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모험

뉴욕 아시안 영화제-프로그래머 인터뷰

marsgirrrl 2010. 7. 11. 12:07
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쪽을 주로 담당한다는 프로그래머 고란 토팔로비치를 만났다. 서브웨이 시네마를 만든 5인 마니아 가운데 이제 남아있는 오리지널 멤버는 고란과 그레이디 두 명이다. 다른 두 명의 멤버들이 더 있고, 그들과 몇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게스트 관리부터 선물 이벤트까지 모든 걸 다 알아서 한다.
긴장을 많이 하면서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고란은 굉장히 친절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하물며 2MB라는 고유명사까지 알고 있어 깜놀. 20분을 예상했던 인터뷰는 예상 외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져 1시간 20분 동안 이어졌다.(사실 20분은 나의 더듬거리는 영어 스피킹 때문이었다) 영어 녹취를 풀고난 뒤 고작 잡지에 들어간 분량은 반의 반도 안되는 상황. 영어 녹취에 들어간 노력이 아까워 블로그 공개하기로 결심.
무엇보다 요근래 나눴던 어떤 한국영화 수다보다 더 생산적인 대화였다. 이렇게 객관적으로 심플하게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을 왜 우리는 '열심히 하지만, 아마 우린 안 될 거야'라고 몰고 가고 있었던 걸까. 
아무튼 영화제와 인터뷰를 겪고 난 모든 결론은. 와이 소 씨어리어스?(조커교 입니다) 영화는 즐거울려고 만든 거 잖아요. 안 그래?

친구 디자이너가 리미티드로 만들었다는 KISS와 김동지의 믹스 티셔츠. 이해준 감독은 티셔츠 탐나는데 만약 입고 입국하면 잡혀갈 거 같다고 했다


- 링컨 센터로 오면서 달라진 점은?
규모가 커지다 보니 아무래도 일이 더 많아졌다서브웨이시네마가 영화제를 시작했을 때 기본 컨셉은 '우리가 좋아하는 영화를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마치 친구들에게 엄청나게 재미있는 영화가 있다며 추천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의 초점은 오로지 관객에 대한 것이다. 레드카펫이나 영화산업 관계자들은 우리의 관심 밖이다. 흥미롭고 독창적인 열정들을 공유하고 훌륭한 영화들을 관객들에게 소개해주려고 노력한다. (아시아인이 아무도 없어서 놀랐다) 미국의 아시아 영화팬들이 꼭 아시아인일 필요는 없지 않나. 70~80년대 홍콩영화들, 그리고 구로자와 아키라나 오즈 야스지로가 만든 일본영화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빅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라고 권하는 셈이다. 물론 차이나타운에 가서 dvd를 사거나 인터넷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지만 그러면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생각을 공유할 기회가 없다. 게다가 우리는 좋아하는 감독이나 배우들을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작년에 우리는 스타 아시아 어워즈를 만들었다. 매년 영화를 보면서 주목할 만한 사람들이 생겨났고 그들을 여기로 데려와서 좋은 시간을 나누고 싶었다. 작년에 소지섭과 공효진이 온 게 시작이다. 올해는 홍금보와 임달화, 황보가 왔다. 모두 내가 좋아하는 분들이고 모셔올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런저런 행사 때문에 일은 더 늘어났다. 우리는 원래 작게 시작한 영화제였는데 이제는 뭔가 관리해야 하는 게 많아졌다. 스트레스도 많긴 한데 그러나 관객들이 와서 영화를 즐기고 좋은 시간을 보낸다면 모든 게 괜찮다.
- 관객은 늘었나?
확인해봐야 한다. 늘었기를 희망한다. 업타운으로 왔고 링컨 소사이어티 멤버도 관객으로 참여하면서 수치가 늘어났을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ifc 센터가 거점이었다. 저팬 소사이어티가 합류하면서 지난 두 해 동안 11000명 정도를 유지했고 그 숫자가 우리가 데려올 수 있는 최고 많은 관객인 것같다. 그 숫자를 유지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 링컨 센터로 왔으니 더 많은 관객들이 즐겼기를 희망한다. 지금까지는 굉장히 긍적적이다. 사실 다운타운 분들에게 사과를 드리고 싶었다. 옮겨오는 바람에 불편을 드렸는데, 그들도 변함없이 영화를 보러 왔기를 희망한다. 한편으론 링컨 소사이어티 센터로 오면서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좀 더 젊은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리컨 센터와 관객층의 변화, 좋은 결합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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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한국영화 쪽을 프로그래밍해왔나?
사실 우리는 의견 일치를 통해 프로그램을 선정한다. 우리는 모든 영화를 본다. 빅 스크린 TV에 팝콘과 맥주를 갖추고 같이 볼 때도 있고 각자 알아서 볼 때도 있다. 그렇게 영화를 보고 한 팀으로 영화를 선정한다. 그런데 영화 편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각 지역 영화사들과 연락할 담당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내가 한국을 담당하고 있다. 그레이디는 보통 홍콩을 담당한다마크는 도쿄 필름 엑스과 연락하고 자주 도쿄를 오가며 네트워킹을 한다. 우리는 서로 어떤 영화가 있고 어떤 영화에 주목해야 하는지 계속 정보를 교환한다. 그러나 그건 '담당'일 뿐이다. 프로그래밍은 모두 함께 한다.  
- 그러면 어떤 기준으로 영화를 선정하나?
기본적으로는 각자의 취향에 기반한다. '이 영화 좋아.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들이다. 물론 한 영화를 모두 다 좋아하지 않을 때도 있다. 예를 들면 <심볼>은 그레이디와 나는 좋아하지만 정작 일본을 담당하는 마크는 싫다고 했다. 우리는 언쟁을 하기도 하지만 감독이 추구하는 스타일에는 수긍을 한다. 할리우드 영화와 다르게 아시아 영화들은 여전히 어른을 위한 멋진 장르 영화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는 기본적으로 어린이들에 초점을 맞춘다. 물론 <아이언 맨 2>같은 영화를 즐길 수도 있지만 때로는 좀 더 지적이고 복잡한 어른 영화가 그리워진다. 아시아 영화는 즐거우면서도 지적이다. 나는 현대 아시아 영화들이 그런 균형을 잘 맞춘다고 생각한다.
- 잠깐 내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뉴욕에 오면 더 다양한 영화를 보게될 줄 알았다. 그러나 그렇지 않더라. 물론 미국 영화는 다양하다. 하지만 유럽이나 아시아 영화를 보는 건 정말 쉽지 않다.
미국의 수입영화 산업은 엉망이다. 미국의 해외 배급 시스템은 다 무너졌다. 영화사는 돈이 되지 않으니까 해외 영화를 배급하지 않는다. 몇 가지 예외가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 DVD, VOD, 케이블 TV 그리고 ifc 극장같은 곳에서 외국 영화들을 볼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영화들은 특징이 있다. 미국에 배급되는 아시아 영화는 두 가지 경우 뿐이다. 국제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브랜드 가치가 있는 감독의 영화들이거나 한편에는 장르 영화가 있는데 특별히 액션이 인기다. 호러 도한 미국에 팔기가 수월하다. 예를 들어 <김씨표류기>는 훌륭한 영화이지만 미국에 배급될 기회가 없다. 정말 불행한 일이다. 우리는 영화제를 통해 아시아 상업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스펙트럼을 보여주길 원한다. 블록버스터부터 언더그라운드 영화까지 말이다.
- 판타스틱 영화제 네트워크에 속해 있던데 NYAFF는 장르 영화를 더 좋아하나?
NYAFF는 기본적으로 장르 오리엔테이드 영화제다. 우리는 아시아 영화에 대한 편견을 바꾸고 싶다. 영화제든 극장이든 소개되는 영화제는 거의 예술영화들이다. 그게 꼭 나쁘진 않지만, 알다시피 대개는 지루한 영화들이다.(^^) 아시아는 그보다 많은 영화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즐거운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 그 영화들은 대개 웰메이드이고 연기도 훌륭하고 무엇보다 영리한 장르 메이킹을 보여준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장르 영화제이지만 우리가 아니면 미국에 소개될 수 없는 좋은 영화들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작년에 와카마츠 코지의 <유나이티드 레드 아미>는 3시간짜리 영화였는데 그건 장르 영화가 아니었다. 어쨌든 우리는 이 영화가 마음에 들어서 관객들에게 권해줬다. NYAFF는 장르 영화제이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영화가 있으면 그게 장르 영화든 아니든 상영을 고려한다.
- <
작은 연못>을 선택한 이유도 그 때문인가?
그렇다. 하다 못해 그 영화는 다른 한국 영화들과도 다르다. 한국영화는 비극적인 역사를 다룰 때 너무 멜로드라마틱하게 가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렇게 만든 영화들이 성공을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영화들은 미국 관객들에게 전혀 먹히지 않는다. 미국 관객들이 너무 시니컬해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다지 효과가 없다. 그런데 <작은 연못>은 신선했다. 일단 멜로드라마가 아니었다. 인물을 소개하는 첫 부분은 너무 아름답다. 그러나 빠르게 비극이 일어나고 그 후에도 삶은 계속된다. 그런 점이 정말 좋았다. 연극 감독의 첫번째 영화였는데 소재를 잘 다뤘다고 생각하고 나에게는 정말 신선했다. 마치 후 샤오시엔의 영화를 보는 거 같았다
- 선정을 위해 얼마나 많은 한국영화를 보나?
꽤 많은 영화를 봤다
. 아마 개봉된 한국영화들을 거의 다 봤을 것이다.이제는 한국영화 제작 진행에 대한 레이더를 가지고 있다. 여전히 독립영화 정보는 쉽지 않은데 여러 친구들이 추천을 해주기도 한다. 부천과 부산 영화제 상영작도 체크하고 때로는 전주 영화제도 살펴본다. (전주? 그쪽은 취향이 많이 다를 텐데?) 전주 같은 경우 흥미로운 영화들이 있다. 전주 덕분에 <우리는 액션배우다>같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 정기적으로 영화 회사들과 접촉하면서 계속 정보를 업데이트 하고 있다. CJ, 쇼박스, 엠라인, 화인컷, 인디스토리 등등. 물론 모든 영화를 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 영화제가 끝나고 나서부터 계속 네트워킹을 하나?
10월에 부산영화제를 갈 것이다. 부천영화제는 가고 싶은데 딱 그 시기에 세르비아에서 어머님이 방문하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갈 수가 없다. 베이징 쪽도 살펴볼 것이다? (베이징?) 지금 중국 영화계가 급성장 중이라 뭔가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중국 영화는 여전히 안보 문제가 걸려 있어서 쉽진 않다. 올해 <소피의 선택>같은 상업영화와 <천안문> 다큐멘터리가 섞여 있다. <천안문>은 심각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요소가 있다. 제작 품질도 훌륭하다. 천안문 사태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중국 빅스타들이 모여서 모택동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런 게 바로 프로파간다 영화 아니겠나. <천안문>은 그에 비해 훨씬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진 멋진 영화다.
- 한국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들려준다면? 요즘 뉴욕에선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이 사그라들었다고 들었다.
한국영화는 지속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느리게 다수에게 다가가고 있다고 느껴진다. 한국영화를 미국에 소개하는 데 가장 어려운 부분은 마케팅적 측면이다. 예를 들어 홍콩 영화하면 액션이고, 일본 영화도 사무라이나 아이돌 같은 특징이 있다. 그들은 이미 사람들에게 명확한 컨셉을 주고 있고 그래서 팔기가 더 수월하다.그런데 한국은 좀 다르다. 전체적인 한국영화가 아니라 감독 개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누군가는 박찬욱, 누군가는 봉준호, 누군가는 김지운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매그놀리아 영화사는 모든 봉준호의 작품을 모으고 있다. 그건 라이브러리가 될 것이다. 그렇게 특별한 감독들에게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도대체 한국영화가 무엇인지 캐릭터라이징하기가 쉽지 않다. 또다른 이슈는, 미국인들은 중국이나 일본의 문화와 역사에 더 익숙하다. 그러나 한국에 관해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한국 전쟁'을 떠올린다. 그러나 계속 고정관념을 바꾸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세계 무대에서 여전히 젊은 영화를 보여주고 있다. 다음 세대의 다음 무대가 기대된다. 독립 영화, 힙합 컬처, 비디오 아티스트 등 여러 분야의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해나간다면, 그들은 한국의 과거에 대해 그렇게 많이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들의 비전은 좀 달라보이기도 한다. 그들은 여러 방식으로 더 글로벌한 관객들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다음 세대 한국 감독들이 무언가를 해낼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 미장센 단편 영화제 상영작들을 소개하는 건 그런 맥락인가.?
지금 4년째 미장센 상영작들을 소개하고 있다. 원래는 한국 문화원 쪽에서 단편영화제를 틀었으면 좋겠다는 제의가 있었다. 그 중에 미장센 영화제가 장르 쪽이라 우리와 맞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나는 한국 단편 영화들을 많이 봐왔다. 2년 전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단편영화 심사위원이었고 아시아나 단편영화제에서도 심사를 했다. 수많은 영화들을 보며 그때 깨달은 것은, 애니메이션이 정말 훌륭하다는 점이다. 실사 영화들은 그다지 좋진 않았다. 단편 감독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그 한편에 담아야 한다는 상박이 너무 강했다. 아마 그 영화가 영화계 일자리를 위한 도구가 되기 때문인 거 같다. 품질은 그리 좋진 않았지만 젊은 세대는 흥미로운 것들을 자유롭게 담아내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나중에 누가 좋은 감독이 될지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나 이번에 온 <남매의 집>은 정말 수작이다. 긴장감도 있고 잘 조율된 단편영화다. 감독은 자신의 영화가 너무 길다고 불만이었지만 나는 그 영화가 올해 최고 선정작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는 최근 장편을 끝냈다) 알고 있다. 돌아 가면 복사본을 보내준다고 했다. 정말 궁금한 게 있는데, 한국에서는 왜 장편 애니메이션을 안 만드나? 훌륭한 인재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이 설 자리가 없는 것 같다.
- (질문에 급당황) 음, 사람들은 애니메이션이 대개 아이들을 위한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애니메이터들은 어른이 좀 더 보기 쉬운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어한다.
한국 애니메이션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해외와 협동 작업을 할 수도 있을 텐데 그러지 않는다. 나는 애니메이션이 한국 영화의 또 다른 무기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또 하나 이해할 수 없는 게 있다면, 수익을 오로지 현장 판매에만 기댄다는 것이다. 그 수익은 그리 크지 않다. 한국에서 DVD 시장이 무너졌지 않나?
- (세컨트 임팩트 급당황) 음...우리는 인터넷 발전에 적응하지 못했다...렌탈 시장에서 바로 무료 다운로딩으로 넘어가 버렸다. 사실 한국에서는 영화를 산다는 게 습관이 되지 못했다. 그전에도 사람들은 오로지 '대여'로만 영화를 봤다. 그것도 그리 좋은 아이디어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는 모두 영화는 공짜라고 생각한다. (화제 전환) 나는 매년 부천영화제를 갔었는데 이제 그럴 수 없어 안타깝다. 대신 NYAFF가 생겨 다행이다. 그런데 <시>는 이 영화의 취향이 아닌가?
음, 우리는 가져올 수 없었다. 가을에 하는 뉴욕영화제에서 상영될 거라고 확신한다.
- <하녀>도 올지 모르겠다. 지인들이 그 영화는 재앙이라고 하더라.
<하녀>는 김기영 외에 누구도 만들 수 없는 영화다!
- 가장 좋아하는 한국영화는 무엇인가? 아마도 가장 어려운 질문일 것 같다.
음...(한참 생각) <살인의 추억>을 좋아하고...이명세 감독의 작업을 좋아한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도 좋고 <형사>는 과소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상업영화인데도 아주 독특했다. 모든 이미지가 음악에 딱 붙어 있었다. (더듬더듬 코멘트, 모두 <형사>를 비웃곤 하지만 요즘 사극을 보면 <형사>의 영향이 느껴진다) <형사>는 아마 향후 20년 동안 영감을 준 영화로 언급될 거 같다. 김지운 감독은 이전 영화들이 좋다. 그는 너무 많은 자유가 주어지면 실패하는 경향이 있다. 그는 작은 이야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놈놈놈>은 재앙이었다. 스파게티 웨스턴과 만주 웨스턴 양쪽에서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나쁜 것 중 하나는, 사소하지만, 미술이 과도하게 깨끗했다. 그 미술은 더 더러워야 했다. (처음 듣는 의견이다. 흥미롭다) 비슷하게 이준익 감독의 <님은 먼 곳에>의 수애도 더운 베트남에서 항상 완벽한 메이크업을 유지하고 있어서 신기했다. 사실 오래된 영화들을 더 좋아한다. 요즘 영화보다 훌륭한 영화들이 많다. <서울의 지붕밑> <팔도 사나이>가 좋다.(한국 제목을 찾기 위해 그의 새로 산 '드로이드'가 동원됐다) <장국의 아들>과 <무협검풍>은 좋아하는 액션영화들이다. 한국의 수작 액션영화들을 보면 홍콩영화와 일본영화뿐 아니라 제임스 본드같은 서양 문화의 영향이 동시에 느껴져서 흥미롭다. 한국 액션영화만의 특징이 있다면 영웅 캐릭터다. 영웅은 스스로 노력해서 영웅이 됐다. 초라한 과거, 길거리 시절, 그리고 홀로 단련 시절을 거쳐 승자가 된다. 홍콩영화들은 선생과 제자의 관계가 있어 항상 훈련 신이 등장하지만 한국 액션영화는 그렇지 않다. 박중훈이 나오는 <바이오맨>에서 영웅은 터미네이터와 람보의 중간 캐릭터였다. 아마 프로듀서를 애니메이터가 하지 않았나? (나중에 확인하니 김청기) 박중훈은 아마도 그 영화를 싫어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바이오맨>을 우리 영화제 심야상영작으로 소개하고 싶다. 
아마도 사람들도 좋아할 것이다.
- <전우치>는 봤나?
봤는데 별로였다. 초청을 계속 고려해봤지만, 솔직히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지 않았다. 액션은 익사이팅하지 않고 지루했다. 처음 부분은 기대할 만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실망스러웠다. 
나는 그 영화가 한국의 전통적인 이야기라는 것에도 흥미있었고 정말 기대를 갖고 봤는데..미안하다..선택할 수가 없었다. 아, 지금 생각났는데 <메멘토 모리>도 좋아한다. 한국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던 거 같다. <김씨표류기>도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가 되었다. 미장센과 이야기는 굉장히 한국적이지만 현대의 인간과 도시, 문명. 현대 커뮤니케이션 등에 대한 훌륭한 코멘터리이다.(나중에 고란은 좋아하는 영화에 <작크를 채워라>와 <아가씨 참으세요>를 추가했다) 
- (지난 카탈로그를 들춰보다 딴 이야기) <새드 베케이션>은 좋은 영화였다
오다기리 죠와 아사노 타다노부를 데려오고 싶었지만 너무 바쁜 배우들이라 불가능했다.


인터뷰 후 다시 일로 돌아간 고란씨 THA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