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모험 59

나는 속옷은 안 늘고 카메라만 생겼다네

* 글제목에 낚여서 들어오시는 분들은 정녕 '우리는 속옷도 생겼고 여자도 늘었다네' 밴드를 모르시는 것? 카메라가 없어 우울해 하고 있던 나를 위해 신랑님이 주문한 소니의 EXMOR R 카메라. 마음은 소니 알파를 사고 싶었지만 긴축재정 기간이라 똑딱이로 만족. 그래도 똑딱이치고는 광각인데다 실내 사진이 잘 나온다는 소문에 이리 저리 따져보고 구입. 한국에선 '설리 카메라'라고 부른다는데 정확하게 그 모델인지는 모르겠다. 3D 촬영 기능이 있는데 3D TV가 있어야 보든가 말든가. 예전 파나소닉 똑딱이에 비해 흡족한 야경. 스파이더맨 뮤지컬 프리뷰 중인 폭스우드 씨어터의 야경. 42번가 브로드웨이. 무엇보다 재미있는 건 '대륙'의 마인드를 담을 수 있는 파노라마 사진. 그리고 오늘은 정킷 인터뷰의 날. ..

뉴욕 모험 2010.12.15

오늘은 뉴욕 잡담

1. 뭘 했는지도 모르겠는데 2010년이 지나가고 있다. 다이어리를 되새겨 보면 이것저것 요리조리 한 것도 많은데 이전처럼 잡지같은 증거물이 없어서인지 뭘 한 거 같지가 않다. 불안과 초조를 오가며 베트남 샌드위치를 물어뜯는 나를 보고 K 친구는 "한국의 독을 빼야한다"는 조언을 건넸다. 이제 9개월째. 이제는 음식 주문할 때 직원이 못 알아들으면 꿀리지도 않는다. '니가 못 알아 듣는 거잖아'라는 뻔뻔스런 마인드를 되찾아 가고 있다. 사실 나는 그동안 한국 출신 천사였는데. 2. 미국인들은 확실히 긍정적인 마인드를 사랑한다. 90년대 동안 시니컬한 음악과 시니컬한 영화와 시니컬한 책만 읽고 '미국 졸라 쿨하다'라고 생각했던 건 내 착각. 대개는 시니컬한 태도 자체를 찾을 수가 없다. 그게 사회적으로 너..

뉴욕 모험 2010.12.11

<어메이징 레이스> 이번 시즌에 또 한국이 나왔는데

* 스포일러 있음 가을에 시작한 17 시즌이 종영을 앞두고 있다. 미국에 오기전 마지막 거점이 바로, 사우스 코리아. 가는 곳의 특색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 게임 선택에 있어 그 나라에 대한 (미국인의) 스테레오타입이 작용하기 마련이다. 예전 시즌에도 한국이 한 번 나왔는데 그때 미션이 '비무장 지대 한탄강에서 얼음 목욕' '태권도 하기' '산낙지 먹기'였다고 한다. 태그로 정리하자면 - 한국의 스테레오타입은 DMZ, 태권도, (혹은 오징어 종류를 '생'으로 먹는 나라)였던 셈. 한국인의 시각으로 보면 그다지 흥미로운 코스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엔 좀 다른 미션을 할까 기대했더니. 역시나 인천공항 도착하자마자 DMZ로 이동. 장마비 맞으며 한탄강에서 래프팅하고.(안전요원들이 있어서 ..

뉴욕 모험 2010.12.07

[성지순례] Midtown Comics

말이 나온 김에 맨하탄의 좋아하는 장소이자 뉴욕 오타쿠들의 밀회 장소인 '미드타운 코믹스'를 소개하고 싶어졌다. 예전 다니던 학원을 가기 위해선 42번가에서 내려 7번 애비뉴를 따라 37번가까지 내려가곤 했다. 그때마다 호기심을 갖고 지켜봤던 건물 하나. 파슨스 스쿨 바로 건너 40번가에 위치. 계속 발길을 미루고 있다가 어느 여름날 용기를 내어 2층으로 올라갔다. 가장 큰 동력은 역시나 . 레너드와 셀던 패거리들이 열광하는 코믹 스토어 장면을 볼 때마다 미국의 만화책방을 꼭 가보겠다고 다짐하던 중이었다. 때는 마침 목요일. 매주 목요일은 신간 만화책이 나오는 날. 퇴근한 회사원들이 마음 두근거리며 이 곳을 방문하는 날.(나가다가 좁은 계단에서 딱 마주침) 한 쪽 벽에는 각종 수퍼히어로들의 위클리 코믹스..

뉴욕 모험 2010.12.03

스파이더맨 뮤지컬

(하루 하나 블로깅 실천하려고 열심히 썼더니 티스토리 점검중, 티스토리가 내 길을 막는구나) 봄에 타임스 스퀘어 근처 뮤지컬 극장가를 걷다가 '스파이더맨 뮤지컬' 광고를 보고 놀란 적이 있다. 감독은 의 줄리 테이머(영화는 )이고 음악은 U2의 보노와 에지라니! 아무리 그래도 '스파이더맨'을 왜 뮤지컬로 만들어? 노래하는 스파이더맨이 보고 싶어요, 진정? 그 당시엔 '2월 오픈'으로 표기되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제작상 여러가지 문제로 미루고 미뤄져 11월 28일 첫 선을 보이게 됐다. 사실 이것도 11월 14일 오픈에서 두 주 미뤄진 것. 첫 선을 보이기 전에도 예정되어 있던 스케줄이 계속 취소되서 무슨 문제가 있나 했다. 송고를 예약한 기사가 있어서 어찌됐든 마우스를 움켜쥐고 잽싸게 뒷좌석을 예약. ..

뉴욕 모험 2010.12.02

11월의 마지막 날

11월의 마지막 날이라고 제목을 써놓고 시계를 확인하니 12시가 넘었다. 앞선 포스팅에서 '펄프 재결성'과 '마이클 잭슨 댄스 게임'에 친구들이 무심하다는 걸 확인. 뉴욕에 와서 진기명기 전시하는 블로그가 되고 싶었으나 먹고사니즘과 귀차니즘에 치여 웹기록이 부실하기 짝이 없네. 그래서 앞선 6시간 전에, 12월부터는 소소하게나마 매일 포스팅을 하겠다고 충동적으로 다짐했다. 이건 뭐, 시험 보기 전에 벼락치기 같은 원리라고 할까. 한해를 돌아보니 도무지 뭘 했는지 알 수 없어 다이어리만 뒤적뒤적. (매년 이러다가 연말에 보람차게 음주 마라톤하며 마무리) 파나소닉 카메라가 한달 전 사망한 가운데, 그 이전에 가지고 다녔던 빈티지 디카도 추락사. 그동안 덜렁대는 주인 만나 고생했던 카메라를 기리면서 1년의 이..

뉴욕 모험 2010.12.01

롱아일랜드 굴축제(사진수정)

* 한참 전에 야금야금 써놓은 거 이제야 업로드! 10월 중순에 롱아일랜드에서 일명 'Oyster Festival'이 열리는데, 동부 최대 규모의 씨푸드 페스티벌이란 소문을 듣고 씨푸드 꿈을 꾸며 달려갔다. 가는 동안 차 안에서는 '서산'과 '통영'의 굴 에피소드가 훈훈하게 펼쳐졌다. "굴밥 먹고 싶다" "굴찜을 집에서 해먹을 수 있을까" 등등의 대화를 나누며 오늘 하루 기필코 굴로 배채우고 말리라는 각오가 불끈! 소고기는 싼 데 씨푸드는 싸지 않아서 대구탕이 먹고 싶어도 못 먹는 이내 신세, 오늘 씨푸드로 포식 한 번 해보자꾸나. 그러나 이것은 허망한 꿈이었을 뿐. 굴굴굴굴굴. 'Oyster festival'를 '굴축제'로 단순 해석한 우리는 수많은 굴 장사꾼들이 지나가는 이들을 붙잡는 풍경을 상상했다..

뉴욕 모험 2010.11.19

these days

+1 뉴욕에 온 뒤로 10대 시절이 자주 떠오르는데 오늘에야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즐겨 듣는 포드캐스트인 NPR의 All Songs Considered에서 특집으로 '내 인생의 노래'같은 주제로 스토리를 모았다.(원래는 엄선한 신곡들을 주로 틀어주는 기특한 방송이다) 여러 사람들이 음악과 진심으로 연결됐던 체험을 짧게 들려주고 그 추천곡을 소개하는 것인데, 모두들 10대 시절에 대한 애틋한 추억을 털어놓았다. 오클라호마에서 컨트리뮤직 안 들어서 취향 유별나다고 따당했던 아저씨가 플레이밍립스의 출현과 함께 인생의 대전환기를 맞이했다는 경험담이 제일 인상적이었다. 지루하고 외로웠던 10대 시절을 보내던 중 사운드가든 노래를 듣고 '더럽고 우울한' 사운드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빠졌다는 언니도 있었다. 요는,..

뉴욕 모험 2010.11.02

first halloween

미국의 할로윈과는 항상 비껴갔던 인연이 있다. 2008년 뉴욕 땅을 처음 밟았을 때는 막 할로윈이 지난 후였는데 그래도 집집마다 호박 장식이 붙어 있어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다. 2009년에는 할로윈날 로스앤젤레스에 떨어졌다. 길에 인적이 드물어 할로윈인지 뭔지 알 수도 없다가 친척 도움으로 산타모니카 아케이드에 놀러 갔다가 코스튬 행렬을 만났다. 그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코스튬은 몸 좋은 언니가 입었던 클락웍 오렌지 주인공 의상. 할로윈은 그냥 애들이 사탕 받으러 다니는 날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의외로 뉴욕 사람들이 애착을 갖는 날이었다. 평소에 한가한 코스튬 가게가 이 시즌에는 사람들이 북적북적. 우연히 23번가에 있는 거대한 코스튬 샵 'SPIRIT'에 놀러갔다가 성지예감. 올해 가장 인기 있는 코스튬은 ..

뉴욕 모험 2010.11.01

요즘 경험하고 있는 것들

+ 막 클린트 이스트우드옹을 영접했다. 정킷으로 배우들 및 감독들의 라운드 테이블 인터뷰를 했다. 첫 타자가 맷 데이먼이었는데 영화의 찌질함은 온데간데 없는 이 전광(후광이 아니다)의 훈남은 누규? 영문 인터뷰에서 읽었던 데로 유머감각이 넘쳐 흘러 영어로 맞받아줄 수 없는 내 자신이 안타까웠다. 막 반하려고 할 때 브라이드 달라스가 들어왔는데 영화의 비중도 작아서인지 약간 냉담한 분위기. 저번 정킷에서도 느낀 건데, 여기서도 여자 배우에게 일보다는 가정이나 가족에 대해 묻는 경우가 잦다. 영어권 기자님들아, 인지하고 있는 거냐. 세실 드 프랑스는 아름다우셨는데, 내가 요즘 프렌치 쓰는 벨기에 언니들에 대한 편견이 생겨서 그냥저냥. 그리고 영화에서 너무 재미없는 캐릭터였음. 영화에서 프랑스어로 연기하는데 ..

뉴욕 모험 2010.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