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

happy new year

marsgirrrl 2010. 1. 1. 01:11


디씨에 들어가니 무료운세를 보라고 하더라. 대충 좋은 말 써주고 디테일을 알고 싶으면 5000원 더 내라는 낚시질이었다.
어쨌든 내년 운세가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급으로 아름답구나. 결론은 남들 부지런히 잘 챙기라는 말 같다.



2009년. 할라피뇨와 생양파를 먹을 수 있게 됐다. 쓴 것을 오래 씹으면 단 맛이 난다는 진리를 얻은 셈인가.
나라가 무너지고 피부가 무너지고 정신이 무너지고 글이 무너지고
그 와중에 사랑해주고 축복해준 분들이 너무 많아서 사람이 최고라는 엄청난 교훈을 얻었다.
에 또, 세상에는 사람이 너무 많고 다양해서 경쟁 같은 건 처음부터 말도 안 되는 논리. 수십 억이 다른 기준으로 살아가니까.
이제는 영화밖 세상의 사람들에게도 호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연소한 청춘이 붉은 티끌을 밟으니 보기에 좋고 아름다움이 큰 시기, 이 멋진 표현과 함께 시작하는 서른다섯의 해.

강남에 집 한 채는커녕 월세 내기 급급하며 살아가는 보통의 인생들. 내일이 막막할 땐 오늘이라도 즐거운 베짱이의 자세로.
fear-low, humor-high로 인생의 이퀄라이저를 맞출 것. 당장 한 시간 이후 외로워져도 할 수 없어. 지금 이 순간만 행복하면 돼.
찰나의 진실만 믿어요.
우리 모두, 해피 뉴 이어.

p.s 지인의 문자. "새해는 당신꺼" 그러나 저는 새해를 '독점'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새해는 모두의 것.
p.s2 빵꾸똥꾸 2년, 죽은 자들을 잊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