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다방 69

brit sound

미국의 메인스트림 음악은 미국 음악이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미국이나 영국이나 'go west' 범주로 묶고 있었던 일개 아시아 평민은 때때로 미국의 국산품 애호 취향에 놀랄 때가 있다. 하긴 '미제' 음악만 들어도 풍족하니 남의 나라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다. 그나마 뉴욕은 전세계에서 예술가랍시는 분들이 다 모여들기 때문에 비교적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중론. 이러니 영국 애들이 '브리티시 인베이젼'을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모양. 예를 들어, La Roux 앨범이 정식발매된게 올해다. NPR은 작년 'Little Boots'의 앨범을 '2010 지금까지 베스트'에 포함시켰을 정도. 그러니까 여기서도 음악 좀 듣는 애들은 영국 음악들으며 '쿨키즈'임을 자랑스러워한다는 것.(영화는 더 심하다...

에미넴과 제이지를 보러 갔다가

내 또래가 다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내 음악 취향은 록을 기반으로 힙합이 섞여져 있다. 메탈이 끝물을 타던 90년대 초부터 팝송에 빠져들어서 모던록과 브릿팝의 부흥에 심취하는 한편, 거대한 알앤비와 힙합의 물결에도 발을 담그고 있었다. 널바나와 보이즈 투 멘을 동시에 사랑하는 차별 없는 마인드의 리스너로 성장. Warren G와 Arrested development같은 애들도 나의 올타임 훼이보릿이란 말이지. 그리고 나서 일렉 폭풍을 맞이하여 잡다구리한 취향을 가지게 됐다. 결론은 장르 상관 없이 좋은 음악이 좋은 음악. 그러므로 섭템버에는 닥치고 지풍화 형님들의 '섭텝버'를 들어야 한다는 결론. -_-;; 각설하고, 유니버설뮤직의 협찬으로 일찌감치 솔드아웃된 에미넴과 제이지의 'Home and Home..

음악다방/live 2010.09.20

perfect

2000년에 함께 스매싱 펌킨스 공연을 본 뒤 한참 동안 주저 앉아 아픈 다리와 흥분을 삭였던 친구는, 오랜만에 나온 스매싱 펌킨스의 신보를 들어보곤 "아아, 완전 구려"라며 비명을 질렀다. 친구가 아이 낳고 정신 없는 와중에 반가워 하며 모처럼 들은 음악이었던 터라 내가 더 안타까웠다. 그런 그들이 얼마전 한국에서 공연을 했다고 들었다. 10년 전 빌리 코건은 "이게 우리의 마지막 콘서트"라고 말했다. 하긴, 20세기의 스매싱 펌킨스는 마지막이었다. 신보가 구린 건 절대적으로 맞다. 그러나 요즘 나는 아인슈타인 박사님 급의 상대론에 빠져들고 있다. 사실은 음악이 아니고, 우리가, 사회가 변한 게 아닐까? 막연한 청춘의 우울을 공유하던 시기가 끝나버려서 그런 게 아닐까? 그때만 해도 우리는(?) 좋은 차..

지산이 부러워서 이러는 건 아니야 - 0727 Flaming Lips@Terminal 5

남들은 지산에서 펫숍보이즈 영접하고 간증 후기 쓰는 가운데, 동떨어진 곳에서 나는 드디어 플레이밍 립스 공연을 보고 림보에 머무르고 있는 중. 현실로 킥하는 방법을 모르겠나이다. 어쨌든 시작.(인셉션 본 티를 내는 중) 내 인생에 꼭 봐야할 공연 셋을 꼽는다면 알이엠, 소닉 유스, 플레이밍 립스 되겠다. 뉴욕땅에 도착해 각종 공연을 뒤지기 시작한지 어언 한달 후, 플레이밍 립스가 센트럴 파크에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매진. 다음 공연을 기약하며 통탄의 눈물을 흘리던 중 맨하탄의 유명 공연장인 '터미널5'에 갑자기 공연 리스트 추가된 것을 발견. 앞뒤 가리지 않고 예매에 성공! 7월 27일 전날부터 벅차오르는 감정을 통제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공연장에 도착하니, 2층 라운지..

음악다방/live 2010.08.02

0716 siren music festival @ coney island

사이렌 뮤직 페스티벌은 뉴욕 문화 주간지 가 매년 '무료로' 제공하는 페스티벌이다. 인디 문화를 사랑하는 매체인만큼 주목하는 인디밴드들로 라인업을 구성한다. 장소는 코니아일랜드. 스테이지는 두 개. 뉴욕의 여름을 대표하는 행사 중 하나로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다. 거쳐간 밴드들만 해도 피치스, 더 신스, 슬리터 키니, 모디스트 마우스, 더 킬즈, 데스 캡 포 큐티, 블론드 레드헤드, 스푼, 시저 시스터스, 크립스, 스타스, 엠아이에이, 복스트롯, 라라라이엇, 브로큰 소설 신 등 다양. 지금은 어느 정도 인디계 스타가 된 밴드들이지만 언젠가는 그들도 무명 밴드였다는 사실. 그러므로 이 페스티벌 팬들은 빌리지 보이스의 안목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감을 갖고 있다. 올해 헤드라이너는 매트 앤 킴, 홀리 퍽. 그..

음악다방/live 2010.07.24

뉴욕은 음악의 도시

뉴욕은 어디로 지나가든 하루에 한번씩 길거리에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도시. 아마추어 뛰어넘는 실력을 가진 분들은 지하철 역에서 공식적으로 이름을 내걸고 공연을 뛰신다. 딱히 그렇지 않아도 그냥 앉아서 연주하면 그 곳이 바로 무대. 퀸즈와 맨하탄을 오가는 7호선엔 영어와 스페니쉬를 함께 쓰는 멕시칸 기타맨이 항상 등장해 서울 지하철 잡상인에 대한 향수(?)가 생길 틈이 없다. 공원을 가도 누군가가 뭘 연주를 하거나 노래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뉴욕커는 예술가와 예술가 워너비와 변호사로 나뉘는 거 같아.(유학생 제외) 여름에 뉴욕을 찾는다면 시내 곳곳에서 공짜 대형 공연들을 즐길 수 있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음악 페스티벌만 해도 네다섯개. 센트럴 파크, 브라이언 파크, 프로스펙트 파크 등등 파크들에서 심..

음악다방/live 2010.07.24

이클립스 사운드트랙에 대한 단상

사운드트랙 수퍼바이저 알렉산더 팻사바스는 '메인스트림'에 '인디 뮤직' 트렌드를 만든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음악 자체가 잘 나서였겠지만, 그녀가 아니었다면 스노우 패트롤이나 뮤즈가 미국에서 이만큼 성공을 거뒀을까 의심된다. 스노우 패트롤의 'Chasing cars'가 두번째 시즌 마지막에 울려퍼질 때만 해도 그들의 앨범 판매량은 2000장 정도였다. 피터 비요른 앤 욘의 'Young folks'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된 곳도 였다. 오죽하면 2시즌 앨범은 그래미 시상식 최고 모션 픽처 앨범 후보에도 올랐다. 도, 에도 팻사바스의 이름이 올라있다. 그리고 시리즈에 참여하면서 그 이름은 전설이 됐다. 문제는 의 팬층과 그녀가 사랑하는 인디뮤직의 팬층이 거의 물과 기름 수준이라는 것. 1편 때만 해도..

언니들 summer songs

Robyn 'Dancing On My Own' (Official Video) from Robyn on Vimeo. 나도 머리숱이 많았으면 좋겠다. 나도 클럽에서 지지 않을 파워풀 골격을 가졌으면 좋겠다. 춤추다 한 대 칠 기세. 로빈 언니는 로익솝 'the girl and the robot'의 파워풀 피처링 주인공. 노르웨이 언니임.(사실은 동생) 올 여름 최고 호감곡. 가사도 마음에 와닿아. 나홀로 춤을. M.I.A-XXXO 반응은 그닥 좋지 않다. 얘랑 레이디 가가랑 대체 뭐가 다르냐는 논란까지. 네가 좋아하는 급진적 정치 코멘트는 그냥 악세사리인 거니. 가가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아무튼 나는 가가는 여전히 비호감. '알레한드로' 뮤비 때문에 마돈나 따라했다는 논쟁이 한창인데, 어차피 마돈나에게 오..

new songs 0621

stars - fixed 캐나다 밴드의 약진 scissor sisters - fire with fire 가위 언니들이 밤무대로 돌아오셨다. MGMT - it's working 지금 현재 힙스터의 모든 것 + 그리고 킬러스 보컬 브랜든 플라워스의 솔로 앨범 중 첫 싱글 crossfire는 여기에서 감상. 그라머시 파크 호텔에서 만난 브랜든 플라워스는 친절하지만 답변은 짧게 하는 힘겨운 인터뷰이였음. 아니면 내 영어가 짧아서.-_- 개인 앨범은 9월 발매 예정.

spring new music

3월 중순을 향해 달려가는데 왜 이렇게 추운 건가. 막달에 도시가스비 10만원대 달성하고 가야겠니? 와 를 갖고 할 말 좀 있지만 일단은 음악 이야기부터. 요근래 듣고 있는 음악들 소개. massive attack-splitting the atom 간만에 새로 나온 매시브 어택 앨범 중 첫 싱글. 처음에는 '웬 레오나르 코헨인가' 했는데 계속 듣다 보니 가장 귀에 꽂히는 노래다. 90년대처럼 혁신적인 음악을 들려준다기보다는 '트립합에의 향수'에 더 기대있다는 생각. 대체로 무난한 bgm. Gorillaz - Stylo (full version) 격하지 않은 비트. 조금 부드러워진 데이먼 알반의 목소리. 이것 또한 무난한 싱글이다. 언제나 음악보다는 문화 트렌드를 아우르는 '스타일'로 주목받는 프로젝트 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