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다방/hot shot

트렌트 레즈너와 에미넴보다 얼 스웨트셔트

marsgirrrl 2013. 8. 29. 14:24

새앨범 진검승부가 벌어지는 9월이 시작되기 전, 뮤지션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새싱글이 하나둘 공개되는 중. 일단 트렌트 레즈너의 나인 인치 네일즈가 돌아오고 에미넴이 마샬 마더스 엘피의 속편을 공개할 예정이다.



나인 인치 네일즈의 새앨범은 아이튠스에서 단독 프리 오더를 받는다. 전곡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덕분에 선감상. 카리스마 넘치는 비트와 리듬으로 무장한 처음 몇 곡은 '역시 레즈너'라며 감탄을 연발하게 반드는 반면, 뒤로 갈수록 요즘 일렉트로닉 팝 사운드가 섞여들면서 음악 자체가 평범해지기 시작. '아저씨, 노망 들었나'하는 수준의 팝 사운드까지 등장해 같이 늙어가는 팬들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듦. 그래도 요번 싱글 Copy of A는 좋다.


그리고 에미넴. 


코믹했던 시절의 에미넴으로 돌아간 듯한데 그때만큼 속사포 랩은 아니다. 밴드 사운드로 끌고 가는 후렴구 때문에 록음악처럼 들릴 지경. 킴 카다시안과 케빈 페더라인에 대한 디스도 약해서 까는 재미도 적은 편. 공연에서 떼창하기 좋은 노래라는 장점 정도.  


근데 지금 이 노친네들이 문제가 아니다.


여기서기서 찬사를 받고 있는 10대 래퍼 얼 스웨트셔트가 새로운 어둠의 강자로 떠올랐다. 엽기적인 뮤직비디오 찍으며 불편한 랩을 해대는, 특이하지만 재능 많은 힙합 크루 'Odd Future' 출신으로 며칠 전에 솔로 데뷔 앨범을 냈다. 프랭크 오션, 켄드릭 라마에 이어 지형도를 바꿀 또 한명의 신인 등장이다.(로빈 띡크의 새 뮤직비디오 'give it to you'에 등장해 소모되고 마는 켄드릭 라마는 정말 안습이다)

초기 힙합 형태로 돌아간 듯한 미니멀한 구성. 내레이션으로 막힘없이 술술 풀어나가는 랩. 그리고 어둡고 불편한 이미지들. 10대 소년이 무슨 한이 그렇게 많은지 자기 이야기를 독기 품고 풀어내는데, 이런 날 것의 정서 정말 오랜만이다.   

춤추고 파티 하기 바쁜 메인스트림 댄스뮤직이나 나르시시즘적 명상용 및 힙스터 파티용 (백인) 인디뮤직이 아닌, 증오와 불안과 불만을 음악으로 고스란히 녹여내는 틴스피릿이 있다는 것에 건배.

(그나저나 엄마가 법대 교수에 인권운동가고 아빠가 시인이라는 배경을 체크한 뒤 요즘엔 역시 있는집 자식이 음악도 잘 한다는 것을 인정하려는 찰나다)   


*주의: 밝고 건강하고 희망이 넘치는 음악이 절대 아님.


작년 곡 Chum. 눈과 마음을 모두 압도하는 어두운 기운.


요번 곡 Hive. 무서운 청춘들.


프랭크 오션과 일찌감치 인연을 맺고 Super Rich Kids 피처링. 도입부 랩이 얼.(뮤비는 후지다)


그리고 프랭크 오션은 다시 얼의 Sunday에 피처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