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by released 46

NYFF 51 백 만년 만에 정리

백 만년 전에 갔던 것처럼 멀게 느껴지는 올해 뉴욕영화제.베를린, 칸, 베니스, 토론토에서 인정받은 몇 편의 수작들만 가져오기 때문에 상영 편수는 그리 많지 않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처음 공개되는 미국 영화들. 토론토 지나 뉴욕 영화제 거쳐 화제에 오른 영화들이 오스카 후보들이 되기 때문에 미국내 주목을 많이 받는 편이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닌 거 같고, 각고의 노력 끝에 유치 성공한 의 인기로 같이 주가가 올라감. 이듬해는 를 가져와 권위가 더 올라감. 올해는 이미 토론토에서 입소문이 난 영화들이 대부분이라 라인업이 다소 약했다. 가 올해 뉴욕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가졌던 영화들. 트윗을 카피 앤 페이스트 하며 기억을 더듬음. - 뉴욕영화제 폐막작으로 처음 공개된 스파이크 존즈의 [HER..

극장/by released 2013.11.26

[NYFF 51] 캡틴 필립스

*스포일러 스포일러 스포일러* 영화 보기 전에 읽지마셈 몇년 사이 개막작이었던 와 가 오스카 레이스의 선두를 점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 뉴욕영화제는 미국내에서 주목해야만 하는 영화제로 입지를 다지는데 성공했다. 베니스와 토론토에서도 공개되지 않은 핫한 신작을 미국내에 최초로 소개하는 자리가 된 셈. 올해 그 주인공은 폴 그린그래스의 였다.는 2009년 미국 화물선이 소말리아 해적단에게 피랍된 사건을 다룬다. 구체적으로는 인질로 잡혔다가 미해군 작전으로 구출된 필립스 선장의 회고록을 토대로 한다. 이미 미군의 승리로 끝난 싸움을 영화화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일단은 제목부터 개인을 부가시키는 '캡틴 필립스'이니 당연히 개인의 공로에 주목하는 영화가 아닐까? 구태의연한 감동을 전시하는 예고편을 볼 때부터..

극장/by released 2013.10.21

Iron Lady by Phyllida Lloyd

심심한 과대망상 드라마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를 다룬 개봉 소식을 듣자마자 영화계가 실존 인물에 대한 과욕을 부린다고 생각했다. 전세계 영화계가 드라마틱한 실화를 열렬히 찾고 있지만, 이렇게 원한 많은 적들을 거느리고 있는 인물의 일대기를 영화화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영화화를 노리는 일대기에는 공감과 연민을 자아내는 요소들이 포함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당신 부모가 고위 정치인의 결정으로 회사가 문닫게 되어 실직자가 됐다고 생각해 보라. 당장 내일 밥을 먹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의’ 운운하는 정치인에게 감복하며 ‘마땅히 그래야 했다’며 여유를 부릴 수 있을까? 그런 정치인이 시대와 대의를 위해 고뇌하는 삶을 살았다고 강조하는 영화를 과연 두 눈 부릅뜨고 볼 수 있을까? 여론이..

극장/by released 2013.04.09

Best movies from last year

늦었지만 마이 베스트 2012년 영화 정리. '쨘, 나 2012년 영화 정리할 거야'라고 마음 먹었을 때 생각난 영화순. 아무르 Amour작은 아파트 안에서 거동도 불편해 보이는 노인들이 만들어내는 느린 호흡의 미니멀한 드라마. 갑작스런 비극을 맞이하는 일상 속에서 삐져나오는 사랑과 슬픔과 공포가 점철된 복잡한 감정들. 선과 악이나 호오같은 그런 단순한 판단의 잣대를 들이밀지 않고 2시간 동안 주어지는 그들의 면면에만 의존하며 인간사의 인과관계를 추적하게 만드는 감정 스릴러이자 안티 로맨스.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사랑을 실천하는 건 거의 성인에 가까운 일. 이 비극의 핵심은 노인의 생존 문제보다는 인간이란 존재가 절대적인 사랑을 행할 수 없다는데 있다. 인생에 대한 형이상학적인 스포일러랄까. 미..

극장/by released 2013.01.09

스카이폴 인터뷰들

* MOVIEWEEK 지면관계상 생략된 기사 전문. 뉴욕 프리미어 & 인터뷰 50주년 007, 드라마로 진화하다 제임스 본드 50주년 숀 코네리가 담배를 물고 쿨한 말투로 “본드, 제임스 본드”라고 이름을 밝혔던 첫 007 영화 (1962)가 개봉한지 50년이 지났다. 숀 코네리, 로저 무어, 조지 레젠비, 티모시 달튼, 피어스 브로스넌, 대니얼 크레이그 등이 수트를 고수하는 스파이계의 쾌남을 차례로 연기하며 세계도 지키고 수많은 본드걸들과 사랑도 나눠왔다. 가족으로 따지면 3대가 족히 흥할 이 기간 동안 싱글남 제임스 본드의 캐릭터도 조금씩 변했다. 그는 더 이상 여자들과 노닥거리며 스카치를 즐기는 여유로운 마초 젠틀맨이 아니다. 대니얼 크레이그가 등장한 때부터 제임스 본드는 부지런히 발로 뛰어다니는 ..

극장/by released 2012.11.05

[NYFF] Amour by Michael Haneke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영화를 언어로 정리하는 순간 영화가 죽어버린다고 말했다.고로 이 글 또한 영화를 죽일 가능성이 있다.개인적인 메모이니 읽고 싶은 분들은 영화를 본 후에 읽으시길.인용은 인용부호와. 취향의 역사가 알알이 배어있는 낡은 아파트에서 정답게 늙어가는 노부부는 제자의 피아노 연주회를 보고 돌아온다.다음날 아침 할머니가 잠깐 정신이 나가면서 반복되던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 병원에 갈까 말까 실랑이를 하다가 장면이 바뀌면 몸 오른쪽이 마비돼 휠체어를 타고 병원에서 돌아오는 할머니의 모습이 등장한다. 더 이상 놀랄 일도 설레일 일도 없는 인생의 끄트머리에 젊은이라도 감당하기 힘든 거대한 비극이 닥친다. 다정한 할아버지는 새로 맞이하게된 간병의 일상을 의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인간의..

극장/by released 2012.10.06

[마리끌레르 6월] The Future by Miranda July

* 마리끌레르에 분량이 너무 길어 편집되서 실린 글의 원글 * 제목은 무려 '미란다 줄라이를 좋아하게 되는 법'이라고 붙였지만 사실 좋아하게 되지 않았습니다. -_- * 한국 제목은 고양이팬들을 끌기 위해 '미래는 고양이처럼'이 된 것같은데 아무튼 이 비유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2005년에 등장한 은 소통불가의 시대에 반창고를 붙여주는 듯한 영화였다. 영화속 사람들은 제각각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고, 한편으로는 비슷한 종류의 무심한 타인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삶을 살고 있다. 아빠는 컴퓨터에 빠진 아들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손에 불을 붙이고, 여자는 남자에게 존재를 알리기 위해 양말을 양쪽 귀에 씌운다. 이 특별했던 이유는 이렇듯 엉뚱한 소통 방식에 있다..

극장/by released 2012.06.23

Carnage by Roman Polanski

브룩클린의 공원에서 벌어진 싸움으로 한 아이의 이가 부러졌다. 가해자 아들을 둔 부모는 피해자의 집에 찾아와 양쪽 모두 만족하는 타협점을 찾고자 한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지만 교육 수준이 높은 부모들이기에 큰 소리 내지 않고 사건은 쉽게 매듭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교양을 갖추고 우아하게 썰을 풀어놔봤자 본능이 튀어나오는 순간 수천년 쌓아온 인간문명의 역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피해자 엄마 페넬로피(조디 포스터)는 코트도 안 벗은 채 건성으로 사과를 하며 빠른 일처리를 바라는 가해자 부모 알랜(크리스토퍼 월츠)과 낸시(케이트 윈슬렛)이 못마땅하던 중 결국 모성애를 드러내며 시비를 걸고 만다. 사이에 낀 아빠 마이클(존 C. 라일리)는 애들은 그러면서 크는 거라면서 분위기를 완화시키기 위한 이웃..

극장/by released 2011.12.17

무산일기 by 박정범

+ 블로그가 너무 놀고 있어서 미리 써놓은 글로 땜빵 중. 2011년 서울일기 @Movieweek *스포일러 있음 는 대다수 사람들이 애써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을 폭로한다. 별다른 재주도 없는 답답한 외모의 주인공, 그 이면에는 ‘탈북자’라는 꼬리표가 숨어있다. 이제 막 자본주의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먹고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도시는 쉽게 그를 받아들여주지 않는다. 목숨을 건 대가로 얻은 주민등록번호는 마치 주홍글씨처럼 탈북자들을 배제시키는 상징이 된다. 배는 곯지 않게 되었으니 타당한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곳은 벽보 하나 붙이는데도 치열한 경쟁의 논리가 적용되는 땅이다. 승철이 사이좋게 벽보를 붙이는 공간을 공유하려고 할수록, 그에게 돌아오는 건 경쟁자들의 폭..

극장/by released 2011.06.15

[브뤼트 5월] 뉴욕타임즈 패션 포토그래퍼 빌 커닝햄

Photographer on the Street FILM HOMEPAGE 빌 커닝햄은 뉴욕 타임즈 주말판 ‘Style’ 섹션에 고정 칼럼 ‘On the Street’를 싣고 있는 사진기자다. 한 주의 거리 패션이 꼼꼼하게 담겨 있는 반 페이지 칼럼을 위해 그는 매일 뉴욕 거리를 돌아다닌다. 30년 이상 뉴욕 타임즈의 사진을 찍어 왔으니 독자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이다. 하지만 그가 현재 82세의 노인이며, 자전거를 타고 아날로그 니콘 카메라로 촬영을 한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얼마전 뉴욕 필름 포럼에서 빌 커닝햄을 다룬 다큐멘터리 이 개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 존재를 깨달았다.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거리 사진을 찍어왔던 빌 커닝햄은 영화 개봉 후 뉴욕을 대표하는 셀러브리티가 됐다. 늘 거리에 ..

극장/by released 2011.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