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다방 69

심심한 청춘 노래 둘

노래가 심심한 건 아니고, 뮤직비디오 컨셉이 '심심해서 못 살겠어 청춘'이랄까. (사실은 뮤직비디오들이 별로여서 음악만 들을 때보다 호응이 반감된다. 꼭 음악만 들어보기를.) 시카고 출신 신인 밴드. 이 노래와 뮤직비디오 만들 때만 해도 고등학교 졸업하고 할 일 없어 방황하던 청춘들이었던 거 같은데 요즘 여기저기서 띄워줘서 공연이 늘 매진 사태. 백수 남자 애들 셋이 모여 보내는 심심한 주말. 얼마나 심심하면 집에 있는 도끼 들고 나가서 나무에 글씨나 새기겠어. 인터뷰도 읽어보니 정말 심심해서 음악 하게 되었단다. 티렉스와 비치보이스를 섞은 것같은 음악이다. 미드에서는 늘 부잣집 도련님들이 나오지만, 대개 이 곳의 애들에게는 부모 돈이 자기 돈이 아니다. 미국 애들이 엄청나게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고..

Goodbye, LCD Soundsystem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마지막 공연 중인 LCD Soundsystem. 이 곳에 오니 뉴욕 출신 LCD Soundsystem은 뉴욕커들의 완전소중 밴드. 뉴욕의 자랑 제임스 머피는 수많은 무명 뮤지션들에게 '성공엔 나이가 없다'는 희망을 안겨줬다. 앨범도 많이 팔리고 인기는 나날이 높아만 가는 가운데, 돌연 그는 '음악 비지니스 게임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마지막 공연 발표. 티켓은 오픈되기 무섭게 광속으로 매진. 그 전에 몇 개의 소극장 공연이 더 추가됐으나 이것도 바로 매진. 현장을 목격할 수 없는 팬들을 위해 피치포크가 마지막 공연을 생중계. 지금 거의 끝날 때가 다 되어간다. 기본 밴드 구성 및 여러 대의 기계들이 놓여 있는 무대는 마치 음악 만들어내는 공장처럼 보..

음악다방/live 2011.04.03

그래미 시상식 후폭풍

53회 그래미 시상식의 가장 큰 이변은 '올해의 앨범'의 아케이드 파이어와 '올해의 신인'의 에스페란자 스펄딩이다. 그래미 수상자 선정은 'National Academy of Recoding Arts and Sciences'라는 단체의 투표로 이뤄진다. 의역하면 '미국 음악인 협회'랄까. 후보자 선정도 이들이 하지만 대개는 대중적으로 성공한 앨범과 곡들이 후보에 올라간다. 거대 음반 회사의 로비가 어느 정도 있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론 많이 팔린 음반이 수상할 확률이 높다. 그 해의 아이콘같은 음악에 정통 '인증' 도장을 찍어주는 셈이다. 그러므로 그래미는 인디 음악 팬들에게는 그다지 중요한 행사가 아니다. 결과가 어느 정도 예측가능하기도 하고. 53회 '올해의 앨범' 후보는, 에미넴 , 레이디 가가 ,..

음악다방/live 2011.02.15

함께 들어보는 Cut Copy의 신보

다시 한 번 댄스의 환락의 선사해주는 Cut Copy의 신보 . 발매 전 트위터 팔로잉만 하면 모든 음악을 미리 듣게 해주는 대인배 홈피를 열었다. 두번째 곡 take me over부터 빨려 들어가서 한밤 중에 댄스댄스 무드. 설날 부모님의 잔소리와 무한반복 지겨운 TV에서 탈출하고 싶은 사람들이 환영할 만한 소식. 아싸, 지화자 좋구나.(링크는 아래) CUT COPY - STRANGE NOSTALGIA FOR THE FUTURE

[결산시즌] 2010 favorite music part 2

봄여름가을겨울. 계절별로 열청했던 네 개의 앨범들. 핫칩의 One life Stand, 로빈의 Body Talk part 1, 아케이드 파이어의 Suburb, 그리고 얀 티에르상의 Dust Lane. 앗, 블랙 키즈의 Brothers도 많이 듣고 있으니 이거까지 합세해 올해 열청 앨범 5. 박사장이 빤한 리스트라 비웃어도 신경 안씀. 뉴욕에 도착해 귀에 달고 살았던 hot chip의 take it in. 퀸즈와 맨하탄을 오가는 7호선 지하철에서 함께 했다. 뉴욕에게 나를 받아달라고 무의식적으로 빌었던 것인가.(뮤비가 없다) 여름에 방방 떴던 Robyn의 Dancing on my own. 이케아(원발음은 아이키아) 가구와 함께 로빈은 스웨덴의 2대 자랑 거리. 2분 53초쯤 터져나오는 드럼비트에선 막 아드..

[결산시즌] 2010 favorite music part 1

+ 어젯밤의 폭설로 집밖으로 나가기 힘들어졌다. 싸돌아다닐 계획 세워놓고 있다가 집에 있게 된 관계로 맘 속에 품고 있던 연말결산을 시작. 2011년이 오기 전에 다 끝낼 수 있을 지는 장담 못함. + 뉴욕에 오니 음악이야말로 메이저 중의 메이저 문화. 영화 개봉보다 스타들의 콘서트가 더 엄청난 행사다. 테일러 스위프트, 저스틴 비버, 레이디 가가, 케이티 페리, 리아나가 대중적 권좌에 앉아 있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인디밴드 발굴을 두고 과도하게 경쟁하는 뮤직 스놉(music snob)들의 판이 벌어지고 있다. 카니예 웨스트의 앨범이 대미를 장식하면서 메이저와 마이너를 뒤흔드는 사태 발생. 피치포크가 10점을 주면서 '스놉'들의 대논쟁 유발(메이저인데도 음악적으로 너무 훌륭할 때 항상 발생하는 그런 논쟁..

music retrospect, reunion, repack

+ retrospect Sonic Youth의 킴 고든과 써스턴 무어가 브룩클린의 작은 갤러리에서 'No wave' 시절을 회고하는 이벤트에 패널로 참여한다고 해서 모처럼 브룩클린을 방문했다. 'No wave'란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뉴욕 인디 신을 휩쓸었던 노이즈 사운드다. 주요 지역은 '로어 이스트 사이드'와 '이스트 빌리지'. 회고담은 두 부분으로 나눠서 진행됐다. 킴 고든은 당시 행위예술가들과 함께 기억을 되짚었고, 써스턴 무어는 한때 같이 놀았던 오랜 친구들과 만담(?)을 나눴다. 대충의 요점은, 뉴욕 예술 대학들과 함께 열정이 넘치는 전세계의 청춘들이 뉴욕으로 모여 들었고, 일종의 예술적 매체로 음악을 택했다는 것이다. 킴 고든 또한 예술대학생이었고 음악을 할 생각은 전혀 ..

요즘 미국 음악

나 혼자 기억하고 있는 거겠지만 일전에 브릿 사운드 언급을 하다가 나중에 미국 사운드도 들려주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누구와 약속을 한 거든, 암튼 말 한 건 지켜야하니까. 빌보드 차트 순위로도 엿볼 수 있는 거지만 대중가요를 장악하고 있는 장르는 대개 힙합이나 알앤비다. 리아나, 드레이크, 제이지, 카니예 웨스트, 넬리 등등. 물론 미국의 '백인' 국민 여동생 테일러 스위프트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최근 신보가 곧바로 차트 1위. 내시빌에서 컨트리 뮤직을 사랑했던 이 소녀는 엄마 취향 때문에 데프 레파드의 영향을 받았다는데 그 흔적은 잘 모르겠다.-_- 신보 공개 쇼케이스에도 다녀왔는데(의도가 아니라 취재 때문에) 가사가 너무 달달하여 손발이 오글오글. 그래도 노래는 잘 하더만. 최근에는 코리언, 저패니..

goodbye

세상도 나를 원치 않아. 세상이 왜 날 원하겠어. 그러나 당신은 세상이 원치 않던 수많은 사람들을 구원해줬어요. 절룩거려도, 그것 또한 인생이라고 다독여줬죠. 스끼다시가 모이면 메인요리의 한계효용을 통제할 수 있잖아요. 좀 웃긴 표현이어도 그것이 일종의 연대가 아닐까요. 덕분에 마이너리티로 자긍심을 가지게 됐다고요 열심히 응원해주지 못해 미안해요. 절룩거리지 않는 세상에서 활짝 웃으며 다시 만나요.

Yann Tiersen@the concert hall in NY

'얀 티에르상은 뉴욕 좀 오세요'라고 말하기가 무섭게 얀 티에르상의 뉴욕 투어 스케줄이 발표됐다. '오면 꼭 봐야지' 결심했는데 막상 온다고 하니, 기대치 않은 지출에 약간 안타까운 기분이었다. 그래도 나는 한 번 뱉은 말에 책임지는 여자. 프린팅 수수료가 없는 것에 감사해하며 47달러 정가에 티켓 겟. 사실 얀 티에르상 공연에 일괄 47달러면 정말 싼 가격이라고 생각하지만.(미국의 이상한 시스템 중 하나는 인터넷으로 티켓 예매시 프린팅 수수료가 3달러 넘게 붙는다는 것. 택배는 11달러. 현지 수령따위는 거의 없음. 그래서 싼 티켓 찾아 craiglist 배회하는 애들이 많음.) 얀 티에르상이 누구인고 하니, 음악 만드신 분 되겠다. 음악도 했고. 나도 입문은 로 했지만 이래저래 찾아 듣다가 열혈 팬으..

음악다방/live 2010.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