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다방/live

지산이 부러워서 이러는 건 아니야 - 0727 Flaming Lips@Terminal 5

marsgirrrl 2010. 8. 2. 13:59
남들은 지산에서 펫숍보이즈 영접하고 간증 후기 쓰는 가운데, 동떨어진 곳에서 나는 드디어 플레이밍 립스 공연을 보고 림보에 머무르고 있는 중. 현실로 킥하는 방법을 모르겠나이다. 어쨌든 시작.(인셉션 본 티를 내는 중)

내 인생에 꼭 봐야할 공연 셋을 꼽는다면 알이엠, 소닉 유스, 플레이밍 립스 되겠다. 뉴욕땅에 도착해 각종 공연을 뒤지기 시작한지 어언 한달 후, 플레이밍 립스가 센트럴 파크에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매진. 다음 공연을 기약하며 통탄의 눈물을 흘리던 중 맨하탄의 유명 공연장인 '터미널5'에 갑자기 공연 리스트 추가된 것을 발견. 앞뒤 가리지 않고 예매에 성공! 7월 27일 전날부터 벅차오르는 감정을 통제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공연장에 도착하니, 2층 라운지에 올라와 빙빙 돌아가며 줄서서 1층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구조. 기다리는 동안 무언가를 먹게 만드려는 주최측의 배려(!!!)가 느껴졌다. <스핀> 25주년 기념 공연이라 공짜로 나눠주는 <스핀> 매거진 겟.

무질서해보이지만 나름 질서 있게 줄 서 있는 중임

곱게 화장하고 형님들 보러온 아해들


공연은 30분 넘게 지연됐다. 일찍 들어오는 바람에 사람들 중간에 끼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웅성웅성 되는 관객들 앞에 갑자기 등장한 다섯 명의 청년들. 기타리스트 3명, 베이스, 드럼으로 이뤄진 이들의 이름은 Fang Island.

프로그레시브 록의 영향을 받은 폭풍 연주. 거의 노래 없이 미친듯한 기타 연주로 갈데까지 가는 애들이었다


팽아일랜드의 소박한 무대는 빠르게 주황색으로 바뀌었다. 정체불명의 기계들이 설치되고 그 모든 준비를 지휘하기 위해 웨인 코인 형님 등장. 기다림에 지쳐가던 팬들은 그가 등장할 때마다 숨 넘어갈 듯 꺆꺆대고. 마침내 웨인 코인 형님은 "조금만 더 기다려줘"라며 양해를 구하심.

언제나 그렇듯 수트 차림. 오늘은 실내공연이라 단추를 풀렀어욤..꺅꺅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