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의 시작은 서촌이었다. 서촌의 밤은 안주의 밤이었다. 서촌은 30~40대가 되어 여전히 지인들과 술자리를 즐기는 여자들이 만나기 좋은 공간이었다. 뭔가를 차려입어야 하나 헷갈리는 세련된 bar보다는 편안하게 앉아 수다떨 수 있고 친근한 안주가 구비된 선술집들이 즐비하다. 세꼬시나 닭똥집같은 포장마차식 안주를 주문하더라도 최소한의 도시 인테리어는 갖추고 있고, 만취한 무리가 예의없는 고성방가로 대화를 방해하는 일이 없는 공간들이 대부분이다. 각자의 대화에 충실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라 쓸데없이 관음의 시선을 남발해 여자를 불편하게 만드는 이들도 적어보인다. 뉴욕으로 따지자면 동네 친구들과 가볍게 술 한잔 하는 동네 술집인 Dive Bar와 비슷한 개념의 술집이 많다고 할까. 뉴욕이나 서울이나 수많은 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