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모험

hababi matsuri in brooklyn botanical garden

marsgirrrl 2010. 5. 9. 02:33

5월 첫째주 주말이 되면 브룩클린 식물원(brooklyn botanical garden)에서 '벚꽃 축제'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브룩클린으로 행차. 이미 벚꽃들이 모두 진 시기인데 어째서 벚꽃놀이를 한다는 건지 알 수 없었으나 축제 자체가 뉴욕 명물이라고 해서 가보기로 했다. 입장료는 성인 15$. 학생증 보여주면 10$. 일본 문화에 대한 다양한 이벤트가 있다고 해서 좀 기대 했으나, 정작 들어가니 보이는 건 코스프레 10대들. 혹시 이 축제는 뉴욕의 오타쿠들이 모이는 정모같은 건가?

들어가면 처음 나오는 라운지. 미국분이 영어로 에반게리온 만담 중.


건담 부스 옆을 지나가는 로리 소녀들

그리고 계속되는 정체불명의 코스프레 열전. 아래는 에반게리온 레이와 데스노트 미사미사인 듯. 아저씨는 그냥 지나가던 분.


일본어로는 '하나비 마츠리'이고 영어로는 '체리블라썸 페스티벌'인데 정작 벚꽃은,

붕어빵엔 붕어가 없고 벚꽃 축제에는 벚꽃이 없다


사실 우리가 기대했던 건 벚꽃이니 코스프레가 아니라 일본 음식이었다. 일본 축제이니까 맛난 일본 음식들을 많이 먹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했는데 정작 보이는 건 14$짜리 '벤또'들. 100ml도 안 돼 보이는 사케 한잔이 6$! 즉석 야키소바나 오코노미야키나 다코야키나 당고 정도는 팔아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유원지 가면 모두 바가지'란 말은 뉴욕에서도 진리.

당신 같으면 이걸 14불 주고 먹겠는가(즉석 음식 아님)

정작 사람들이 많이 사 먹는건 아메리칸 푸드 햄버거

8불짜리 햄버거 사서 사이좋게 냠냠


일본인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정작 일본인들은 잘 모르는 행사인 듯 했다.(월욜에 학원 가서 일본 애들에게 물어봤더니 다 모르더라고) 미국 애들이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코스프레를 즐기는 게 일면 신기하기도 하고. 결국 뉴욕에 와서도 오타쿠들 모임에 인연을 맺게 되다니, 역시 오타쿠들은 어딜 가든 통하는 건가요? -_-
브룩클린 식물원은 일전에 가본 브롱크스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꽃과 나무들이 아기자게 배치되어 있어서 좀 덜 지루했다. 지금은 막 라일락이 피고 있는 시기인데 한국 라일락보다 3배는 큰 것 같고, 보라색이 굉장히 진하다.

사이즈는 큰데 향기는 한국 거보다 훨씬 약해서 좀 실망


매월 첫째주말에 브룩클린을 방문한다면(윌리엄스버그보다 훨씬 남쪽) 식물원 및 그 옆에 있는 브룩클린 뮤지엄도 가보는 게 좋다. 왜냐하면 공짜이니까! 우리는 좀 늦게 식물원을 가는 바람에 뮤지엄까지 둘러보진 못했다. 들리는 소문에는 갤리러 전시가 꽤 괜찮다는 듯. 박물관 앞에서 꽤 다양한 공연도 하고 있다.

그리고 기타 이미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