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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들

1. 공짜 공연임에도 훌륭했던 공연 둘. 앤틀러스 the Antlers와 소닉 유스 Sonic youth. 사실 소닉 유스는 강제로 도네이션 3불을 받긴 했지만. 앤틀러스는 명상용 포스트록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박력이 넘치는 라이브 공연을 보여 줘서 완전히 반해 버렸다. 앨범보다 라이브가 3배는 좋은 듯. 소닉 유스를 보러 가서는 드는 생각이 '근데 이분들 히트곡이 뭐임?'이었다. '마이 프렌드 구? 미드나잇 프린세스? 워싱 머신?' 도대체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래는 있는 것임? 그러나 나오자마자 폭풍 노이즈 연주. 고령에도 불구하고 카리스마짱 킴 언니. 가사따위 알게 뭐임. 그냥 노이즈 우주의 세계로 고고고. 공연을 마치고 앵콜 무대를 시작할 때 킴 언니가 나오지 않았다. 써스턴 무어가 '킴 나오게 킴을..

뉴욕 모험 2010.08.21

perfect

2000년에 함께 스매싱 펌킨스 공연을 본 뒤 한참 동안 주저 앉아 아픈 다리와 흥분을 삭였던 친구는, 오랜만에 나온 스매싱 펌킨스의 신보를 들어보곤 "아아, 완전 구려"라며 비명을 질렀다. 친구가 아이 낳고 정신 없는 와중에 반가워 하며 모처럼 들은 음악이었던 터라 내가 더 안타까웠다. 그런 그들이 얼마전 한국에서 공연을 했다고 들었다. 10년 전 빌리 코건은 "이게 우리의 마지막 콘서트"라고 말했다. 하긴, 20세기의 스매싱 펌킨스는 마지막이었다. 신보가 구린 건 절대적으로 맞다. 그러나 요즘 나는 아인슈타인 박사님 급의 상대론에 빠져들고 있다. 사실은 음악이 아니고, 우리가, 사회가 변한 게 아닐까? 막연한 청춘의 우울을 공유하던 시기가 끝나버려서 그런 게 아닐까? 그때만 해도 우리는(?) 좋은 차..

우연 혹은 nothing

조셉 고든-레빗의 사진으로 시작하지만, 사실은 그가 소량 첨가된 어느날의 기록.(여백 많은 사진을 선택한 이유) 학원의 이번 세션에서 내가 과감하게 선택한 클래스는 무려 writing이다. 여름방학 맞이 전세계에서 몰려든 인파를 피해 오후 시간대를 선택했더니 학생이 달랑 3명이다. 이 클래스의 목표는 한 주에 한 번 뉴욕 어딘가를 같이 방문하고 그걸 영어로 기록하는 것이다. 선생도 조용하고 애들도 조용해서 갑자기 영어 공부 인생에 평화가 찾아왔다. 성격상 애들과 대충이라도 말을 터는 편인지라, 첫날 인사를 나누게된 베네수엘라 워킹(walking) 걸 다니엘라하고는 금세 친해졌다. 세명 중 두 명이 각종 수다를 떨고 있는 가운데 조금 떨어져 있는 정체불명의 유럽 소년. 쉬는 시간만 되면 어디론지 휙 하고 ..

뉴욕 모험 2010.08.08

지산이 부러워서 이러는 건 아니야 - 0727 Flaming Lips@Terminal 5

남들은 지산에서 펫숍보이즈 영접하고 간증 후기 쓰는 가운데, 동떨어진 곳에서 나는 드디어 플레이밍 립스 공연을 보고 림보에 머무르고 있는 중. 현실로 킥하는 방법을 모르겠나이다. 어쨌든 시작.(인셉션 본 티를 내는 중) 내 인생에 꼭 봐야할 공연 셋을 꼽는다면 알이엠, 소닉 유스, 플레이밍 립스 되겠다. 뉴욕땅에 도착해 각종 공연을 뒤지기 시작한지 어언 한달 후, 플레이밍 립스가 센트럴 파크에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매진. 다음 공연을 기약하며 통탄의 눈물을 흘리던 중 맨하탄의 유명 공연장인 '터미널5'에 갑자기 공연 리스트 추가된 것을 발견. 앞뒤 가리지 않고 예매에 성공! 7월 27일 전날부터 벅차오르는 감정을 통제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공연장에 도착하니, 2층 라운지..

음악다방/live 2010.08.02

Exit Through the Giftshop by Banksy

LA에서 빈티지숍을 운영하는 띠에리 게타는 시시콜콜한 일상을 비디오로 기록하곤 했다. 프랑스 고향집을 방문했던 어느날, 그는 사촌동생이 스트리트 아트를 제작하는 광경을 비디오로 찍게 됐다. 게임 '인베이더'에서 영감을 받은 그는 인베이더 캐릭터들을 시내 곳곳에 붙여놓곤 했다. 곧 그는 '스페이스 인베이더'란 이름으로 유명해졌다. 사촌의 밤거리 작업을 모두 기록하던 게타는 또 다른 스트리트 아티스트를 만나게 됐다. 쉐퍼드 페어리는 스텐실 작품을 거대한 종이에 인쇄해 곳곳에 붙이고 다녔다. 그리고 훗날 그는 레드와 블루가 섞인 오마바의 지지 포스터 'Hope'로 유명해졌다. 게타는 이외에도 수많은 거리 아티스트들과 스쳐 지나갔다. 결국 그는 급성장 중이었던 아티스트 뱅씨(Banksy)와 인연을 맺었다. 뱅씨..

극장/by released 2010.07.27

0716 siren music festival @ coney island

사이렌 뮤직 페스티벌은 뉴욕 문화 주간지 가 매년 '무료로' 제공하는 페스티벌이다. 인디 문화를 사랑하는 매체인만큼 주목하는 인디밴드들로 라인업을 구성한다. 장소는 코니아일랜드. 스테이지는 두 개. 뉴욕의 여름을 대표하는 행사 중 하나로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다. 거쳐간 밴드들만 해도 피치스, 더 신스, 슬리터 키니, 모디스트 마우스, 더 킬즈, 데스 캡 포 큐티, 블론드 레드헤드, 스푼, 시저 시스터스, 크립스, 스타스, 엠아이에이, 복스트롯, 라라라이엇, 브로큰 소설 신 등 다양. 지금은 어느 정도 인디계 스타가 된 밴드들이지만 언젠가는 그들도 무명 밴드였다는 사실. 그러므로 이 페스티벌 팬들은 빌리지 보이스의 안목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감을 갖고 있다. 올해 헤드라이너는 매트 앤 킴, 홀리 퍽. 그..

음악다방/live 2010.07.24

뉴욕은 음악의 도시

뉴욕은 어디로 지나가든 하루에 한번씩 길거리에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도시. 아마추어 뛰어넘는 실력을 가진 분들은 지하철 역에서 공식적으로 이름을 내걸고 공연을 뛰신다. 딱히 그렇지 않아도 그냥 앉아서 연주하면 그 곳이 바로 무대. 퀸즈와 맨하탄을 오가는 7호선엔 영어와 스페니쉬를 함께 쓰는 멕시칸 기타맨이 항상 등장해 서울 지하철 잡상인에 대한 향수(?)가 생길 틈이 없다. 공원을 가도 누군가가 뭘 연주를 하거나 노래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뉴욕커는 예술가와 예술가 워너비와 변호사로 나뉘는 거 같아.(유학생 제외) 여름에 뉴욕을 찾는다면 시내 곳곳에서 공짜 대형 공연들을 즐길 수 있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음악 페스티벌만 해도 네다섯개. 센트럴 파크, 브라이언 파크, 프로스펙트 파크 등등 파크들에서 심..

음악다방/live 2010.07.24

이클립스 사운드트랙에 대한 단상

사운드트랙 수퍼바이저 알렉산더 팻사바스는 '메인스트림'에 '인디 뮤직' 트렌드를 만든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음악 자체가 잘 나서였겠지만, 그녀가 아니었다면 스노우 패트롤이나 뮤즈가 미국에서 이만큼 성공을 거뒀을까 의심된다. 스노우 패트롤의 'Chasing cars'가 두번째 시즌 마지막에 울려퍼질 때만 해도 그들의 앨범 판매량은 2000장 정도였다. 피터 비요른 앤 욘의 'Young folks'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된 곳도 였다. 오죽하면 2시즌 앨범은 그래미 시상식 최고 모션 픽처 앨범 후보에도 올랐다. 도, 에도 팻사바스의 이름이 올라있다. 그리고 시리즈에 참여하면서 그 이름은 전설이 됐다. 문제는 의 팬층과 그녀가 사랑하는 인디뮤직의 팬층이 거의 물과 기름 수준이라는 것. 1편 때만 해도..

언니들 summer songs

Robyn 'Dancing On My Own' (Official Video) from Robyn on Vimeo. 나도 머리숱이 많았으면 좋겠다. 나도 클럽에서 지지 않을 파워풀 골격을 가졌으면 좋겠다. 춤추다 한 대 칠 기세. 로빈 언니는 로익솝 'the girl and the robot'의 파워풀 피처링 주인공. 노르웨이 언니임.(사실은 동생) 올 여름 최고 호감곡. 가사도 마음에 와닿아. 나홀로 춤을. M.I.A-XXXO 반응은 그닥 좋지 않다. 얘랑 레이디 가가랑 대체 뭐가 다르냐는 논란까지. 네가 좋아하는 급진적 정치 코멘트는 그냥 악세사리인 거니. 가가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아무튼 나는 가가는 여전히 비호감. '알레한드로' 뮤비 때문에 마돈나 따라했다는 논쟁이 한창인데, 어차피 마돈나에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