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다방/hot shot

늦게 버닝하는 곡들

marsgirrrl 2012. 2. 20. 12:45
Fun - We are young

NFL 파이널 게임인 '수퍼보울'이 광고계에 미치는 영향을 이 노래만으로도 알겠다. 쉐비 자동차 광고에서 처음 듣고 '뭐야'하며 바로 검색했는데, 그런 식으로 반응한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었다. 작년 9월에 발표된 이 곡은 12월에 TV 뮤지컬 쇼 '글리'를 통해 공개되는 덕에 그날 밤 아이튠스 다운로드 차트 1위를 먹었다고 한다. 나는 '글리'를 안 보기 때문에 결국 이 노래를 수퍼보울 광고로 들은 게 처음이다. 광고와 함께 41위에 머물러 있던 곡은 다시 부활, 현재 빌보드 다운로드 차트 1위. 고 휘트니 휴스턴의 급부상 중인 싱글 'I'll always love you'도 제쳤다. 
뉴욕 출신 인디 밴드라서 괜히 친숙하고, 소식 뜸하던 저넬 몬래까지 피처링을 해줘서 반갑기도. 광고 하나가 이렇게 명멸해가던 밴드에게 벼락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겠지만, 같이 삽입된 오케이고(OKGO) 곡은 별다른 반응이 없는 것으로 보아, 역시 될만한 곡이 늦게라도 인기를 얻는다는 결론. 한번 들으면 다음날 또 듣고 싶은 중독성을 가진 곡. 투나아아잇. 위 아 영. 이라고 부르기엔 좀 안 젊지만서도. 
그나저나 Fun을 들으면서 미국에도 미카가 한 명 살고 있다는 걸 확인. 미카와 Fun이 만나서 퀸 노래를 부르면 아주 흥겹겠군요.  
 

Ladytron - Ace of Hz

레이디트로느님의 베스트 앨범이 나온 것도 까먹고 있다가 뒤늦게 들은 신곡. 유튜브 댓글 보니 FIFA 게임에 나왔나본데, 꺼지랏, 겜돌이들.(근데 더 웃긴 댓글은 '피파가 뭐임?' 이다) 아바에 80년대 뉴웨이브를 믹스해서 90년대 슈게이징 필터로 증류한 후 2011년까지 묵히면 이런 알싸하게 쿨한 곡이 나오려나요. 처음 들은 순간 심장이 막 오그라드는 체험을.
 

Roots - Make My

현실을 둘러보며 시대를 기록하는 서사시를 만들어내는 루츠 형님들의 노력에 감동할 뿐. 늦게 들은 Make my의 멜로디도 적잖이 아름답다.
힙합은 팝송의 대세이긴 한데, 그게 죄다 '남녀 만나서 오늘밤 파티파티'거나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났다' 뭐 이런 허세 쩌는 내용들이라서 들을 수록 질리고 만다. 힙합계도 인디와 비주류가 있어서 메이저가 아니면 방송타기 힘든 현실. 작년에 웬만한 힙합 평론가들이 새로운 차원의 힙합이라며 버닝했던 Odd Future는 주류 시상식 쪽에서는 아예 언급도 안 되고.
 
차 안 라디오에서는 늘 케이디 페리-리아나-레이디 가가-아델-LMFAO-코브라 스타쉽-켈리 클락슨 무한 반복.
좋아하던 rock 전문 라디오 채널이 망하는 바람에 팝과 락이 섞여나오는 채널을 대안 삼다 보니 이젠 케이티 페리 노래를 다 외울 기세.
올해도 메이저들의 공세를 헤치고 좋은 음악 잘 찾아 들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