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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 of ny] 소호의 Torrisi Italian Specialties

 모처럼 친구와 맨하탄에서 런치를 먹기로 한 날. 이런 약속이 생길 때마다 식당 검색하는 건 내 몫. 열혈 검색으로 여러 레스토랑을 골라놓고 가격과 위치를 고려하며 끙끙대는 게 내 습관이다. 욕망은 많으나 우유부단한 자의 고통이랄까. 이래저래 인기 있는 식당들 가운데 한 번 맛보면 절대 잊을 수 없다는 이탈리안 식당으로 결정. 이름은 'Torrisi Italian Specialties'로 직역하면 '토리씨 이탈리아 전문 식당' 정도? 이 곳은 점심으로 hero라는 이탈리안-아메리칸 샌드위치를 판다.이탈리안하면 '파니니'만 알았던 나에게는 새로운 영역. 미국에 정착한 남부 이탈리안계 사람들이 1920년대 미국에 바게트가 수입되면서 데미-바게트(겉 바삭, 속 물렁)를 개발했고, 이와 함께 미국에서 많이..

뉴욕 모험 2011.06.17

무산일기 by 박정범

+ 블로그가 너무 놀고 있어서 미리 써놓은 글로 땜빵 중. 2011년 서울일기 @Movieweek *스포일러 있음 는 대다수 사람들이 애써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을 폭로한다. 별다른 재주도 없는 답답한 외모의 주인공, 그 이면에는 ‘탈북자’라는 꼬리표가 숨어있다. 이제 막 자본주의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먹고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도시는 쉽게 그를 받아들여주지 않는다. 목숨을 건 대가로 얻은 주민등록번호는 마치 주홍글씨처럼 탈북자들을 배제시키는 상징이 된다. 배는 곯지 않게 되었으니 타당한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곳은 벽보 하나 붙이는데도 치열한 경쟁의 논리가 적용되는 땅이다. 승철이 사이좋게 벽보를 붙이는 공간을 공유하려고 할수록, 그에게 돌아오는 건 경쟁자들의 폭..

극장/by released 2011.06.15

[브뤼트] Just Kids

* 에 언제 실렸는지 모르겠다. 웹상으로 확인이 안 된다. 한국에서 아직 출간 안된 저작물들의 출간을 촉구하기 위해 쓰는 지면이라고 들었다. 진심의 기록 글 패티 스미스 / 사진 로버트 매플쏘프 1967년. 랭보에게 매료되어 시인을 꿈꾸던 패티 스미스가 브룩클린에 도착했다. 갈 곳이 없었던 그녀는 신비로운 미술대학생 로버트 매플쏘프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곧 공간을 공유하며 함께 예술의 길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말에 이르기까지 둘은 지속적으로 영감을 주고 받으며 여러가지 예술 작품을 남겼다. 늘 배가 고팠지만 예술만으로 그 허기를 달랠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훗날 소녀는 펑크의 여신이 되었고, 소년은 인간의 육체를 직설적으로 담아낸 논란의 사진 작가로 변신했다. 그리고 그들은 뉴욕의 전설로 ..

뉴욕 삼천포 2011.06.02

6월이 오기 전 흥미로운 뮤비 콜렉션

뉴욕은 아직 5월 31일. 6월이라니 믿기지 않아. 영어도 별로 안 늘고 소설 챕터도 그대로인데 시간은 모두 어디로 도망가는 걸까. 지난 세월을 열심히 기억해서 집대성한 예. 당신이 30대라면 80~90년대 각종 비디오 게임들과 만화 아이콘들에 데자뷰를 느낄 것. '앵그리 버드'는 찬조 출연. 그런데 한국에서 앱으로 앵그리 버드를 다운 받을 수 없다는 게 진실? Goldfish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일렉트로니카 듀오. 유튜브에 귀요미 뮤비들이 가득. 보글보글, 소닉, 스트리트 파이터, 팩맨, 앵그리버드 등이 스쳐가는 이 뮤비의 정확한 레퍼런스들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이미 geek 친구들이 동영상을 게시. 요즘 즐겨듣는 tUnE-yArDs의 Bizness.(밴드명을 항상 저렇게 표기함) 음악은 신선한데 뮤..

연휴 동안 열심히 먹었다

미국에서 매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은 '메모리얼 데이'라 불리는 공휴일이다. 미국은 보통 공휴일을 날짜가 아닌 '몇 째주 무슨 요일'로 정하기 때문에 대개는 정기적인 연휴다. '메모리얼 데이'는 전쟁에서 사망한 모든 군인들을 기리는 날. 그러나 여느 나라의 공휴일이 그렇듯, 여기에서도 본래의 의의보다는 그냥 간만에 찾아오는 연휴일 뿐. 산과 바다로 놀러 가거나, 친구들 불러다가 바베큐 해 먹거나, 세일에 홀려 쇼핑하는 게 보통 일과다. 이중 우리 부부가 택한 건 두 번째. 뉴저지에 사는 후배님의 초대로 이뤄진 바베큐부터 시작. 뒷마당에서 고기랑 장어 구워먹으면서 술을 부어댔더니 어떻게 집에 왔는지 기억이 안 난다. -_- 일요일엔 플러싱 차이나타운에 두둥 하고 오프한 'New World Center'를 ..

뉴욕 모험 2011.05.31

[브뤼트 5월] 뉴욕타임즈 패션 포토그래퍼 빌 커닝햄

Photographer on the Street FILM HOMEPAGE 빌 커닝햄은 뉴욕 타임즈 주말판 ‘Style’ 섹션에 고정 칼럼 ‘On the Street’를 싣고 있는 사진기자다. 한 주의 거리 패션이 꼼꼼하게 담겨 있는 반 페이지 칼럼을 위해 그는 매일 뉴욕 거리를 돌아다닌다. 30년 이상 뉴욕 타임즈의 사진을 찍어 왔으니 독자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이다. 하지만 그가 현재 82세의 노인이며, 자전거를 타고 아날로그 니콘 카메라로 촬영을 한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얼마전 뉴욕 필름 포럼에서 빌 커닝햄을 다룬 다큐멘터리 이 개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 존재를 깨달았다.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거리 사진을 찍어왔던 빌 커닝햄은 영화 개봉 후 뉴욕을 대표하는 셀러브리티가 됐다. 늘 거리에 ..

극장/by released 2011.05.25

이런저런 5월

아는 분을 데려다 드리면서 방문한 맨하탄 북북쪽의 Fort Trayon 공원. 클로이스터 뮤지엄이 위치한 공원. 신랑과 함께 맨하탄 공원 중 가장 아름답다며 감탄. 돈많은 동네라서 그런 건가요? 배경으로 유명한 퀸즈의 코로나 파크도 좀 돌봐주지 않겠습니까, 뉴욕시여? 성지순례라며 놀러갔던 코로나 파크에서 누가 차문 열고 귀중품 훔쳐 갔다고 말했던가요? 흑. 나는 단지 길이 예쁘다며 찍었는데 신랑은 저 남자 때문에 찍은 게 아니냐며 의심을 했다. 저 남자가 어떤 남자였냐면, 아주 작게 크롭을 해서 뻥튀기를 해도 감출 수 없는 몸을 가지신 암벽 등반 사나이. 그러나 난 절대 저 남자 때문에 찍은 게 아니랍니다. 단지 길이 예뻐서. 그때는 이렇게 눈부신 햇살이 내리쬤는데 주말부터 비난리야. 비 좀 고만 오고 ..

뉴욕 모험 2011.05.17

아이티 뮤직 다큐멘터리 <When the drum is beating>

클라스메이트 중 한 명인 레스몽은 아이티에서 온 청년이다. 2010년에 끔찍한 지진을 경험했고 아직도 가족들은 아이티에 살고 있다고 했다. 그와 나눈 첫 대화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 했던 뮤지션 와이클리프 진에 대한 이야기였다. 약간은 농담조로 꺼낸 화제였는데 레스몽은 당연한 사실인양 "그는 미쳤다"고 말했다. 나는 여기 온 많은 외국인들처럼 레스몽이 암울한 개발도상국의 현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뉴욕을 찾은 줄 알았다. 언젠가 미래의 계획에 대해 영어회화를 할 때 레스몽은 분명히 말했다. "나는 여기서 회계사 공부를 하고 아이티로 돌아가서 나라를 재건하는 걸 도울 거야. 나는 아이티를 사랑해." 그 애정의 정체를 그 당시(근 두 달 전)에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냥 향수어린 애국심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웃은 어디로 갔을까

작년에 살던 집은 3층의 단독주택이었다. 방이 한 개였던 1층을 우리가 썼고 다른 두 세대가 각 층에 살았다. 뉴욕시 건축법에 따르면 3층 이하 건물은 콘크리트를 못 쓰게 되어 있다. 우리 집도 목조건물이었다. 그래서인지 방음이 엉망이었다. 게다가 윗층 사람들은 새벽 3시까지 집 곳곳을 분주히 오가는 이상한 분들이었다. 그 발걸음 소리가 그대로 전해졌다. 우리 침실 위층이 2층의 거실이라 소음이 더 심했다. 세상에서 제일 예민한 신랑님은 매일밤 한숨을 푹푹 쉬며 잠을 못 이뤘다. 헤비 메탈 공연장에서도 잘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나는(-_-) 쿨쿨 잘도 잤지만 시시때때로 스트레스를 받을 만큼 층간 소음이 심했다. 언젠가 새벽 한 시에 엄청난 소음으로 인해 완전히 화가 난 신랑은 2층으로 직격. 윗층은 우..

뉴욕 모험 2011.05.04

다큐멘터리 <God Bless Ozzy Osbourne>

오지 오스본의 장수 비밀은 록음악계의 미스터리 중 하나. 폭스 뉴스에서는 마약과 술에 쩔어 산 록커가 어떻게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뉴스로 내보낸 적도 있다. 60세가 넘은 오지 오스본은 여전히 십자가 목걸이를 하고 투어를 한다. 트라이베카 영화제에서 공개된 은 헤비메탈의 아버지이자 '프린스 오브 다크니스'의 장수 비결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다. 사실은 알콜중독 록스타의 생존 수기에 가깝다. 일전에 도 홀 드러머의 '갱생기'였는데, 요근래 음악 다큐계에선 청춘을 미친듯이 불태우고 살아남은 록스타들에게 경배를 바치는 스토리텔링이 유행인가 보다. 영화의 오프닝은 아르헨티나 공연 시작 전 뒷무대다. 홀로 있는 오지 오스본은 간단한 운동을 하고 여러가지 발성 연습을 한다. 입고 있던 검은 티셔츠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