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

조국 관련 한마디

marsgirrrl 2010. 5. 26. 14:13

정확히, 떠나는 날 새벽에 천안함 속보가 나왔다. 뉴욕에 온 이후로 계속 천안함 소식을 대충 듣고 있었다. 정확한 원인은 찾지 못한채 오로지 조선일보만 '북한이 그랬다'고 주장했고, 함선이 낡았다는 둥 박정희 시대 어뢰가 터졌다는 둥 다양한 추측들이 오갔다. 그리고 거의 두 달 만에 대한민국 정부는 '거의 확실하다'고 증거를 들이밀며 북한의 소행임을 발표했다. 미국은 발표를 인정한 뒤 북한에 대한 경고 전략을 세우고 있다. 정전협정 체결 국가 중 하나인 중국이 묵묵부답인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이 중국으로 날아간 상태다. 이 곳의 냉정한 시각을 언급하자면, 미국의 관심은 한국과 북한이 아니라, 북한을 조종하고 있는 중국이다. 만약 중국이 한반도 정전협정에 어긋나는 행위를 했다면 미국은 곧 중국 압박에 들어갈 것이다. 미국은 남한을 걱정하기보다는 이 돌발적인 국제정세에서 자신들이 챙길 이익을 계산하고 있을 뿐이다. 
 
아무튼 미국은 미국이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건 국방부의 태도다. 거의 1년전에도 북한은 미사일 테스트라며 도발을 해댔고, 그때도 남한 전문가들은 여러가지 목적을 추측했다. 그중 하나가 '승계' 관련 추측이었는데, 하물며 올해엔 김정일이 후계자까지 정했다. 이 미친 사이코가 늘 미사일로 권력을 과시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면, 경계 태세를 더 강화했어야할 게 아닌가. 늘 군사적 문제를 제일 우위에 놓고 세금도 펑펑 쓰면서 국가 안보가 왜 이 모양인가.
국방부 장관은 그 동안 어떤 신뢰가 가는 말도 하지 않고 책임 회피에 급급하면서 증거물이 튀어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북한이 그랬어요'라고 고자질에 나섰다. 사실 제일 거슬리는 건 장관의 화술이다. 한 나라의 장관이라는 사람이 국민을 안심시키기는커녕 위기감만 고조시키며 선동을 일삼고 있다. 자신에게 유리한 것들이 생길 때마다 말을 바꾸니 믿을 수가 있나. 게다가 그 '믿을 만한' 증거도 100퍼센트 북한을 가리키고 있는 건 아니라면서? 그런데 어떻게 '전쟁'을 발발할 수 있는 발언을 서슴치 않고 해댈 수가 있지? 전쟁하고 싶어 미치겠어? 그렇지 않아도 힘들게 살고 있는 국민들을 더 강하게 압박하니 기분이 좋수? 왜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주겠다는 말은 못 하는 거야?

누구의 책임인가, 그리고 만약 북한이 그랬다면 목적은 무엇인가. 두 질문에 대한 대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 추측 말고 진실은 원한다. 정치엔 진실은 없는 건가, 그런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