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다방/live

stress gathering

marsgirrrl 2009. 9. 20. 02:17

한국에서 음악 페스티벌은 '최고의 일탈장소'로 이미지 메이킹이 된 건가? 타인 무시해도 되고, 자기 봐달라고 G마켓 신상 코스프레하고 오고, 쓰레기 아무데나 버려도 되고, 고성방가 상관없고, 은근슬쩍 성희롱도 너그럽게 넘어갈 것 같고. 쌀쌀해지는 저녁 웬만한 물 좋은 나이트보다 물 좋을 것 같아 '한강 나이트'라고 생각하고 온 건가? 무리지어 오면 개인의 영역은 마음껏 넘나들어도 되니? 너네는 '사회적 거리'도 모르니? 뭐, 그 정도로 똑똑했으면 이 창의적인 페스티벌에 나타난 표절 회사 아이돌 스타를 보고 그렇게 열광하지도 않았겠지.(그분의 오늘 히트 멘트는 "제가 좋아하는 외국곡 부르겠습니다. 디스 러브." 하면서 번안한 자기 노래 부른 것. 내 알기론 처음에는 작곡가명에 마룬5 안 썼다죠? 난 정말 야유 나올줄 알았음)

로익솝의 새곡들을 환희에 차서 듣고 있는 가운데, 정말 끊임없이 가방을 밟으며 곁을 스쳐가는 년놈들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버렸다. 분명히 지나갈 수 없는 틈인데도 불구하고 지나가려는 심리는 도대체 어디서 기인하는 걸까? 한국, 외국인 가릴 거 없이 '돌아서 가라'고 징징대고. 나중에 알고 보니 나가는 사람들이 지나가야할 사이드 통로가 존재하지 않더라. 부스가 무대 앞쪽까지 장악하는 바람에 통로와 부스앞의 구분이 모호해져 버린 것이다. 수많이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드는데 관중들 돌보는 씨큐러티나 스태프들은 보이지도 않고 공연장 전체에 쓰레기는 엄청나게 쌓여갔다. 내가 웬만하면 음악 페스티벌 끝나고 쪼잔한 쓰레기 발견해서 까대는 언론 욕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정말 누가봐도 쓰레기장. 쓰레기통이 주변 곳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글로벌게더링은 남이 음악을 감상하건 말건 자기만 바쁘니까 자기 편한대로 하면 된다는 이기적인 심리의 한마당이었다. 주옥같은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무대 밑을 경험하는 순간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다. 특히 음악 들으러 간 사람들은 더더욱,

결국 언더월드를 중간에 포기했다. 작년과 구성이 비슷해도 사운드가 펜타포트보다 훌륭했고 여전히 음악이 감동적이라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하루종일 인터뷰 한다고 뛰어다니고 어제 프로디지 후유증까지 겹쳐서 엄청나게 피곤했다. 거기에 예의없는 애들하고 말싸움까지 하느라고 스트레스는 한가득. 뮤지션이 애써 준비한 무대 위에서 열심히 공연하고 있는데 뒤에서 낄낄 거리는 남자애들, 앞에서는 지나가는 애들에게 자리 밟지 말라고 소리 치는 여자애들, 개념 상실 시끄러운 외국인들, 그리고 쓰레기 쓰레기 쓰레기. 이 스트레스의 지옥에서 벗어나는 길은 '출구'뿐. "우리 돌아왔어요. 소울의 도시!"라고 외친 언더월드 지못미. 음악은 눈물나도록 아름다웠다고요. 서울에서 페스티벌 하면 안되는 이유를 알겠네요. 음악으로 한마음 되기에 개나 소나 당신들은...음....걍 모르고 지냅시다.

내 돈 내고 내 맘대로 하는데 뭔 상관이겠어, 가 서울 마인드. 남도 자기 돈 내고 보러왔다는 사실은 망각. 마냥 고삐 풀어놓은 주최측의 잘못인지, 개념 없이 모여서 돈 들인 거 뽕뽑고 가자는 관중의 마인드가 잘못인지. 아니면 2000원짜리 생수 마시며(오늘 1000원으로 내렸음) 굳이 서울에서 음악 좀 들어보겠다고 난지 지구까지 간 내가 잘못인지. 

+ 그래도 이런 네거티브한 페스티벌 후기를 남기게 될줄 몰랐는데. 프로디지에 이어 언더월드, 판타스틱 플라스틱 머신 W/T 버벌(엠 플로) 좋았음. 특히 Fpm은 별 기대 안했는데 마이클 잭슨 트리뷰트에 M-FLO 믹스에 마무리로 'Smells like teen spirit'(이건 매번 하는 것)까지. 버벌과 첫 조인트라는데 재미있었음. 로익솝에게 라이브 하는데 로빈 왔냐고 물어보니까 다른 객원 보컬이라고 했음. 로빈은 지금 LA에서 공연 중이라나.
+ 페스티벌 오리엔테이션 필요. 나갈 때는 양 사이드로. 공연 시작하면 되도록 앞으로 모이는 것 자제.(자리잡은 남들 열감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앞 말고 밑을 보고 다닐 것.(문자질 하면서 가방 밟고 가는 년에게 살의 느꼈음) 아, 정말 왜 이렇게 공연 중에 왔다갔다하니.
+ 그리고 나히야, 전화 고장나서 전화 못했어. 엄청 미안해.


좋았던 royksopp 'happy up here'의 악단연주 버전(이 노래 할때 진짜 많이들 빠져나오고 썅)

깜찍한 오리지널 비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