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모험

absolute vodka brooklyn

marsgirrrl 2010. 6. 16. 15:07

90년대에 독창적인 시리즈 네이밍과 그에 걸맞는 위트있는 광고를 보여줬던 앱솔루트 보드카. 요즘은 셀러브리티와 공동 프로모션을 하는 쪽으로 프로모션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올초에 스파이크 존즈와 했던 i'm here도 이 프로모션의 일환이었다. 6월에 런칭하는 앱솔루트 보드카의 신제품은 스파이크 리가 콜라보한 앱솔루트 브룩클린. 사과와 생강 맛을 섞었다고 한다. 패션만 아티스트와 콜라보하냐, 술도 할 수 있냐는 건가.
<Do the right thing>을 비롯해 스파이크 리의 여러 영화가 그의 고향 브룩클린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저 일러스트에 나온 번지도 스파이크 리가 살았던 곳에서 가져왔다. 집 앞 계단은 stoop이라고 부르는데, 대개 뉴욕커들은 이 스툽에 앉아서 수다 떠는 걸 좋아한다. 특히 흑인들은 더더욱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앱솔루트 브룩클린이 상징적인 아이콘으로 활용하는 게 바로 이 스툽이다.(나도 지나가다가 스툽에 앉아서 대화하는 거 좀 동경 중. 한 번밖에 못 해 봄)
문제는 스파이크 리가 오랫동안 브룩클린을 떠나 있었다는 것. '웨스트 빌리지에 사는 분이 10년 전 브룩클린 맛을 기억이나 하겠냐'는 비아냥이 따라오고 있다. 게다가 이 술은 브룩클린의 흑인보다는 윌리엄스버그나 파크 슬로프 쪽 백인동네에 사는 백인 힙스터들을 노리는 것. '브룩클린'하면 힙스터 동네로 세계에 소문이 나고 있지만, 스파이크 리의 고향은 가난한 흑인 동네. 글쎄, 스파이크 리를 선택한 게 엇박자였을까. 수요일에 맛이 공개되는데 맛만 좋다면 별 말은 없을 듯 하나, 대체 브룩클린의 맛이란 무엇인지? (설마 '스파이크'만 골라서? 아, 썰렁해)



앱솔루트 보드카는 제이지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후원하기도 했다. 중간중간 앱솔루트 보드카 회장님(?)의 등장은 마음에 안 들지만 전체적으로 꽤 시적인 다큐멘터리. 존 메이어 찬조 출연. empire state of newyork을 같이 부르는 언니는 안타깝게도 알리시아 키스가 아니다. 어쨌든 이 곡은 지금 현재 뉴욕을 대표하는 새로운 찬송가로 등극. <sex & the city 2> 오프닝에 찬란하게 울러퍼졌다. 계속 흑인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를 하는 걸 보니 아프리칸 아메리칸이 주요 타깃층인 것 같기도. 헌데 제이지는 인종 막론하고 누구나 다 좋아함.



+ 애플도 셀러브리티 아티스트를 격하게 사랑하는 듯. 이번 아이폰 4G 광고는 샘 멘데스 감독이 연출했다. 그러나 결과물은 다소 평범하다. 이 때문인지 80년대 리들리 스콧 감독이 만들었던 애플 런칭 광고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나도 아이폰 쓰고 싶어. 증강 현실 경험해 보고 싶어. 엉엉엉.(근데 저 동영상 통화는 2000년대 후반 한국을 휩쓸었던 영상통화와 다른 것임?)



+ 리들리 스콧의 광고는 나름 조지 오웰의 <1984>를 패러디 했다. 애플이 있어서 1984가 현실이 되지 않았다는, 뭐,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