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다방/live 20

지산이 부러워서 이러는 건 아니야 - 0727 Flaming Lips@Terminal 5

남들은 지산에서 펫숍보이즈 영접하고 간증 후기 쓰는 가운데, 동떨어진 곳에서 나는 드디어 플레이밍 립스 공연을 보고 림보에 머무르고 있는 중. 현실로 킥하는 방법을 모르겠나이다. 어쨌든 시작.(인셉션 본 티를 내는 중) 내 인생에 꼭 봐야할 공연 셋을 꼽는다면 알이엠, 소닉 유스, 플레이밍 립스 되겠다. 뉴욕땅에 도착해 각종 공연을 뒤지기 시작한지 어언 한달 후, 플레이밍 립스가 센트럴 파크에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매진. 다음 공연을 기약하며 통탄의 눈물을 흘리던 중 맨하탄의 유명 공연장인 '터미널5'에 갑자기 공연 리스트 추가된 것을 발견. 앞뒤 가리지 않고 예매에 성공! 7월 27일 전날부터 벅차오르는 감정을 통제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공연장에 도착하니, 2층 라운지..

음악다방/live 2010.08.02

0716 siren music festival @ coney island

사이렌 뮤직 페스티벌은 뉴욕 문화 주간지 가 매년 '무료로' 제공하는 페스티벌이다. 인디 문화를 사랑하는 매체인만큼 주목하는 인디밴드들로 라인업을 구성한다. 장소는 코니아일랜드. 스테이지는 두 개. 뉴욕의 여름을 대표하는 행사 중 하나로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다. 거쳐간 밴드들만 해도 피치스, 더 신스, 슬리터 키니, 모디스트 마우스, 더 킬즈, 데스 캡 포 큐티, 블론드 레드헤드, 스푼, 시저 시스터스, 크립스, 스타스, 엠아이에이, 복스트롯, 라라라이엇, 브로큰 소설 신 등 다양. 지금은 어느 정도 인디계 스타가 된 밴드들이지만 언젠가는 그들도 무명 밴드였다는 사실. 그러므로 이 페스티벌 팬들은 빌리지 보이스의 안목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감을 갖고 있다. 올해 헤드라이너는 매트 앤 킴, 홀리 퍽. 그..

음악다방/live 2010.07.24

뉴욕은 음악의 도시

뉴욕은 어디로 지나가든 하루에 한번씩 길거리에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도시. 아마추어 뛰어넘는 실력을 가진 분들은 지하철 역에서 공식적으로 이름을 내걸고 공연을 뛰신다. 딱히 그렇지 않아도 그냥 앉아서 연주하면 그 곳이 바로 무대. 퀸즈와 맨하탄을 오가는 7호선엔 영어와 스페니쉬를 함께 쓰는 멕시칸 기타맨이 항상 등장해 서울 지하철 잡상인에 대한 향수(?)가 생길 틈이 없다. 공원을 가도 누군가가 뭘 연주를 하거나 노래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뉴욕커는 예술가와 예술가 워너비와 변호사로 나뉘는 거 같아.(유학생 제외) 여름에 뉴욕을 찾는다면 시내 곳곳에서 공짜 대형 공연들을 즐길 수 있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음악 페스티벌만 해도 네다섯개. 센트럴 파크, 브라이언 파크, 프로스펙트 파크 등등 파크들에서 심..

음악다방/live 2010.07.24

살다보면 이런 내한공연

Guns N' Roses 12월 13일 월요일, 올림픽 체조경기장 Earth, Wind & Fire 12월 17일 목요일, 코엑스 대서양홀 D'Sound 12월 19일 토요일, 멜론악스홀 Lenka 12월 22일 화요일, 홍대 브이홀 Muse 2010년 1월 7일 목요일, 올림픽 체조경기장 Greenday 2010년 1월 18일 월요일, 올림픽 체조경기장 Killers 2010년 2월 6일 토요일, 올림픽홀(12월 8일 예매오픈) 이제는 '왜 내한공연을 평일에 하냐'는 질문도 진부하다. 직장인들 연초에 연차 쓰는 거 거의 불가능하고, 대학생들은 연애할 돈도 없다는데 누굴 위한 평일 콘서트인지는 묻지 말자. 유명 밴드 잉여 시간에 한국에 납셔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하자. 루저였던 그린데이는 월요일에..

음악다방/live 2009.11.23

stress gathering

한국에서 음악 페스티벌은 '최고의 일탈장소'로 이미지 메이킹이 된 건가? 타인 무시해도 되고, 자기 봐달라고 G마켓 신상 코스프레하고 오고, 쓰레기 아무데나 버려도 되고, 고성방가 상관없고, 은근슬쩍 성희롱도 너그럽게 넘어갈 것 같고. 쌀쌀해지는 저녁 웬만한 물 좋은 나이트보다 물 좋을 것 같아 '한강 나이트'라고 생각하고 온 건가? 무리지어 오면 개인의 영역은 마음껏 넘나들어도 되니? 너네는 '사회적 거리'도 모르니? 뭐, 그 정도로 똑똑했으면 이 창의적인 페스티벌에 나타난 표절 회사 아이돌 스타를 보고 그렇게 열광하지도 않았겠지.(그분의 오늘 히트 멘트는 "제가 좋아하는 외국곡 부르겠습니다. 디스 러브." 하면서 번안한 자기 노래 부른 것. 내 알기론 처음에는 작곡가명에 마룬5 안 썼다죠? 난 정말 ..

음악다방/live 2009.09.20

prodigy was god

me "90년대부터 지금까지 변한 건 무엇이고 변하지 않은 건 무엇인가요?" them " Nothing." 10년 넘게 기다렸던 프로디지의 공연을 드디어 경험. 첫곡 'Breathe'로 시작해 마지막곡 'Smack my bitch up'으로 끝나기까지 심령부흥회처럼 무의식적으로 '믿습니다' 작렬하며 달렸다. Smack my bitch up 때 맥심 제안 따라 살짝 앉았다가 다함께 점프하며 튀어오르는 거 멋졌고. 앵콜 때는 다리가 너무 무거워서 헥헥. 잠깐의 인터뷰는 둘째치고(헤헤 그래도 재미있었다능) 1997년 노래를 라이브로 들을 생각에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아아, 백문이 불여일견. 올해 모든 공연 제치고 프로디지 압승. 너무 행복해서 입이 그냥 헤벌쭉 상태인 게 스스로도 느껴졌다. 두 번의 공연을..

음악다방/live 2009.09.19

festival never ends

7월 25일 새벽 5시까지 부천에서 술을 퍼마셨다. '위저는 내가 못 갔는데 어떻게 공연을 할 수 있냐'며 빠순심으로 징징거리다가 날이 샜다. 그 시간에 차타고 달려갔으면 앵콜곡이라도 들었겠지만 뭐 아무튼. 열흘을 머물렀던 부천을 뒤로 하고 거대한 트렁크와 엎치락뒤치락 하며 홈 스위트 홈(사실은 더티 홈)에 도착했다. 1시간 가량 피곤한 몸 이끌고 고민하다가 대충 짐 챙겨 동서울 터미널로 고고씽. 이천행 차량 임시증편한 관계로 4,000원에 포항행 우등고속을 타고 이천 터미널에 도착. 그런데 이 곳은 베트남? 어째서 베트남 분들이 터미널에 가득한지? 이국적인 풍경을 뒤로 한 채 택시 잡아 날으니 대략 지산리조트까지 만육천원. 멀고먼 진입로를 지나 지산리조트 도착해 후배와 대대적인 상봉. 마이클 잭슨 '드..

음악다방/live 2009.07.29

뮤직 페스티벌

+ 리스트의 맥락을 따지는 것은 포기. 마감 빨리 끝내고 '위저'를 보러가야겠는데 대체 지산 리조트는 어디인가. + 소문으로 돌았던 카이저 칩스와 피터 비요른 앤 욘은 이 시기에 다른 데 가신다. 소문이었을 뿐. + 펜타포트의 소문으로 돌았던 메탈리카도 이 시기에 다른 데 가신다. + 프란츠와 킬러스는 아직 후지 전후 투어 스케줄이 없긴 한데, 유럽과 미국 투어가 바짝 붙어있어 섭외가 불가능할 거 같기도 하다. + M83과 로익솝은 두 군데 어디서도 안 데려 오겠지? ㅠ_ㅠ (추가소식: 펜타에서 베이스먼트작스와 로익솝을 데려온다는 소문이, 오 마이 갓, 이러면 곤란해!) + 참고로 홀해 ROCK WERCTHER 라인업. 세상은 불공평한 것. 토달지 마세요.ㅠ_ㅠ 그래도 작년에 비해 라인업이 약해서 별로 ..

음악다방/live 2009.05.04

인생은 여전히 록큰롤

19세기 인간중심의 과학이 발달한 이후 100년간. 인간에 대한 정보가 쌓이고 쌓였고, 바야흐로 정보화 시대를 맞이해서 지난 시대의 앎의 역사들이 곰팡이 포자 퍼지듯 표표히 인간의 무의식으로 스며들었다. 그래서 지금의 10대들은 10대가 어때야 하는지 알고, 20대들은 20대가 어때야 하는지를 안다. 이미 공자님께서 굳이 나이를 10년 단위로 나눠서 방향성을 정해놓기도 했지만 그것은 너무도 광범위한 시적인 표현이랄까. '10대 머머머에 미쳐라' '20대 머머머에 미쳐라'는 가이드북만 해도 인터넷 서점 하이퍼링크가 몇 장을 넘어간다. 생각하기도 전에 이미 나이의 룰을 알려주는 시대. '열정'이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을 때 더욱 꽃피울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미래에 어떻게 될지 대충 짐작이 되기..

음악다방/live 2009.02.08

Reloaded

크리스마스 저녁. '장기하와 얼굴들'과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별과 달의 대합전' 공연을 보러 갔다. 열등감이 에너지의 근원이라는 조 까를로스와 붕가붕가에서 '연예인'이라 불리는 장기하의 신경전이 벌어졌다고 하기에는, 뭔가, 오덕후 뮤지션들의 제멋대로 '암쏘핫' 마인드가 더 쎘다고나 할까.(좋았다는 의미임) 중간에 두 밴드가 깜짝쇼 했던 저질 'R&B'가 대인기였는데, 개인적인 하이라이트는 '노르바나'라며 금발가발 대충 쓰고 나와 'come as you are'를 그럴 듯하게 연주했던 막판 앵콜 무대였다. '아, 또, 널바나야' 했는데 반주만 컴애즈유아를 깔고 당시 록 히트곡 한소절 퍼레이드(블러,벡,메탈리카 등등)와 90년대부터 2008년을 아우르는 가요 짜깁기(난알아요부터 거짓말을 지나 앵콜요청금..

음악다방/live 2008.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