival'를 '굴축제'로 단순 해석한 우리는 수많은 굴 장사꾼들이 지나가는 이들을 붙잡는 풍경을 상상했다..

뉴욕 모험 2010.11.19

goodbye

세상도 나를 원치 않아. 세상이 왜 날 원하겠어. 그러나 당신은 세상이 원치 않던 수많은 사람들을 구원해줬어요. 절룩거려도, 그것 또한 인생이라고 다독여줬죠. 스끼다시가 모이면 메인요리의 한계효용을 통제할 수 있잖아요. 좀 웃긴 표현이어도 그것이 일종의 연대가 아닐까요. 덕분에 마이너리티로 자긍심을 가지게 됐다고요 열심히 응원해주지 못해 미안해요. 절룩거리지 않는 세상에서 활짝 웃으며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