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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wntown train

데이빗 핀처 원고 때문에 그의 뮤비들을 다시 챙겨보는데 이런 인상적인 1987년 뉴욕 배경 작품이. 패미 스미스가 아니라 패티 스마이스. 모든 앵글이 다 어메이징한데 그 중에서도 발밑 촬영은 독보적. 가난한 예술가들 몰려 살았던 다운타운은 80년대만 해도 이렇게 로망으로 가득했던 건가. 뉴욕을 흥미롭게 담은 클립들을 모아봐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땡큐, 핀처형. 그런데 다운타운 왕자님 포스 어쩔. 제목은 다운타운인데 배경은 34번가이고. 전주 좀 지나야 동영상 등장. 같은 노래를 로드 스튜어트가 1989년에 불렀다. 2년이나 지난 뮤비임에도 불구하고 핀처의 감각을 따를 수 없다. 이런 90년대 노래방 영상같은 정도가 당시의 노말한 레벨인 듯.('감사합니다' 자막 넣고 싶은 욕망) 반전은 막판에 코트가 벌..

뉴욕 삼천포 2012.01.07

Happy 2012

2011년 12월 31일. 어제 엘름허스트 최고 반미 샌드위치집이라는 'Joju'에서 사온 반미 샌드위치로 아침을 부랴부랴 먹고 10시 기차를 타고 타임스 스퀘어 근처 극장으로 가서 'The girl with dragon tattoo(한국명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보려고 했으나 밖을 나오니 춥지 않다 못해 더운 날씨인줄 모르고 껴입고 나온 옷차림이 부담스러워 다시 집으로 컴백. 보고 싶었던 '밀레니엄'을 12시가 넘어서야 볼 수 있었다. '밀레니엄'을 보고 나와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리들리 스콧의 '프로메테우스' 예고편. 3시 반에 목적했던 그리니치 빌리지의 브런치 식당인 'Tartine'으로 이동해서 뒤늦게 일몰 시간대에 브런치를 먹었다. "이건 브런치가 아니야! 차라리 런-디너라고 해..

생존기 2012.01.01

이런 저런 사진들 2

뉴욕영화제에 납신 '디센던츠 Descendants' 패밀리 기념 촬영. 2003년인가 베니스에서 조지 클루니 기자회견 사람 너무 많아 들어가지도 못 했는데 이 날은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때보다 많이 늙었군요.(2003년도에는 아마 '참을 수 없는 사랑'으로 왔었던가) 기자회견에는 마실 나오듯 대충 입고 나오는 게 할리우드 스타들의 스타일. 이러다가 밤행사 때 대변신. 생각해보니 뉴욕영화제 폐막하는 마지막 날이었다. 영화제 관련해서는 올해가 가기 전에 쓸 수 있을까? 기사는 이미 썼다. 사실 얼굴 봐서 가장 좋았던 분은 알모도바르 감독님이었는데. 뉴욕에 놀러온 LA의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 시사촌(그러니까 신랑의 사촌)과 방문한 23번가의 Eataly.eat와 Italy의 합성어 되겠다. ..

뉴욕 모험 2011.12.17

이런저런 사진들 1

친구 덕에 공짜로 구경간 US 오픈 테니스 경기. 테니스라곤 남자들이 잘생겼다는 것밖에 모르는 문외한이 보러 가서 좀 죄송. 올해 목표 중 하나가 US 오픈 보러 가는 것이었던 신랑은 집에서 중계로 봐야만 했다. 이날 이긴 선수는, 미모의 플레이어 앤디 머레이. 이 사진은 좀 더 젊었을 때 모습인 듯. 경기하는 내내 옷을 한 번 밖에 안 갈아입어서 놀랐다. 상대편 선수는 세트 끝날 때마다 색색으로 티셔츠를 갈아입었는데. 이런 것만 기억나다니, 역시, 경기보다는 젯밥에 관심이 많았군. 경기장 밖으로 나오면 맥주가 8달러. 공원에 나오자마자 테니스 관련 상점들이 즐비해서 흥분한 마음에 질러대는 분들이 많았다. 장안에 약간 화제인 'Hester Market' 구경. 차이나타운의 작은 공원에서 매주 열리는 시장..

뉴욕 모험 2011.12.17

Carnage by Roman Polanski

브룩클린의 공원에서 벌어진 싸움으로 한 아이의 이가 부러졌다. 가해자 아들을 둔 부모는 피해자의 집에 찾아와 양쪽 모두 만족하는 타협점을 찾고자 한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지만 교육 수준이 높은 부모들이기에 큰 소리 내지 않고 사건은 쉽게 매듭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교양을 갖추고 우아하게 썰을 풀어놔봤자 본능이 튀어나오는 순간 수천년 쌓아온 인간문명의 역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피해자 엄마 페넬로피(조디 포스터)는 코트도 안 벗은 채 건성으로 사과를 하며 빠른 일처리를 바라는 가해자 부모 알랜(크리스토퍼 월츠)과 낸시(케이트 윈슬렛)이 못마땅하던 중 결국 모성애를 드러내며 시비를 걸고 만다. 사이에 낀 아빠 마이클(존 C. 라일리)는 애들은 그러면서 크는 거라면서 분위기를 완화시키기 위한 이웃..

극장/by released 2011.12.17

가을밤 노래 한 자락

늦가을에 꽂힌 I am Kloot의 'Northern Skies' 밥 딜런을 사모하는 아저씨같긴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매력은 있다. 작년에 느낀 큰 변화는, 드디어 밥 딜런의 노래들을 별 거부감 없이 듣게 되었다는 것. 심지어는 감동도 막 받는다는 것. '클래식'이라고 인정받는 것들이 관찰의 대상이 아닌 삶의 일부로 하나둘 안착되는 현상을 체험하면서 성숙에 대한 기쁨을 느끼는 한편으로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것같아 슬퍼지곤 한다. 그러나 아직 이 변화가 생물학적인 것인지 환경적인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오늘 밤 별 하나 없는 북쪽 하늘 네 얼굴에 반사된 빛 어떤 사람들은 별이 인생을 지배한다고 하지. 그렇지 않다는 사람들도 있고 그들의 마음이 서로 바뀔 순 있을 거야 칠흑같이 어두운 밤중에 어디를 갈까? ..

생존기 2011.11.10

[cheap summer] central park summerstage

여름 지나간 지는 오래됐지만 기록하려고 했던 건 기록해두고 지나가자. 이번 주말은 쌩쌩 불던 바람이 좀 잦아 들고 모처럼 햇빛 내리쬐는 날씨. 요즘 들어 많이 듣는 말은 '뉴욕은 역시 가을'이라는 것이다. 어디서 유래됐는지 확실치는 않지만(아마도 위노나 라이더와 리차드 기어가 나왔던 옛날옛적 영화 때문이긴한데) 많은 지인들은 뉴욕은 가을이라며 뉴욕을 가려면 가을에 가야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 나로선 센트럴파크 낙엽보다 설악산 단풍이나 바라보면서 수제 막걸리에 감자전이나 먹는 게 더 운치있다고 생각하지만. (엉엉 먹고 싶다. 설악산 자락의 도토리묵과 백숙) 두 해 가까이 살아본 결과 나는 뉴욕의 여름이 사계절 중 제일 좋다. 가장 큰 이유는 야외에서 하는 '무료' 콘서트가 매주마다 몇 건씩 벌어지기 때문이..

뉴욕 모험 2011.10.09

섭텐버에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시간의 꼬리를 잡으려고 해봤자 느끼게 되는 건 인생무상. 아침에 일어나서 잠이 들기까지 얼마나 알차게 살았는지 다이어리에 채워놔야 마음이 풀리는 인생이다. 느닷없이 밤 12시에 맨하탄에 왔다고 얼굴 보자며 나오라는 선배를 만나 두 시간을 알차게 술 마시고 돌아오니 새벽 4시. 9시에 칼출근해서 9시간 일하고 6시 칼퇴근. 부랴부랴 영어학원 가는 수순이었으나, 피곤해서 뻗을 것 같아 집에 와서 선잠 자다가 '빅뱅 씨어리' 6편을 내리 감상. 월화수목금 비가 점령한 한 주를 글 한톨 없이 보낼 수 없다며 피곤을 잃어버린 양 랩탑 끼고 앉아 있다. 한 달간 단순 업무와 심심한 학원을 분주히 오가며 살아본 결과, 머리가 멍멍하다. 예전에는 용량도 안 되는 머리에 꾸역꾸역 집어 넣었다가 정리가 안 되서 멍멍했는데..

[taste of NY] Cheap summer - vareil

뉴욕에 대한 수많은 가이드가 넘쳐나는 가운데, 사람들은 기자 출신이라고 말하면 너무도 쉽게 "뉴욕에 대한 책을 쓰세요!"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출판사를 소개시켜줄 것도 아니면서. 후배가 쓴 멋진 책 '어쨌거나 뉴욕'은 아직 못 읽어봤다. 사진도 별로 안 찍어서 어설픈 내 사진들로 이미지 컷 대신한, 정말 '글빨'로만 뉴욕 이야기를 담은 여행기다. 내가 아는 글 잘 쓰는 사람 5순위 안에 꼽힌다. 정확히는 아마도 '뉴욕 삽질기'일 거라 예상한다. 저자 사인본이 한국 다녀온 지인을 통해 배송 중. 쇼핑 링크 때문에 잠깐 검색해봤더니 그새 평들이 많이 업데이트 되었네. 이렇게 사랑받는 책이라니, 부럽구나, 숙명아. 내가 만약에 뉴욕에 관한 책을 쓴다면 아마도 저렴한 체류비로 한량처럼 지내는 비법에 대해 썰을 ..

뉴욕 모험 2011.09.03

친구들이 보고 싶은 밤

2년이 채 안 되는 시간동안 다양한 소셜 네트워킹으로 지인들의 소식을 듣고 있다. 한명 한명 모두들 삶의 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원래 우리가 서울에서 살아왔던 속도가 그랬던 것일까? 내가 상대적으로 느리게 살고 있어서 새삼 빠르게 느끼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정말 우리들을 둘러싼 삶의 속도가 생각할 틈도 없이 급속도로 빠르게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어서 사진 가득한 외장하드를 켜고 파일을 하나둘 열고 있노라니 내가 찍은 친구들의 솔직한 모습들과 그들이 찍은 내 무방비의 행복한 모습들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고 한다. 나를 많이 사랑해주었구나. 나도 많이 사랑했구나. 이 아름다운 기억들에 어떻게 보답해야 할까. My Morning Jacket - Two Halves Remem..

생존기 2011.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