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

억울한 나날들

marsgirrrl 2009. 5. 2. 16:06
5월 1일 명동 from 몽구넷

4월 29일 서울역 롯데마트를 가려고 서울역 뒷편을 지나던 길. 버스정류장 앞에 줄줄이 서있는 경찰버스들을 보았다. 버스정류장을 막아 놓은 그들이 너무 뻔뻔해서 한 차의 앞문을 두드리고 운전기사에게 물었다. "여기 이렇게 차를 세우면 어떻게 합니까? 버스 타려는 시민들 저 위험한 차도로 나가 버스 막아서서 버스 타라는 건가요? 다치면 책임질 건가요?" 신문을 읽으며 쉬고 있던 기사는(경찰인지 뭔지) 급당황해서 "앞에서 시위가 있어 여기에 차를 세울 수밖에 없어요"라고 말했다. 당연하다는 듯 잘못을 '시위'에 돌리는 태도 짜증나는데 대꾸할 말이 마땅치 않아서 "그러면 앞에다 세우든가요!!!"라고 흥분했더니 '이건 뭥미'의 시선. "이거 누구한테 말해야 되는 거예요?!!" "위에다 말하라고요. 우리는 시킨대로 하는 건데..." 도대체 그 '위'는 어디에 있는 건가. 울분을 싸안고 마트행 에스컬레이터를 탔는데 계단으로 경찰들이 하하하 웃으며 지나가고.
억울해서 사진을 마구 찍어댔는데(컴퓨터 usb 고장) 버스정류장 영역에 서있는 버스들에는 'POLICE'라고 안 써 있더라. '기동대'라고 붙어있는 앞쪽으로 찍지 않으면 그 버스가 경찰버스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우연일까. 천만에. 나같은 이런 짓을 하는 애들을 염두에 두고 꼬투리 잡히지 않으려고 하는 짓이다. 긴 버스행렬의 머리와 꼬리 버스에는 분명히 'POLICE'라고 써 있었다.

이 사소한 에피소드가 어찌 거리에서 힘겹게 싸우는 분들과 비교할 바 있겠냐마는,
나는 그렇다. 공권력이 가로막는 사소한 부분에 정당한 비판을 일상적으로 표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제일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버스 정류장을 점거하는 경찰버스와 택시들이다. 당신들의 목적을 위해 버스승객들이 8차선 도로로 뛰어들어가 버스를 타야하는 위험천만한 짓을 하란 말인가.

길거리의 사람들을 저렇게 무자비하게 패대는 나라에서, 버스 타려는 승객 하나 돌봐줄 리가 없다.
경찰이 시민 편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명박시즌 이전 몇 년 간은 이렇게 대놓고 조폭 행위를 했던 적도 없었다. 권력남용이다. 세금 꼬박꼬박 내고 살고 있는 나라에서 왜 우리는 이렇게 푸대접은 고사하고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하는 걸까. 시민이 시민으로 안 보이기 때문이다.

돈 좋아하는 정부니까, '이렇게 서비스하면 세금 낼 수 없다'고 보이콧을 해야하는 건가. 경찰 월급 누가 주는지 아니? 삼성이 주니, 박연차가 주니? 정의의 이름으로 아무리 외쳐봤자 저들은 콧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돈줄을 막아야 한다. 아, 어쩌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