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매싱 펌킨스 2

perfect

2000년에 함께 스매싱 펌킨스 공연을 본 뒤 한참 동안 주저 앉아 아픈 다리와 흥분을 삭였던 친구는, 오랜만에 나온 스매싱 펌킨스의 신보를 들어보곤 "아아, 완전 구려"라며 비명을 질렀다. 친구가 아이 낳고 정신 없는 와중에 반가워 하며 모처럼 들은 음악이었던 터라 내가 더 안타까웠다. 그런 그들이 얼마전 한국에서 공연을 했다고 들었다. 10년 전 빌리 코건은 "이게 우리의 마지막 콘서트"라고 말했다. 하긴, 20세기의 스매싱 펌킨스는 마지막이었다. 신보가 구린 건 절대적으로 맞다. 그러나 요즘 나는 아인슈타인 박사님 급의 상대론에 빠져들고 있다. 사실은 음악이 아니고, 우리가, 사회가 변한 게 아닐까? 막연한 청춘의 우울을 공유하던 시기가 끝나버려서 그런 게 아닐까? 그때만 해도 우리는(?) 좋은 차..

oh my god

듀나게시판에 놀러갔다 발견한 추억의 동영상. 이런 게 유튜브에 올라 있었다니 놀라울 뿐. 질질 울다가 충동적 포스팅. RATM 공연도 학생에게는 꽤 큰 지출이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돈을 아낄려고 좌석에서 공연을 봤다. 그런데 웬걸. RATM은 하물며 맨앞에서 펜스 붙잡고 봤었는데, 호박들 라이브를 좌석에서 방방 뜨면서 보는 게 더 힘들었다. 공연장 밖에 나와 다리가 마비가 되서 한동안 담배 피우면서 못 일어났던 기억이 난다. 제임스 이하가 갑자기 저렇게 괴성을 질러서 웃겼었지. 빌리의 까만 옷. 칠드런 어쩌구 했던 것. 마지막 공연이라는 것. 모두 기억이 난다. 알찬 청춘이었구나. 이제는 그린데이가 온다고 해도 미동하지 않는 노인이 되었어. 대학로 성대앞 DOORS에서 1979 신청하고 꽥꽥거리며 따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