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

UT

marsgirrrl 2009. 3. 17. 17:37
UT는 유니클로가 지네들이 만든 티셔츠를 일컫는 명칭. 가끔 유니클로에 들러 만화 그려있는 오타쿠스러운 티셔츠를 몇 장 사긴 했는데, 그외에는 나와 유니클로와 별로 친분이 없다. 너무 베이직한 아이템에 그다지 좋아하는 색감도 아니라서. 라고 무시하고 있었는데 봄/여름 티셔츠를 보는 순간 마음을 바꿔 친해지기로.

기자거나 글쟁이거나 아무튼 마감 좀 해본 사람이라면 혹할 수밖에 없는 문구의 이 티셔츠를 보는 즉시 사버리고 말았다.(그리고 지금 난 마감 중) 평범한 티셔츠 디자인 아니라서 다행. 블랙 포비아인지라 문구가 블랙인 게 살짝 마음에 걸린다만. 흰색의 남성용도 있다. 마감 없는 금요일날 당당하게 입고 나서겠다!

이 티셔츠는 해외 매거진 콜라보 컬렉션. 이외에 지난 해부터 선보였던 바스키아 시리즈가 디자인 좀 개발해서 나왔기에 또 하나 구매. 그리고 놀라운 건 'Modular Records'와 함께한 컬렉션. 난데 없이 'Cut Copy' 티셔츠가 보여서 무슨 영문인가 했더니 '컷 카피'가 이 호주계 레코드사 출신이었다. 컷 카피 티셔츠는 남자용밖에 없어 스몰 사이즈를 구입해보려 했으나, 회색 또한 싫어하는 색인데다가 실루엣이 굴곡 있는 나의 몸과 영 나와 사맞디 아니하여서. 그런데 흰색 버전도 있다는 걸 롯데닷컴에서 발견.

전체적으로 내가 싫어하는 실루엣과 회색색색색! 어쩜 좋아 컷카피!

이거는 컷카피가 잘 안 보이잖아! 이 실루엣도 싫어하긴 마찬가지.



정말이지, 예쁜 티셔츠만 보면 말라깽이 남자가 되고 싶다. 컷카피도 모르면서 컷카피 티셔츠 입고 다니는 사람은 좋아하기 힘들 듯. 라몬즈 티셔츠 입고서 라몬즈 모르는 사람들 싫듯이.
평범함의 지존이었던 유니클로는 꼼데가르송과 만나는 h&m이나 스텔라 맥카트니의 아디다스같은 전략을 벤치마킹해 스티브 알란과 콜라보를 했다. 대체로 순진한 컬렉션이었지만 돌연 눈에 띈 반바지 점프수트에 혹하는 바람에  지름신 참느라 멈칫.(게다가 이미 그 디자인은 2007년 도쿄에서 목격하고 '이런 불편한 옷을 대체 누가 입냐'했던 것 -_-) 뉴욕에 갔을 때 힙스터들의 성지로 거듭난 유니클로 소호 매장을 방문했는데, 그런 현상을 보면 앞으로 어떤 디자이너라도 기꺼이 유니클로와 콜라보를 해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