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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오스카 예측

marsgirrrl 2014. 3. 2. 07:03

3월 2일 일요일 저녁 오스카 시상식을 하루 앞둔 오늘. 오스카 역사상 가장 접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올해 오스카 시상식에 대해 예측하는 재미를 포기할 수 없다. 오늘 안 하면 늦는다고. 

골든글로브가 끝나면서 각종 매체에서 주요 후보작들의 오스카 프로모션 시작. 투표자들은 영화계에 몸담고 있는 약 9000명의 멤버들. 통계상 60대, 백인, 할아버지,의 의견이 주류가 된다.  

다른 매체의 의견을 엮어 뜯어보고 싶지만...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가기에 개인적인 스타일 점쟁이 예측으로 나감. 

이미지도 생략.


작품상은 '노예 12년'과 '그래비티'의 중 하나로 압축되는데 '노예 12년'에 건다. 한국에선 잠잠한지 몰라도 스티브 맥퀸의 '노예 12년'은 토론토 영화제 첫 공개 때 난리가 났던 작품이고 훌륭한 영화라는 데 별 이견이 없다. 비교적 지루한 서사극이란 점이 그나마 단점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오스카 작품상 수상작이 뭐 다들 흥미진진하고 재미났던 작품들이었던 건 아니라서 별 문제는 되지 않을 듯. '그래비티'를 지지하는 입장도 팽팽하다. 이 영화는 토론토 영화제가 끝날 때 즈음 공개돼 '노예 12년'년 못지 않은 압도적인 찬사를 받았다. 편집상을 받으면 작품상을 받는 경우가 많아서 '그래비티'의 수상을 점치기도 한다. 새로운 형태의 편집을 보여준 '그래비티'가 편집상 수상이 확실해 보이기 때문. 그러나 60대 백인 할아버지라면 의무적으로 미국 노예제 영화 역사를 다시 쓴 '노예 12년'에 표를 던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감독상은 알폰소 쿠아론. 이 부문은 감독조합상과 거의 일치하고 올해 수상자는 알폰소 쿠아론이었다. 스티브 맥퀸이 받으면 첫번째 흑인 감독 수상이 되겠으나 이 새로운 역사는 다음으로 미뤄질 듯. 알폰소 쿠아론이 받으면 처음으로 오스카를 수상한 멕시코 감독의 역사가 만들어짐.


주연상도 보통 배우조합상과 일치. 특히 여우주연상은 케이트 블랜쳇이 거의 확정. 남우주연상은 매튜 매커너히가 받을 확률이 가장 높다. 여우주연상이 샌드라 블록에게 넘어갈 가능성은 거의 희박해 보인다. 차라리 '아메리칸 허슬'이 흥행에 성공한 지금으로선 에이미 애덤스가 더 지지를 받는 듯. 남우주연상은 여우주연상에 비하면 꽤 접전. 작년 가을만 해도 '올 이즈 로스트'의 로버트 레드포드가 막강한 후보로 거론됐으나 후보 지명에 탈락하면서 매커너히와 디카프리오에 대한 지지가 급상승.  상대적으로 초반에 유력 후보로 추앙되던 치웨텔 에지어퍼가 밀림. '네브라스카'의 브루스 던을 꼽는 사람들도 많았으나 영화 자체의 후광이 다른 영화들에 비해 너무 약해 논외의 배우가 되어버림.


남우주연상은 자레드 레토가 거의 확정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캡틴 필립스'의 버캐드 앱디가 수상하기도 했으나 이 시상식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이 후보로 안 올랐음. 다른 조연들에 비해 자레드 레토 캐릭터의 카리스마가 월등히 강함.

여우주연상은 '아메리칸 허슬'의 제니퍼 로렌스와 '노예 12년'의 루피타 뇽오 접전. 제니퍼 로렌스의 연기가 튀든 어쨌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표를 주지 않을 수가 없음. 상대적으로 지명도는 낮으나 '노예 12년'에서 착취 당하는 소녀 역을 잘 소화해낸 루피타 뇽오에 대한 지지도는 나날이 상승. 특히 골든글로브, 배우조합상 때 신선한 인상을 남겼고 지금 계속 매체를 돌며 '논스톱' 홍보 하는 등 대중적인 노출이 많아져 호감도가 높아졌다. 제니퍼 로렌스가 받을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루피타를 지지.


각색상은 '노예 12년', 각본상은 '아메리칸 허슬'. 작가조합상 상을 받은 스파이크 존즈의 '허'의 각본도 훌륭하지만 '아메리칸 허슬'에 대한 미국분들의 사랑이 철철 넘치기 때문에 '아메리칸 허슬'이 받을 듯.

촬영상과 편집상은 '그래비티'가 몰아가는 분위기. 

애니메이션 상은 당연하다는 듯이 '프로즌'. 주제가상도 '렛 잇 고'에 한 표.(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히트할 경우 오스카 주제가상은 대개 디즈니에게 돌아가는 이치랄까)


의상상도 접전 부문. 의외로 '일대종사' 장숙평이 후보. 대체 미국영화의 기준은 무엇인가. '아메리칸 허슬'과 '위대한 개츠비' 중 하나가 받을 듯한데 '위대한 개츠비'가 될 듯. 의상상과 미술상은 보통 묶여서 받는 경우가 많아 미술상도 '위대한 개츠비'. 베스트 다큐멘터리는 '액트 오브 킬링'이 대세이나 뉴욕 타임즈는 백보컬들의 훈한한 미담이라는 이유로 '20 피트 프럼 스타덤'의 수상을 예측. 그래서 나도 '20 피트 프럼 스타덤'에 한표. 외국어 영화상은 '그레이트 뷰티'가 압도적인데 보질 못했다.


+ 아카데미 시상식의 결과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너무 고루한 결과가 대부분이라.(최근만 해도 '킹스 스피치'와 '아티스트'라니, 유럽 빠돌 할아버지들같으니라고. 작년 수상작 '아르고'는 점점 잊히는 영화가 되고 있음) 내가 가장 재미있게 본 시상식은 '노인은 위한 나라는 없다'와 '데어 윌 비 블러드'가 작품상 놓고 붙었을 땐데, 이때 미국내 시청률이 최저였음. 그 이후로 올해 시상식이 제일 흥미로움. 어떤 영화가 작품상을 받듯 납득할 거 같다는 의미. 흥행작이 작품상에 오르냐 안 오르냐가 시청률의 성패를 좌우하는데(참고로 최고 시청률은 '아바타'가 올랐을 때, 2위 시청률은 '타이타닉'이 올랐을 때) 올해 작품상 중 흥행순위권은 '그래비티'와 '아메리칸 허슬' 두 편. 어찌됐건 올해 후보작들은 모두 볼 가치가 있는 영화들이고, 인물이든 이야기든 미국 영화계 세대교체를 반영한다는 생각이다.   


+ 보다 증거가 풍부한 아카데미 기사가 허핑턴포스트 코리아에 떴다.2014 오스카 시상식 예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