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나는 어째서 힐을 버리고 플랫슈즈를 사랑하게 되었는가. 작년 여름. 뉴욕에서 살고 있는 신랑의 혼혈 사촌동생들이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았다. 명동을 한바퀴 돌고 온 '그녀들'은 '한국 여자들 너무 예쁘다, 너무 말랐다'라며 감탄의 목격담을 늘어놓았다. 그러던 중 특별한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언니, 왜 여자들이 모두 힐을 신어? 불편하지 않아?" 적당한 답변이 떠오르지 않던 나는 "키 커 보이는 거 좋아해서"라고 말했던가. 생각해보니 한 5년 전만 해도 힐을 신지 않았다. 어느날 우연히 신어본 힐의 기적같은 힙업 효과에 끌려 힐 세계 입문. 그때까지만 해도 내 발의 벗은 젊은이의 상징 컨버스였고(커트 코베인이 신었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논리), 여름만 되면 납작한 쪼리에 중독됐다. 10여년 전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