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완전 많음) 상현은 나무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하얀 문을 열고 나온다. 한 낮의 눈부심으로 가득한 이 곳은 수도원의 병실이다. 생을 힘겹게 이어가는 남자가 자신이 행했던 '카스테라 선행'에 대해 신부에게 들려준다. 한 가지 선행이라도 신이 기억한다면 천국에 가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소망이다. 상현이 할 수 있는 일은 리코더로 라이브 음악을 들려주거나 허술한 마술을 통해 아픔의 순간을 '심리적으로' 잊게 만드는 것. 그러나 그는 의사가 아니다. 기도만으로 인간을 구할 수 있을런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그는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릴 수 있는 전염병 백신 개발에 자원한다. 자살과 순교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놓여 있는 행위이지만, 결과적으로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는 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