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new york 2008

something in new york - 윌리엄스버그 두번째

marsgirrrl 2010. 2. 6. 03:47

새벽에 졸린 눈 비비며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조증의 증상 중 하나가 잠을 못 자는 거라고 하는데.
아침에 안 일어날 예술가 동네라서 그래서인가. 오전 시간에 동네를 돌았더니 상점들이 문을 안 열었다. 윌리엄스버그의 주요 구성 상점은 빈티지 샵, 레코드(비닐) 샵, 레스토랑 & 카페, 갤러리, 장난감 샵 되겠다.(아마 어딘가에 클럽도 있겠지) 특히 장난감 파는 곳들이 하나 같이 문을 안 열어서 쇼윈도만 보며 기웃기웃.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베어브릭. 갖고 싶은 마음이 넘쳐 일단 사진으로만.

비틀즈 브릭. 레전드 밴드를 너무 우습게 표현했잖아, 이거.

간판과 포스터와 벽보는 아낌없이 찍어주는 대상들. 역시 좋아라 하는 사진.

벽 무늬가 예쁘다고 찍고 봤더니 장의사 건물이었다. 간판 글씨체도 마음에 든다.

구석구석 숨어 있는 빈티지 샵. 그렇게 싸진 않다.

윌리엄스버그의 명물 빈티지샵. 비콘스 클로짓.

나를 완전히 낚아버린 소닉유스 ' GOO' 앨범 패러디. 어서 들어가주마!

골라온 꽃스커트. 피팅 전 얌전하게.

차마 사지 못한 미키마우스 머리띠. 이미 손에 주렁주렁 들고 있다.


가는 곳마다 빈티지샵과 벼룩시장을 성지 모시듯 하는 성격(일단 싸잖아!). 창고형 빈티지샵 'Beacon's closet'에 들어서는 순간 바로 사냥꾼 모드로 변신. 전혀 사전지식이 없었는데 두둥하고 나타난 곳이라 더욱 감격.(동행자의 나를 기쁘게 해주기 위한 전략이었음) 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 또한 한국애들이 꼭 찍고 가는 관광지라는데, 힙스터 포지셔닝이야 어쨌건 거의 10불이 안 넘는 아이템 폭탄에 거의 정신이 마비되고 말았다. 게다가 20퍼센트 세일까지. 손님이 뭘 하든(저렇게 모자 쓰고 기념 촬영을 하든 말든) 신경 안쓰는 분위기도 만족. 꽤 오랜 시간 머무르면서 이것 저것 둘러보며 다양한 손님들을 목격. 관광코스로 왔는지 시큰둥하게 둘러보는 한국인 커플이 있었고 ,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빈티지 부츠 사러온 여자 손님들도 많았다. 판매자들은 커다란 비닐 백에 의류를 한 가득 들고와서 매니저와 쇼부를 친다. 방법은 두 가지. 비콘스 클로짓 적정가를 선불로 받아가는 것과 구매액의 몇 퍼센트를 지속적으로 받는 것이다. '아름다운 가게'처럼 무조건 기증하는 곳보다 서로서로 안 입는 거 싼가격에 교환할 수 있는 이런 빈티지샵이 좀 생겼으면 좋겠구나. 그나저나 나도 벼룩할 게 쌓여 있는데. 
한번 가보고 반한 고속버스터미널 빈티지샵은 언제 또 가나.(80년대 스타일 가디건을 사는 나에게 주인 아저씨는 계산하며 물어보기를. "도대체 사람들은 이런 옷을 왜 사죠? 할머니 옷 같잖아요." 아저씨, 지금 장사하시겠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