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jeju 2009

11월의 제주, 올레길 7코스-1

marsgirrrl 2009. 11. 17. 02:19
수요일 마감을 끝내고 김포공항으로 달려가 아슬아슬하게 제주행 비행기 탑승. 동행인들이 아는 예술가의 집을 방문해 이것저것 얻어먹고, 금주금연의 수도원같은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 다음날 출근 때보다 이른 시간에 일어나 맥모닝 먹고 도착한 곳은 올레길 7코스. 예전 <시사저널> 기자였던 서명숙 씨가 산티아고 가는 길처럼 제주에 길을 만들면 좋겠다고 해서 추진된 게 올레길. 일종의 트레킹 코스로 지금까지 14코스를 개발. 그중 7코스가 제일 다이나믹하다는 추천을 받고 걷기 시작. 초반에 <대장금> 촬영지인 '외돌개'길에 이영애 pop를 둘러싼 관광객들의 포토콜이 다소 시끄럽지만 조금 지나면 조용하게 고독한 대장정에 빠져들 수 있다. 길 안내는 정반향 파란색, 역방향 노란색의 화살표시나 리본으로 되어 있는데, 찾기가 은근 쉬우면서 까다로워 발견의 재미가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것이 외돌개라는 듯. 홀로 있는 바위인데, 이 형상을 보자마자 나는 ' ㅈ같구나'라며 천박한 기질을 드러냄.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백마. 초현실적이라며 신기해하는데 곧바로 아줌마 부대가 쫓아와 "나비야~(이건 좀-_-)" "말아~" 등등으로 시끄럽게 하는 바람에 1분만에 현실로 복귀.
                                                                                                                        
백년초 초콜릿의 주인공인 백년초를 만들고 계시는 제주도의 선인장 무리.

해안을 따라 걷던 중 억새가 멋드러진 오솔길이 나타난다. 압구정과 홍대 술집만 오갔던 막장 도시녀들이 새삼 자연의 풍류를 깨달으며 즐거워했던 시간.

마치 귤만 먹고 사는 듯 귤나무가 즐비한 제주도에서는 감귤 무인자판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올레길에서도 발견. 목도 마르고 입이 심심해서 한 무더기 사먹었다.

이것은 바로 지중해풍 초소, 응?("초소에 칠하기에는 너무 튀는 색이 아닐까"라는 동행자의 리플) 그러나 창고일지도.

아마 강정마을로 들어선 것 같다. 아기자기한 집들이 해변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집집마다 전봇대를 하나씩 소유한 듯한 사진.

모든 담은 돌을 짜맞춰 세운 것이다. 자연산 돌을 이용해 요리조리 짜맞춰 놓은 게 그저 신기. 어쩌면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을 작업일지도. 어쩌면 돌편집증을 가진 A형들이 며칠 동안 고심하며 쌓아올렸을 지도.

이것 또한 초소인지 창고인지. 초딩시절 바닷가 그릴 때 등장했던 갈매기 묘사와 너무 닮아서 향수에 젖었다.-_-

- 스압으로 인해 투 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