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다방/memorable

음악을 너무 잊고 살았구나

marsgirrrl 2010. 2. 2. 18:06
+ 오지은과 스왈로우. 따뜻한 대화. 소박한 소통들. 긴 인생을 살다 보면 한 순간의 좋은 기억으로 남을 그런 것. 음악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을 끝내야만 해서, 아- 마감이 닥쳐와야, 신데렐라가 열두시 시간약속 지키려고 유리구두 벗어던지고 100미터 15초에 끊었겠구나 하는 걸 깨닫네. 음악을 너무 잊고 살았나. 갑작스런 음악 허기에 하루종일 웹을 뒤지고 있다. '요즘 뭐 들어?' '소녀시대' 이런 대화는 좀 그만 하고 싶어.

"3집에 어떤 가사를 쓰게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아마도 거대한 농담같은 앨범이 되지 않을까. '나도 이게 언제까지 갈줄 모르겠지만 사랑해. 오월의 코끝을 스쳐가는 바람처럼 사랑해' 그런 느낌이요. 진실인데 농담인 그런 거. 저도 모르겠어요. 하하. 2집은 20대의 멍청한 부분을 정리하는 기분이였어요. 기대하고 멍청하게 굴고 자기를 연민하고. 그런데 연인과 헤어진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자기연민 말고 뭐가 있나요? 지금 일본어 앨범 때문에 1, 2집 가사를 다시 써보고 있는데, 이 아이는 너무 뜨거운 청춘인 거예요. 저는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그걸 서글프다고 느끼진 않아요. 그 순간을 남긴 걸로 제 할 일을 다한 거 같아요. 제가 지금 공감을 안 해도, 지금 겪고 있는 아이들이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잖아요. 그럼 된 거 같아요. 미성숙이라는 소리를 듣긴 했는데, 미성숙했으니까 미성숙한 거죠." _오지은


"어떤 사람들은 '자이언트'가 왜 스왈로우 곡이냐, 허클베리 핀 곡이 아니냐고 해요. 길게 봤을 때 맞지 않아요. 허클베리 핀의 신곡들을 만들면서 공연에서 계속 선보이고 있는데 '자이언트'나 '헤이 유'는 들어갈 자리가 없어요. 허클베리 5집은 엄청난 록앨범이 될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자이언트'가 허클베리 핀의 3집이나 혹은 4집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몰라요. 5집에서는 그런 노래의 위치가 애매해요. 저는 사람들 생각보다 굉장히 터프하게 움직여요. 허클베리 핀의 음악들이 원초적이고 강렬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어떻게 보면 섹시하기도 한, 좀 더 본능에 가까운 음악으로 가고 있거든요. 저한테는 허클베리 핀 5집이 분수령이 될만한 앨범이에요. 내가 원하는 레벨로 만들어 내지 못하면 그 이후 음악 인생이 탄력을 못 받을 수 있어요. 그걸 내 스스로 증명을 해야 돼요. 그리고 허클베리 핀이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하나의 소실점을 향해 계속 가고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스스로가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스타일을 지향한다든가 단순하게 좋은 노래 몇 개 모아 해결되지 않을 거란 거죠. 좀 더 중심에 가까운 걸 원해요." _스왈로우

+ 2009년에 많이 들었던,
2008년에서 이월된 fleet foxes, passion pit, manana, royksopp, big pink, girls, atlas sound, flaming lips, hot chip, frantz ferdinand, arctic monkeys, animal collective는 'my girl'만. 문샤이너스는 'wonder years'만. 오지은, 장기하와 얼굴들, 브로콜리 너마저, 정재형, 9와 숫자들, 뒤늦은 interpol과 mogwai.

+ 잠깐 코믹 타임. 외모가 귀여우면 가라오케가 곧 뮤직비디오. Arctic Monkeys - 'Cornerstone'


+ 아이돌뿐만 아니라 연예인을 소비하는 방식이 너무 새디스틱하다. 인생을 쥐고 흔드는 정치인들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연예인들에게 배출하는 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심증. 예능 쇼멘트가 뉴스로 둔갑되는 시시콜콜한 가십들이 포털을 장악하고 머리를 거치지 않은 단발적인 댓글들을 늘어놓고 히히덕. 연예인들이 정치인들과 달리 즉각 피드백 보내주니 그들 앞에서 '왕'이라도 된듯하니. 강자에게 설설 기고 약자에게 오만한 더러운 사회. 오해만발 대통령을 달고 사는 동안 인간 사이 소통능력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모양. 그 와중에도 사람들 위로하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고 순박하게 음악 만드는 뮤지션들이 고마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