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모험

first halloween

marsgirrrl 2010. 11. 1. 13:41
미국의 할로윈과는 항상 비껴갔던 인연이 있다. 2008년 뉴욕 땅을 처음 밟았을 때는 막 할로윈이 지난 후였는데 그래도 집집마다 호박 장식이 붙어 있어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다. 2009년에는 할로윈날 로스앤젤레스에 떨어졌다. 길에 인적이 드물어 할로윈인지 뭔지 알 수도 없다가 친척 도움으로 산타모니카 아케이드에 놀러 갔다가 코스튬 행렬을 만났다. 그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코스튬은 몸 좋은 언니가 입었던 클락웍 오렌지 주인공 의상.
할로윈은 그냥 애들이 사탕 받으러 다니는 날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의외로 뉴욕 사람들이 애착을 갖는 날이었다. 평소에 한가한 코스튬 가게가 이 시즌에는 사람들이 북적북적. 우연히 23번가에 있는 거대한 코스튬 샵 'SPIRIT'에 놀러갔다가 성지예감.
올해 가장 인기 있는 코스튬은 공식적으로 '아바타'와 '레이디 가가'라는 보도가 있었다. 아바타는 일단 파랗게 칠하면 되고, 레이디 가가의 포인트는 금발 가발. 보통 코스튬 가격은 20달러 정도부터 시작. 쌀 수록 몸을 가릴 수 있는 패브릭이 적다고 생각하면 된다. 간호사복이 의외로 싸서 하나 사볼까 했는데...사실 나의 꿈은 조커였잖아.ㅠ_ㅠ

할로윈 한 달 전부터 집들도 하나둘 단장. 마트에서 수많은 할로윈 데코레이션 용품들을 팔아댔다. 크리스마스 집 꾸미기 콘테스트는 있다는데 할로윈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렇게 꾸며놔야 할로윈날 어린 애들이 방문한다고. 호박 장식이나 기타 할로윈을 기념하는 아무런 장식이 없는 곳은 애들이 가지 않는다. 저 문에 리스 같은 게 바로 신호. 우리도 물론 할로윈과는 상관없이 조용하게 보낸 가정.

코스튬의 열망을 내년으로 하고 그냥 퍼레이드나 보러 나섰다. 할로윈 저녁에 맨하탄 시내에서 약 1~2시간 정도 길을 막고 퍼레이드가 열린다.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참가 가능. 수많은 군중 속에서 악전고투하며 퍼레이드를 감상한 결과 내년부터는 나도 코스튬 대충 차려입고 퍼레이드하는 게 백배 편하겠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오늘 가장 많이 본 분장은 역시 조커. '쏘우'도 인기이고 '잭애스'와 '모자장수'가 새로 등장.(사진 없음)
그러나 밤에 약한 내 카메라로는 약간의 기록만 가능. 퍼레이드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역시나 여러 사람들이 모여 마이클 잭슨씨의 '스릴러' 군무를 춘 것. 꼭 퍼레이드를 보지 않아도 수 많은 사람들이 코스튬을 입고 돌아다니고 있어서 길거리만 구경해도 흥미진진하더라고. 내년엔 좀비가 되어야겠다. 스릴러 군무도 추고 싶고.(역시나 사진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