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할머니, 늙은 소가 함께 사는 오래된 농가. 시간의 속도는 도시의 것과 다르다. 늙은 소는 달구지를 끌고 천천히 한걸음을 내딛는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일과는 아침 먹고 일하기, 점심 먹고 일하기, 저녁 먹고 잠자기가 전부. 어느 날, 모두와 시간을 공유하던 늙은 소의 인생이 1년 밖에 안 남게되자 할아버지의 일상이 미묘하게 흔들린다. 일을 해야 한다는 습관적 신념 때문에 할아버지는 급하게 젊은 소를 사들이지만, '오래되고 낡고 늙은' 것만 존재하던 농가에 '새롭고 젊은' 소가 등장하면서 낯선 갈등이 시작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날뛰는 소를 길들일 기운이 없고, 늙은 소는 식욕 왕성한 젊은 소에게 밀려 밥 한 번 제대로 먹기 힘들다. 소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 할머니는,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