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54

2009 last korean blockbuster

후기. 긍정적 의의, 다음 단계의 영화를 위해선 언제나 시행착오용 실험 괴작은 필요한 법. 부정적 의의, 그게 왜 하필 최동훈 영화? 그리고 부정적 단상들. 궁금한 분들만. 영화를 보면서 계속 스스로를 의심했다. 1. 를 보니 웬만한 시각효과는 귀엽기만 하구나. 그래서 그런 걸 거야. 한국 CG가 후져서 그런 게 아닐 거야. 2. 후시녹음이 너무 튀어서 더빙판 애니메이션 같은데? 아닐 거야.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져서 괜찮을 거야. 3. 액션 편집이 너무 산만해서 뭘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내가 도술 액션의 깊은 뜻을 알아 채지 못 해서 그런 걸 거야. 4. 왜 이렇게 지루하지? 아직 이야기의 1/3밖에 안 됐는데? 조금만 더 가면 가속이 붙겠지, 그럴 거야. 5. 80년대 어린이 영화같은 당혹스러운 ..

극장/by released 2009.12.14

must see movies

100여년전 돈 벌러 미지의 세상 멕시코로 왔던 한인들. 돌아갈 수도 없는 이역만리의 땅에서 그들이 경험해야 했던 건 혹독한 노동. 한치 앞의 인생도 보이지 않았던 절망 속에서도 인간의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다는 그 '기적'에 대한 다큐멘터리. 체 게바라와 한국인 사이의 거리를 시적인 감성으로 짚어가는 여정. 쿠바에 갔던 송일곤은 요근래 한국에서 실종되버린 가치인 '낭만'을 선물로 들고 돌아왔다. 감히 올해 최고 로맨틱 무비라 말하고 싶다. 90년대가 낳은 최고의 이야기 중 하나임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소년이 '어쩔 수 없이' 신화가 되어야 했던 슬픈 시절에 대한 타임캡슐. 그 모든 비극은 어른들 탓이었을까, 혼란스러운 내 자신 때문이었을까. 까지는 90년대 노스탤지어까지 겹쳐 텍스트를 재해석하고 '..

극장/by released 2009.12.12

jarvis cocker in fantastic mr. fox

저비스 코커가 웨스 앤더슨의 신작 애니메이션 에 노래하는 역할로 출연. 대사는 별로 없고 노래 부르는데 열중. 대사는 한 줄 이라는 듯. 그나마 내레이션이 있었다는데 편집됐다고 한다. 밴조 켜며 "Zippy zee, zappy zah, yappy yo doodle dum"이라고 부르는 귀여운 노래 petey's song이 stereogum에 공개됐다. 이 소식에 흥분하여 출근을 앞두고 새벽에 디깅하고 있는 상태.(그런데 저 사이트 들어가면 애니멀 컬렉티브의 신곡도 들어볼 수 있다. 더 4차원이 되었음) 개봉 안 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12월 24일에 개봉 잡혀 cgv 무비꼴라주 라인에서 상영. 저비스 코커는 현재 파리에서 계속 다양한 음악 예술에 힘쓰고 있으며, 지금은 런던 갤러리에서 아티스틱한 퍼포먼..

극장/by released 2009.11.30

this is it

만약 마이클 잭슨이 살아있었다면 그는 공연 리허설 따위를 영화로 만드는 것에 절대 찬성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수십년간 지속되어온 MJ 마법 부흥회의 원리를 까발리는 신성모독에 가까운 행위이기 때문이다. 에 부제를 붙이자면 '마이클 잭슨이 환상을 창조하는 법' 정도가 되지 않을까. 리허설이 진행되는 동안 그의 머릿속은 오로지 '쇼'로 꽉 차있는 듯 보인다. 자신의 쇼를 보러온 사람들에게 최대한 행복한 환상을 보여줘야 한다는 프로페셔널의 강박관념이 그를 움직이게 만드는 듯하다. 은 마이클 잭슨을 'King of Pop'이라 부를 수 있는 가장 큰 증거물이 됐다. 그는 단순한 팝가수가 아니였다. 팝의 장인, 나아가서는 '쇼의 장인'이었다. 올해 3월 마이클 잭슨은 영국에서 공연을 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

극장/by released 2009.10.30

부산에서 보고 싶었던 영화들

+ 부산영화제 시간표를 보고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는 말을 했지만, 결국 출발 전날에 다시 둘러보고 보고 싶은 영화들을 체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금토일 3일간 빼곡하게 업무와 술자리가 있어서 어차피 영화 보는 건 불가능했다. 영화기자가 정작 영화제 가서 영화를 볼 수 없는 상황이 아이러니해서 슬퍼요. 사실 영화제 취재 맡으면 극장 구경 제대로 못 하고 dvd 룸에서 살아야한다는 슬픈 현실.(그래도 조시를 만났다고 각종 부러운 눈총을 받고 돌아옮) + 가장 보고 싶었던 영화는 알랭 기로디의 신작 . 예전에 전주에서 특별전을 보고 반한 감독인데 간만에 신작을 만들었다. 퀴어영화계의 홍상수 같기도 하고 남기웅 같기도 한데(아 너무 간극이 큰 비유) 아무튼 '퀴어'를 떠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무심한 듯 도..

극장/by released 2009.10.13

여름 한국 영화들, 힘을 모아 으랏차차

(주의: 스포일러 있음. 선입견 생길 수 있음) 대마도를 박살내고 부산 앞바다에 도착한 메가 쓰나미. 하필 수백만명 모이는 메가 휴가철에 해운대를 덮쳐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인지상정 휴먼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가난한 연인들도, 좀처럼 화해가 힘든 이혼 부부도, 불효막심한 아들놈도, 싸가지 없는 서울 애들도 쓰나미 앞에서 똘똘 뭉쳐 '한민족' 가족주의 회복에 나서야만 하는 상황이 코앞에 닥친다. 의 메가 쓰나미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경상도 스타일의 수사의문문을 주제로 품고 있다. 바로 '우리가 남이가?'라는 것. 알고 보면 '나는 네 아빠'였고, 너를 위해 죽을 수도 있는 119 구조대원이었던 것이다. 시선을 옆으로 이동하면 전라북도 무주에서는 스키점프 연습이 한창이다. 입양됐다가 다시 한국으..

극장/by released 2009.08.06

이안의 <Taking Woodstock>

칸영화제에서 가 첫공개되던 시간, 경쟁부문작 이안의 상영도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나에게 화제의 중심은 어차피 수작 영화가 될 가 아니라 무려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스크린으로 옮긴 이안의 신작 되겠다. 당시 근처 모텔집 아들로 페스티벌 관계자와 농장주를 엮어줬던 엘리엇 티버의 논픽션 [Taking Woodstock:A True Story of a Riot, A Concert, and A Life]를 각색했단다. 티버는 책을 소개하기 위해 토크쇼에 나갔고, 대기실에서 홍보하러 온 이안 감독을 만났다고. 그게 인연이 되어 이제 이안 감독은 서브컬처의 전설이자 로망 '우드스탁'까지 그 드라마틱 마이다스 손을 빌려주게 된 것이다. 이후 오랜만의 코미디. 시대의 다른 버전.(은 나의 올타임 훼이보릿) 이 영화..

극장 2009.05.18

<박쥐> by 박찬욱

(스포일러 완전 많음) 상현은 나무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하얀 문을 열고 나온다. 한 낮의 눈부심으로 가득한 이 곳은 수도원의 병실이다. 생을 힘겹게 이어가는 남자가 자신이 행했던 '카스테라 선행'에 대해 신부에게 들려준다. 한 가지 선행이라도 신이 기억한다면 천국에 가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소망이다. 상현이 할 수 있는 일은 리코더로 라이브 음악을 들려주거나 허술한 마술을 통해 아픔의 순간을 '심리적으로' 잊게 만드는 것. 그러나 그는 의사가 아니다. 기도만으로 인간을 구할 수 있을런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그는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릴 수 있는 전염병 백신 개발에 자원한다. 자살과 순교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놓여 있는 행위이지만, 결과적으로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는 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

극장/by released 2009.05.02

레슬러 by 대런 아로노프스키

80년대 레슬링 스타는 녹록치 않은 몸을 이끌고 오늘도 무대에 선다. 관중도 적은 무대에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지만 노가다 백날 뛰던 사람이 안 뛰면 더 병나듯, 레슬러는 그렇게 습관적으로 링으로 향한다. 올라간 링 위에서는 프로페셔널 마인드를 잃으면 안된다. 백전노장은 적절한 타이밍에 손수 상처를 내서 피범벅이 되고, 적절한 타이밍에 반전의 재미를 선사한다. 링 밖에 그들을 향해 환호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그는 외롭지 않다. 그러나 램 짐의 쫄쫄이를 벗고 체육관 밖을 벗어나면 그는 '루저' 로빈 램코스키일 뿐이다. 레슬링의 '레'자도 모르는 아이들과 한판 놀아주거나, 자신이 주인공인 80년대 닌텐도 게임이나 부스럭거리고 있다. 돈도 없고 약으로 버텨야 하는 삶. 유일한 가족인 딸에..

극장/by released 2009.03.14

090309 new movies update

짐 자무시 새 영화 [The Limits of Control Movie] 예고편. 아이작 드 반콜이 법 없이 행동하는 처리사 역할인 듯. 주인공 멋있는 와중, 뜬금없는 가엘군과 미미시스터즈같은 틸다 언니, 빌 머레이 노닐고. 도무지 무슨 영화가 될지 아리송. 미국에서 5월 22일 개봉이라는 걸 보니 칸영화제 가실듯. 갑자기 큰 웃음 주는 제이크 질렌할. 촬영중. 유년 시절의 그 게임이 원작 맞다.(마이클 베이씨 제작) 질렌할은 아무리 연습해도 벽 따라 걷는 건 무리라는 멘트를 남겼다. 사진 한장만 봐도 괴작의 풍모가. 단짝 친구 히스 레저를 잃어버린 충격 때문이냐, 아니면 여친 리즈 누님이 하라 그랬냐! 잭 블랙과 마이클 세라의 아름다운 캐스팅 . 올해 최고 기대작이로구나. 작가가 감독하는 원시인 개그 ..

극장 2009.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