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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Favorite Music

한해를 정리하는 훼이보릿 트랙들. 언제나 한해 음악감상은 뒤늦게 발견한 앨범들로 시작한다. 앨범이 꼭 갓나올 때만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니까.게다가 나는 구닥다리 감상자라서 빌보드 히트곡들 빼고는 곡 하나만 흘려버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무조건 앨범을 통째로 듣는다. 올초엔 Girls 공연 전후로 그들 노래에 푹 빠져 지냈고, 늦겨울엔 Fleet Foxes의 Helpless Blues에서 빠져나오질 못했고, Wye Oak도 뒤늦게 좋아지고, 수퍼볼 경기 이후 엄청나게 떠서 라디오에서 끊임없이 튀어나왔던 FUN도 이래저래 많이 들었다.그러고 봄에 비치 하우스. 뭐야 이 마약 음악은. Myth부터 시작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네. 이 앨범이 또 겨울에 엄청 잘 어울려서 지금도 일용할 양식처럼 듣고 있다. 일..

Just now

옛날 블로그에 들어갔다 딱 5년 전 화내며 써내려 간 포스팅을 발견.무도덕, 무합리, 무인권의 5년을 맞이하고 싶지 않다면 투표를. 'NO MB'라는 문구가 프린트된 티셔츠를 만들고 싶었으나 이젠 너무 늦었군. 정치인들에 대한 실망은 점점 나라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진다. 이 나라가 무너지고 있는 이유는 돈을 못 벌어서가 아니라, 벌어들인 돈이 제대로 분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건 아파트를 세워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비리와 주먹구구로 점철된 사회 구조를 뜯어고쳐야만 가능하다. 게다가 지금의 나라를 움직이는 세력인, 피해의식 심한 386들은 지 자식의 인생을 완벽하게 디자인해주겠다며 땅투기로 이어지는 사교육에 월급을 갖다바치고 있다. 마케팅에 점령당한 이 땅의 청춘들은 '돈만 쫓는' 부모의 매..

생존기 2012.12.19

스카이폴 인터뷰들

* MOVIEWEEK 지면관계상 생략된 기사 전문. 뉴욕 프리미어 & 인터뷰 50주년 007, 드라마로 진화하다 제임스 본드 50주년 숀 코네리가 담배를 물고 쿨한 말투로 “본드, 제임스 본드”라고 이름을 밝혔던 첫 007 영화 (1962)가 개봉한지 50년이 지났다. 숀 코네리, 로저 무어, 조지 레젠비, 티모시 달튼, 피어스 브로스넌, 대니얼 크레이그 등이 수트를 고수하는 스파이계의 쾌남을 차례로 연기하며 세계도 지키고 수많은 본드걸들과 사랑도 나눠왔다. 가족으로 따지면 3대가 족히 흥할 이 기간 동안 싱글남 제임스 본드의 캐릭터도 조금씩 변했다. 그는 더 이상 여자들과 노닥거리며 스카치를 즐기는 여유로운 마초 젠틀맨이 아니다. 대니얼 크레이그가 등장한 때부터 제임스 본드는 부지런히 발로 뛰어다니는 ..

극장/by released 2012.11.05

St. Vincent & David Byrne @ Williamsburg Park

* 만사가 귀찮다며 퍼져있던 자신을 추스리고자 졸린 눈 비벼가며 억지로 블로깅. 심드렁하게 늘어져있던 중에 비까지 오는 토요일이었다. 세인트 빈센트와 데이빗 번이 앨범이 낸다는 정보를 접하기도 전, 아마 늦봄쯤에 샀을 둘의 조인트 공연 티켓. 언제나 볼 수 있으려나 했는데 그 날은 기어이 오고 말았고, 하필이면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같이 가겠다고 약속한 남편님은 시험공부로 인해 가기 싫다고 거부 반응을 일으켰지만, 50달러가 넘는 티켓값을 무기삼아 설득에 설득을 거듭해 브룩클린 윌리엄스버그 공연까지 휙 날아가는데 성공.(차를 끌고 가면 20~30분 거리가 대중교통을 타면 1시간 반이 걸리는 미스터리 행로) 티켓엔 도어 오픈 시간이 6시 반이라고 써 있으니 아마도 공연은 한두 시간 지나 시작할 터. 공연..

음악다방/live 2012.10.09

[NYFF] Amour by Michael Haneke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영화를 언어로 정리하는 순간 영화가 죽어버린다고 말했다.고로 이 글 또한 영화를 죽일 가능성이 있다.개인적인 메모이니 읽고 싶은 분들은 영화를 본 후에 읽으시길.인용은 인용부호와. 취향의 역사가 알알이 배어있는 낡은 아파트에서 정답게 늙어가는 노부부는 제자의 피아노 연주회를 보고 돌아온다.다음날 아침 할머니가 잠깐 정신이 나가면서 반복되던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 병원에 갈까 말까 실랑이를 하다가 장면이 바뀌면 몸 오른쪽이 마비돼 휠체어를 타고 병원에서 돌아오는 할머니의 모습이 등장한다. 더 이상 놀랄 일도 설레일 일도 없는 인생의 끄트머리에 젊은이라도 감당하기 힘든 거대한 비극이 닥친다. 다정한 할아버지는 새로 맞이하게된 간병의 일상을 의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인간의..

극장/by released 2012.10.06

문 잡아주기 강박증

뉴욕에 온 뒤 여러가지 문화적 충격을 느껴봤지만 그 중 하나가 문 잡아주는 문화. 그게 더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미국 애들이 공공 장소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 개념이 없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타인이 문 앞에 올 때까지 문을 잡아주는 것에 대해선 굉장히 민감해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상점을 들어가거나 나갈 때 문을 잡게 됐는데 바로 뒤에서 따라오거나 앞에서 나오는 사람이 있을 경우 그가 지나갈 때까지 문을 잡아주는 게 예의다. 근데 그거 말고는 또 딱히 여기 애들 행동거지상 '예의'라고 부를 만한 게 없다. 뭐, 상류층 쪽은 다를 수도 있겠으나 서민들이 의도치 않게 부비부비하며 살아가는 공간에서는 조금만 닿아도 '아임 소리' 해야하는 등 주로 사과할 일이 많지 남 배려해주는 경우는 별로 없어서. 그..

뉴욕 모험 2012.08.04

언니들 음악

무언가를 앞두고 딴짓에 열중하는 나쁜 습관이 있는 나는,내일 어떤 밴드를 만나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질문짜기를 미루고 미루면서, 한때 그 밴드를 좋아했던 마음을 살피기 위해 2000년대 중후반에 열공했던 옛날 블로그를 뒤지면서 킥킥 거리게 됐고,사람이 쉽게 변하는 게 아니구나 깨닫고, 예나 지금이나 쓸데없는데 에너지 소모하는 모습은 변함이 없다하면서,그래도 동시대 음악 모아놓는 습관이 나중에 볼만하구나라는 생각에,방만해진 나의 정보 모으는 자세를 반성하기도 하며,사실은 며칠 전 다녀온 캠핑이나 저번주 막을 내린 뉴욕아시안영화제 사진들을 주룩 붙여놓는 포스팅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지만,삼천포로 빠져버린 멘탈이 언제나 의무감을 이겨냈기 때문에,언니들 뮤직비디오 세 개를 포스팅하게 되었다는,7월 25일 밤 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