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Bjorn And John [Writer's Block]

1. 07 - Paris 2004.mp3
2. 02 - Objects of my affection.mp3
3. 03 - Young folks (featuring Victoria Bergsman).mp3

피터, 비요른, 욘(존)으로 구성된 스웨덴 밴드 '피터 비요른 앤 욘(존)'은 지금,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팝 스피릿이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게 무엇인지 궁금하면, 2006년 많은 젊은이들을 즐겁게 감동시켰던 [Young Folks]의 후렴구를 휘파람 불듯 따라불러주면 된다.

and we don't care about the young folks talkin' 'bout the young style
and we don't care about the old folks talkin' 'bout the old style too
and we don't care about their own faults talkin' 'bout our own style
all we care 'bout is talking talking only me and you

[Young Folks]에서 피터 모렌과 The Concretes의 보컬 빅토리아는 로파이 베이스와 드럼, 퍼커션(봉고와 마치타), 휘파람 등 각종 배경 설정에 맞춰 심드렁하게 노래를 부른다. 솔직함이 배어있는 귀차니즘 목소리와 발랄상콤한 멜로디의 절묘한 조화는 '소박한 개인주의'에 대한 찬가로 수렴된다. 소심한 젊은이들을 위한, 그 누구보다 다정한 위로. 간만에 등장한 중독성 심한 청춘송가랄까.

이 곡 하나가 모티브가 되어 'Peter Bjorn And John'을 파고 들어가게된 결과,

이전 앨범들과 상관없이(들어보지 못했으므로) 그들의 3집 <라이터스 블록>만 놓고 본다면, 이 앨범은 '피터, 비요른 앤 욘(존)'을 알리기 위한 거대한 컴필레이션이라 생각된다. 한곡 한곡이 완결성을 띄고 있지만, 하나의 '전체'를 염두에 두지 않고 따로 자유롭게 움직인다. [Young Folks]와 모리세이와 벨벳 언더그라운드가 만난 것 같은 [Objects of My Affection]를 따로 듣는다면, 절대 같은 밴드의 곡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것이다. 두툼한 기타 사운드와 화음 보컬이 어우러지는 60년대 삘의 [Let's Call it Off]나 동명의 뉴질랜드 인디 밴드에 대한 오마주라는 [The Chills] 등 모든 곡이 독자적인 생명력을 획득한다. 이 제각각 놀고 있는 노래들을 다 모아봐야 '피터, 비요른 앤 욘(존)'이 어떤 밴드인지 조금이나마 가늠해볼 수 있다. 피터와 비요른과 욘, 이 세 명이 앨범 안에서 '따로 또 같이' 공존하고 있는 느낌이다. 물론 전체를 관통하는 정신은 있다. 일상에 대해 의문하고 긍정적으로 마무리짓는 솔직한 가사들, 전반적인 로파이 분위기, 그리고 오지랍 넓은 마니아였음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진지한 실험정신. 그리고 무엇보다 따뜻하다.

"스웨덴 인구는 9백만이예요. 그래서 라이브 뮤직 신도 크지 않아요. 스톡홀름과 대학가에서 250명 정도 앞에서 연주를 할 수 있죠. 우리는 마이너리티 취향입니다. 그런데 [Young Folks]가 MTV에서 엄청나게 반복된다는 걸 들었어요."(비요른) <그레이 아나토미>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촉발된 현상인지, 귀여운 뮤직비디오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Young Folks]는 그들의 국제적인 히트송이 되었다. 그러나, 위에 열심히 나열했다시피, [Young Folks]와 전혀 다른 느낌의 곡들이 그 정도의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런 예측에 대해 밴드는 심드렁하게 "괜찮아요. 그래도 히트송 하나는 있는 거잖아요"라고 대답할 뿐.

기회를 빌어 부연하자면, 한국에 라이센스된 라브라도어 소속 밴드들(클럽8, 라세 린스, 라디오 디파트 등) 때문인지, 나에게 있어 스웨덴 팝이란 '발랄한 멜랑꼴리' 감성이 주가 되는 음악들이다. 그러나 발견되는 스웨덴 팝 밴드들이 늘어나면서, 어느새 이들이 브릿팝의 대안쯤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스웨덴뿐만이 아니라. 노르웨이와 핀란드의 팝과 일렉트로니카 신은 어디보다도 역동적이다. 인구 적은 쾌적한 환경이어서 그런 걸까. 분노대신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기술이 새로운 21세기 팝 신을 엮어가고 있다.

[buy]
1 Writer's Block
2 Objects Of My Affection
3 Young Folks
4 Amsterdam
5 Start To Melt
6 Up Against The Wall
7 Paris 2004
8 Let's Call It Off
9 The Chills
10 Roll The Credits
11 Poor C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