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 2

Pulp@Radio City Hall

살다보면 가끔씩 남들이 비웃을지 몰라도 결연히 행해야 하는 일이 있다. 이를테면 2012년 펄프 콘서트가 그렇다. 셋리스트는 거의 Different Class의 곡들. 추억을 되새기는 디너쇼 타임의, 한 물간 전설의 밴드가 등장하는, 전혀 쿨하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지만 나는 펄프의 공연 티켓을 예매하기 위해 오픈 당일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인터넷 예매 전선으로 향하고 있었다.왜냐하면 펄프야말로 '너와 나의 20세기'이니까. 술에 취해 바 한 가운데서 '디스코 2000'과 '커먼 피플'의 스텝을 밟았던 그 20세기말.데보라는 그 예쁜 가슴을 가지고 왜 그렇게 막 살아야 했는지, 조각 전공하러 영국 온 그리스 소녀는 어쩌다 커먼 피플과 자겠다는 꿈을 꾸게 되었는지, 모든 게 가소롭고 마땅찮고 웃기지도 않았..

음악다방/live 2012.04.13

music retrospect, reunion, repack

+ retrospect Sonic Youth의 킴 고든과 써스턴 무어가 브룩클린의 작은 갤러리에서 'No wave' 시절을 회고하는 이벤트에 패널로 참여한다고 해서 모처럼 브룩클린을 방문했다. 'No wave'란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뉴욕 인디 신을 휩쓸었던 노이즈 사운드다. 주요 지역은 '로어 이스트 사이드'와 '이스트 빌리지'. 회고담은 두 부분으로 나눠서 진행됐다. 킴 고든은 당시 행위예술가들과 함께 기억을 되짚었고, 써스턴 무어는 한때 같이 놀았던 오랜 친구들과 만담(?)을 나눴다. 대충의 요점은, 뉴욕 예술 대학들과 함께 열정이 넘치는 전세계의 청춘들이 뉴욕으로 모여 들었고, 일종의 예술적 매체로 음악을 택했다는 것이다. 킴 고든 또한 예술대학생이었고 음악을 할 생각은 전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