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90

두번째 맞는 뉴욕 트라이베카 영화제

4월 20일 10회 트라이베카 영화제가 캐머런 크로의 으로 개막했다. 엘튼 존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그의 소싯적 우상이었던 레온 러셀과 콜라보 앨범을 만드는 과정을 다룬다. 엘튼 존 공연까지 곁들여진 무료 상영이었지만 입장 팔찌를 받으려면 아침부터 죽치고 있어야할 것 같아 포기했다. 프레스라고 입장시켜주는 것도 아니고. 트라이베카 영화제는 좀 알려졌다시피 로버트 드 니로와 영화산업계 친구들이 9/11로 마음 다친 뉴욕커들을 위로하고자 만든 영화제다. 시대의 걸작을 발견하겠다는 엄청난 포부따위는 없고 슬로건이 그냥 '이웃 영화제'다. 올해 는 이 영화제의 정체성을 논하면서 선댄스와 칸영화제에 끼어있는 시기를 지적했다. 다시 말해서 날고 기는 미국 독립영화는 선댄스로 가고, 세기의 걸작들은 칸으로 향한다. 게..

뉴욕 모험 2011.04.23

벌써 1년

3월 말로 뉴욕에 온지 1년이 됐다. 1년 기념식을 해야 한다고 했더니 신랑은 "뭔 놈의 기념일이 그렇게 많냐"고 툴툴 대면서도 삼겹살을 구어 줬다. 몇 푼 들고온 돈은 사라졌고 프리랜서와 병원 알바질로 매일매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먹고 사는 것에 대한 생각이 많이 심플해졌다. 서울에 있을 때는 그 박봉에도 남들 하는 거 다 하고 살려고 노력했는데, 여기서는 그냥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산다. 집세 내고 맛난 밥 먹고 살려고 돈을 번다. 방 하나 아파트인 우리집 월세는 1,100달러. 뉴욕에서 웬만한 룸메이트로 살아도 한달에 최저 600달러 이상은 생각해야 한다. 그러니 내가 1년은 기본으로 있다 가는 어학연수생들 부모의 정체가 궁금할 수밖에. 다들 건물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존재들인가..

뉴욕 모험 2011.04.19

센트럴 파크 봄나들이

비가 온다고 했던 일요일. 밤새 내리던 세찬 비가 그치고 햇빛이 나와 모처럼 센트럴 파크 나들이에 나섰다. 어젯밤 시리즈 두 편을 연달아 보고 잤더니 꿈에서는 용이 튀어나오는 등, 아직도 비몽사몽인 가운데. 센트럴 파크를 한바퀴 도는데 3시간 넘게 걸린 듯. 남쪽에서 출발해 북쪽까지 다 챙겨볼 예정은 아니었는데 계속 걷다보니 끝까지 가버림. 다리는 무지 아팠지만 마음에 드는 곳곳의 장소들을 발견할 수 있어서 보람찼던 하루. 맨하탄 중간에 위치한 이 공원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누구든 와서 조깅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야구를 하거나, 테니스를 치거나, 연못에 요트 모형을 띄우거나, 롤러 블레이드를 타거나, 개 산책을 시키거나 등등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배가 고프면 곳곳에 핫도그 벤더들에서 스낵을 먹..

뉴욕 모험 2011.04.18

심심한 청춘 노래 둘

노래가 심심한 건 아니고, 뮤직비디오 컨셉이 '심심해서 못 살겠어 청춘'이랄까. (사실은 뮤직비디오들이 별로여서 음악만 들을 때보다 호응이 반감된다. 꼭 음악만 들어보기를.) 시카고 출신 신인 밴드. 이 노래와 뮤직비디오 만들 때만 해도 고등학교 졸업하고 할 일 없어 방황하던 청춘들이었던 거 같은데 요즘 여기저기서 띄워줘서 공연이 늘 매진 사태. 백수 남자 애들 셋이 모여 보내는 심심한 주말. 얼마나 심심하면 집에 있는 도끼 들고 나가서 나무에 글씨나 새기겠어. 인터뷰도 읽어보니 정말 심심해서 음악 하게 되었단다. 티렉스와 비치보이스를 섞은 것같은 음악이다. 미드에서는 늘 부잣집 도련님들이 나오지만, 대개 이 곳의 애들에게는 부모 돈이 자기 돈이 아니다. 미국 애들이 엄청나게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고..

Goodbye, LCD Soundsystem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마지막 공연 중인 LCD Soundsystem. 이 곳에 오니 뉴욕 출신 LCD Soundsystem은 뉴욕커들의 완전소중 밴드. 뉴욕의 자랑 제임스 머피는 수많은 무명 뮤지션들에게 '성공엔 나이가 없다'는 희망을 안겨줬다. 앨범도 많이 팔리고 인기는 나날이 높아만 가는 가운데, 돌연 그는 '음악 비지니스 게임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마지막 공연 발표. 티켓은 오픈되기 무섭게 광속으로 매진. 그 전에 몇 개의 소극장 공연이 더 추가됐으나 이것도 바로 매진. 현장을 목격할 수 없는 팬들을 위해 피치포크가 마지막 공연을 생중계. 지금 거의 끝날 때가 다 되어간다. 기본 밴드 구성 및 여러 대의 기계들이 놓여 있는 무대는 마치 음악 만들어내는 공장처럼 보..

음악다방/live 2011.04.03

다큐멘터리 <Hit So Hard> 그리고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봄맞이 필름 페스티벌인 'New Directors/New Films(NDNF)'에 음악 다큐멘터리 가 공개됐다. 밴드 Hole의 드러머였던 패티 슈멜의 뜨거웠던 청춘에 초점을 맞춘 다큐멘터리다. 배경은 90년대 초중반. 나오는 사람들은 Hole의 멤버들, 그리고 커트 코베인. 프레스 시사일을 놓치고 나서 한 번뿐인 공식 상영 티켓을 부랴부랴 예매했다. 학생 할인을 받았음에도 13달러가 넘는 가격이었지만 Hole의 모든 멤버가 참석한다는 말에 바로 질러 버렸다. 거의 정시에 도착해 간신히 앞쪽 빈 자리를 발견하고 앉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내 뒷줄이 멤버들 자리였다. 애증의 커트니 러브와 거의 2미터 정도 떨어진 좌석에서 그녀의 리액션을 모두 들으며 영화를 감상했다.(그녀의 허스키한 웃음소리...허허허) 패..

파크 애비뉴의 장미

미드타운부터 어퍼 이스트 사이드까지 이어지는 구간의 파크 애비뉴는 고급 아파트들과 상점들이 즐비한 깨끗한 거리. 옆에 있는 매디슨 애비뉴의 명품 거리와 남매 지간 같다고 할까.(매디슨 애비뉴 명품샵들에 비하면 5 애비뉴는 맛보기 수준) 신랑 말로는, 브로드웨이와 오페라 극장에서 이어지는 어퍼 웨스트 쪽은 돈 많은 예술가들 거주 지역이고, 월 스트리트의 북쪽인 어퍼 이스트는 비즈니스맨들의 거주 지역이라고 한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그냥 지나 다녀도 그런 전형성이 느껴진다. 암튼 센트럴 파크 양 옆에 위치한 '어퍼 사이드(upper side)'는 비싼 동네. 그 위에 할렘으로 가면 다시 더러운 뉴욕으로 돌변. 다닐 때마다 너무 매끈해서 심심한 동네여서 정 안 가던 미들 이스트 지역에 갑자기 장미꽃들이 등장..

뉴욕 삼천포 2011.03.16

늦은 아카데미 시상식 이야기

언제부턴가 현실에서도 블로그에서도 매번 지각. 모범생 에너지가 일찌감치 소진된 건가. 이 포스팅은 결과보다는 정말 '시상식' 그 자체에 대한 것. (사진은 일하고 와서 업로드) 아무튼, 어제 수업 시간에 폴 뉴먼에 대한 리딩 샘플이 나왔는데 그가 배우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라 살짝 놀랐다.(샘플은 폴 뉴먼이 샐러드 드레싱 회사 차리게 된 배경에 대한 것이었다) 그때 문득 선생이 하는 말. "어제 밤에 오스카 시상식 했잖아. 남우주연상이 누구였어?" 학원내 영화전문가인 내가 입을 닫고 있을 리가 없다. "의 콜릭 퍼스요." 사람들의 무반응. '퍼스'의 F를 잘못 발음했나 싶어 다시 "콜린 훠ㄹ스요"라고 말했다. 선생은 "누군지 모르겠네. 영화도 모르겠고. 아마 안 볼 것 같아." ㅇㅂ ㅇ;; 님, 진심..

극장/by released 2011.03.02

이쯤에서 아카데미 시상식 이야기

'이쯤에서'라고 하기엔 시상식을 하루 앞둔 시간이라 좀 늦은 수다 주제이긴 하다. 그래도 기록은 남겨둬야 하겠기에. 내일 바로 칼럼으로 써야하기도 하지만. 미국 땅에서 이래저래 관심 있는 영화 보고 다니던 중, 시상식 시즌을 맞이하여 놀라운 깨달음을 얻었다. 예전 같았으면 듣도 보도 못한 후보작들을 막연히 추측해야 하는 상황이었을 텐데, 이럴수가, 거의 모든 영화들을 보고 나도 나름의 의견을 가질 수 있게된 것이다! 게다가 여러 영화들 개봉 당시 반응들까지 기억하고 있으므로 이래저래 (개인적으로) 흥미진진한 시간이 됐다. 사실 의 작품상 싹쓸이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진 이 영화를 그 정도로 높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후보작들 중에서 '작품상'을 이리저리 재보니 또 그만한 사회적 이슈를 가진 영화도..

극장/by released 2011.02.27

그래미 시상식 후폭풍

53회 그래미 시상식의 가장 큰 이변은 '올해의 앨범'의 아케이드 파이어와 '올해의 신인'의 에스페란자 스펄딩이다. 그래미 수상자 선정은 'National Academy of Recoding Arts and Sciences'라는 단체의 투표로 이뤄진다. 의역하면 '미국 음악인 협회'랄까. 후보자 선정도 이들이 하지만 대개는 대중적으로 성공한 앨범과 곡들이 후보에 올라간다. 거대 음반 회사의 로비가 어느 정도 있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론 많이 팔린 음반이 수상할 확률이 높다. 그 해의 아이콘같은 음악에 정통 '인증' 도장을 찍어주는 셈이다. 그러므로 그래미는 인디 음악 팬들에게는 그다지 중요한 행사가 아니다. 결과가 어느 정도 예측가능하기도 하고. 53회 '올해의 앨범' 후보는, 에미넴 , 레이디 가가 ,..

음악다방/live 2011.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