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new york 2008

something in new york - 윌리엄스버그 첫번째

marsgirrrl 2010. 2. 6. 03:12

월요일만해도 '스물일곱 정도로 보인다'는 말 듣고 희희낙락. 몇 년만에 들어보는 '남자 친구 있어요?'라는 물음이냐. 좋은 인터뷰에 들떠 있다가 금요일에 계피(브로콜리 너마저 보컬이었던) 쇼케이스를 가면 완벽한 일주일이 될 것 같았으나, 이런 세상에, 함께 가자 했더니 다들 금요일 밤에 각종 일과에 치여 죽을 것 같다며 '염장 지르지 마라'는 반응만 들었다. 정규직들은 야근. 비정규직들은 마감. 삼십대 중반에 친구들끼리 소소한 공연 하나 보러가는 게 이렇게 힘들어서야. 이거 구조적 문제입니까? 어쨌든 공연 포기하고 '외로워 외로워'라며 마트 가서 장을 보고 와서 무려 2년 전 뉴욕 사진이나 뒤적이는 현실.

오랜만에 홍대 바람 쐬니 좋아서 주말에 본격적으로 놀러 가볼까 했으나 역시 반응은 되돌이표. 비정규직 친구들은 이번주 내내 마감 중. <가십 걸>에서 블레어 언니가 개무시하는 지역인 '윌리엄스버그'는 예술가들 동네 되겠다. 단순 환원해서 '뉴욕의 홍대앞'으로 불린다. 홍대 한복판보다는 상수역 쪽 분위기. 이 곳에 내려오는 전설은, 원래 예술가 동네는 '소호'였으나 트렌디하게 노는 분들이 아트하게 놀아보겠다고 소호로 몰려들면서 땅값 급상승. 가난한 예술가들이 그 다음에 몰려온 곳이 윌리엄스버그. 그런데 아다시피 그 전설이 한국까지 도달해서 뉴욕의 성지로 거듭난 걸 보면, 이미 이 동네도 관광객 테러로 예술하기 힘든 동네가 되어가는 거겠지. 이 예술가와 땅값의 관계는 홍대앞에도 고스란히 적용되어, 상수역에서 근근히 월세 내던 사람들이 이제 합정과 문래 쪽으로 이주하고 있다. 썰은 그만 풀고 사진이나 보자.

아파트가 있었던 아스토리아 역에서 출발. 아스토리아 역근처에는 타일을 붙인 조형물들이 나름 눈요기.

필카를 들면 꼭 찍어보는 과일가게 풍경

윌리엄스버그에서 그 당시 뜨고 있던 브런치 카페 'egg'. 한국에선 절대 안 하는 브런치 놀이

뭘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홈페이지 뒤져보니 Country Ham Biscuit이었는 듯

미니멀한 인테리어. 느긋하게 대화하며 늦은 밥 먹는 뉴욕커들이겠지, 뭐.

[egg] 135 North 5th Street, Brooklyn New York 11211  www.pigandegg.com 개인 농장에서 가져오는 믿을 수 있는 음식들.

밖에 나오면 이 정도 예술(?)은 기본.

나는 왜 이런 문에 끌리는가

윌리엄스버그는 쓰레기도 예술인가

체 게바라와 마릴린 몬로를 섞은 티셔츠. 앤디 워홀도 울고 갈 듯한 팝아트 포스.

윌리엄스버그의 역전앞이라 할 수 있는 베드포드 역. 내 페티시 1순위는 간판. 좋아라하는 사진.

윌리엄스버그에서 이 정도 그래피티는 진부하기까지. 포인트는 쓰레기통.

레코드샵에 걸려 있는 허큘레스 앤 러브 어페어. 역시 앨범은 LP가 캐간지.

안내판이 기울어져 있는 것마저 조화로워 보이는 동네. 그림으로 따지면 굉장히 흥미로운 구도.

파란 하늘과 갈색 건물들. 뉴욕이로구나. 에헤라디야.


이 포스팅은 진정 투어 사진 일람이로구나.